1. 줄거리 。。。。。。。     

 

     잠재력은 있으나 늘 사고만 치는 알렉스 하퍼. 형에 의해 강제로 해군에 입대하게 되지만, 13개국의 해군의 합동 훈련인 림팩 훈련을 앞두고 일본군 장교와 싸움이 붙는다. 훈련이 끝나는 대로 불명예 전역이 확실시 된 알렉스. 제독의 딸인 사만다와의 결혼을 허락받아야 할 상황이었는데 이건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런 그를 도와준 것은 훈련 첫날 갑작스럽게 나타난 외계인들이었다. 물론 그들이 알렉스의 사정을 봐주러 온 건 아니었고, 미국이 하와이 기지에서 우주로 쏘아 보낸 신호를 받고 지구에 도착한 것. 하지만 착륙 중 통신선이 파괴되자 본국과 연락하기 위해 하와이의 통신기지를 점거하려던 찰라, 마침 그 곳에서 훈련을 하고 있었던 함선들과 맞닥뜨리게 된 것이었다. 늘 그렇듯 미군의 선제발포로 싸움은 시작되었고, 외계인들은 몇 배나 더 강한 반격으로 맞선다. 그 와중에 사고뭉치 알렉스도 정신을 차리게 된다는 개과천선의 이야기.

 

 

 

 

2. 감상평 。。。。。。。        

 

     영화를 보면서 흥미로운 점을 하나 깨달았는데, 등장인물들 중 누구도 외계인들과 한 번도 대화를 시도해보지 않았다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 물론 그들의 우주선이 도시에 불시착해서 건물들이 부서지고 사람들이 죽긴 했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건 우주선 착륙의 어려움으로 인한 사고이지 공격은 아니었다. 게다가 바다 한 가운데 나타난 우주선을 향해 먼저 공격한 것은 미군이었다. 영화 속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지만, 외계인들은 자신들을 위협하지 않거나 비무장 상태에 있는 상대는 공격하지 않는다. 그들은 철저히 무기들과 무장한 상대 만을 향했다. 더구나 그들이 하고자 했던 건 그들의 고향행성으로 신호를 보내려는 것뿐이지 않았는가. 쉽게 말해 그들이 누구인지 아무도 묻지 않고, 그저 다르게 생겼으니 공격해 죽이고 끝난 영화라는 것.

 

     얼핏 오늘날 미국이 다른 나라를 보는 시각을 단적으로 드러내주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세계를 자신들의 기준에 입각한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나누고, 적이라 생각되면 대화 따위는 필요 없이 그저 공격해 굴복시키려는 것이 미국의 대외정책의 근본이니까. 자신들을 영웅과 해방자로 선포하면서, 상대에 대한 온갖 악의적인 모함과 정보조작도 마다하지 않는 그들의 모습은, 영화 속에서는 외계인들의 입을 막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결국 영화를 보는 사람들도 외계인들이 나쁜놈들이라는 생각을 따라가게 되지만, 정말 그런가? 그들은 지구를 정복하러 왔던 걸까?

 

 

 

 

     외계인과의 싸움, 미국군, 퇴역군인들의 귀환, 풋내기 장교의 성장, 상관의 딸과의 연애, 마지막으로 바다를 무대로 한 해전까지, 때려 부수는 헐리우드 전쟁영화의 전형을 모두 갖추고 있는 스탠다드 한 영화다. 물론 엄청난 돈을 쏟아 부어 만든 컴퓨터 그래픽 영상은 박진감을 더해주고, 선악의 선명한 이분법에 적을 공격해 무너뜨리는 영웅의 이야기는 수천 년 동안 반복되어왔지만 여전히 흥미로운 소재다. 뭐, 보통은 되는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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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궁의 성능은 화살을 쏘아보면 안다.

마찬가지로 군주가 유능한지 여부는

그가 파견하는 사람들의 능력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이다.

 

- 프란체스코 귀치아르디니, 『신군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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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그저 넥타이가 올가미고,

 

거꾸로 이긴 해도 조심하지 않으면

 

목이 졸릴 거라는 것밖에.

 

- 얀 마텔, 『파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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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정치 (반양장) - 기독교와 정치에 관한 새로운 비전
짐 월리스 지음, 정성묵 옮김 / 청림출판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1. 요약 。。。。。。。         

 

     미국의 정치상황을 배경으로, 기독교와 정치의 올바른 관계란 어떤 것인지에 관한 고민이 담겨 있는 책이다. 흔히 말하는 공화당을 지지하는 ‘기독교 우파’들이, 사실은 얼마나 성경에서 멀리 떨어져 나와 있는지를 가감 없이 드러내면서, 특정한 정당이나 정파의 이익을 위해 시중드는 식이 아닌, 참다운 교회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통합적인 정치적 관점에 대해 논리적인 대안을 힘 있게 제안한다. 외교적 차원에서는 이라크 전쟁과 같은 침략전쟁에 대한 분명한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경제 차원에서는 가난한 이들에 대한 지원을 줄이면서 부자들만을 위한 감세정책의 가식을 벗겨낸다. 사회적 이슈 부분에서는 동성애와 낙태에 관한 찬반이 전부인 것처럼 몰아가는 현재의 논의의 틀을 극복하고 진정한 차원의 가족과 사회적 공동체망을 회복해야 함을 역설한다.

 

 

2. 감상평 。。。。。。。       

 

     얼마 전 있었던 총선에서 기독교의 이름을 걸고 나왔던 정당이 있었다. 철저하게 한 편에 치우친 이념적 잣대로 현실을 바라보면서도, 여기에 철저히 특정 이념에 기반한 정치적 주장과 집단이기주의에 기반한 공약을 내세우면서도, 기독교인이라면 자신들에게 투표해야 한다는 어이없는 주장을 폈었고, 당연히 선거 후 득표율이 기준에 미치지 못해 정당해산이 되었다. 사실 이제까지 대체적으로 기독교계는 어떤 정권이든 그냥 들어서기만 하면 친정부적 성향을 보여 왔었다. 뭐 전두환까지 축복하기도 했으니 말 다했다.

 

     이런 얼토당토않은 행동들은 마땅히 비판받아야 한다. 더구나 그들이 감히 하나님의 이름을 걸고 자신들의 행동을 설명하거나 정당화하려 했다는 점에서, 속인들만이 아니라 기독교인들로부터도 지적을 받을 필요도 있다. 그런데 이런 행동들의 더 큰 문제는 그런 이들로 말미암아 기독교가 정치의 영역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길이 점점 더 좁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국제적인 투기자금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금융질서를 혼란시키는 걸 막고자 스쿠크 법을 반대하는 움직임을 교회가 보였을 때에도, 정교분리 운운하며 교회를 비난하는 사람들마저 나타나는 상황까지 일어났다. (자신을 퍽이나 진보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특히나 이런 행태를 보여주곤 했는데, 우리나라는 어떤 사람의 종교와 상관없이 정치적 의사를 표명하고, 정책에 자신들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은 잠시 잊었었나보다.) 교회와 기독교인들의 세련되지 못한 방식과 제대로 된 전선(戰線) 형성의 실패가 낳은 안타까운 현실. 물론 기윤실과 같은 좀 다른 방식의 운동을 벌이고 있는 이들도 있지만, 적어도 현재까지 한국 교회의 정치적 움직임은 이런 식이었다.

 

 

     정치란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살아가는 곳이라면 어디든 있는 것이다. 당연히 결코 버릴 수도 없고, 정도와 모습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엄밀한 의미의 아나키즘은 존재한 적도, 존재할 수도 없다. 어디 그뿐인가, 정치는 특정한 사람들, 요컨대 선거에 의해 뽑힌 사람들만이 하는 게 아니다. 시장에는 시장의 정치가, 학교에는 학교의 정치가, 가정에는 가정의 정치가 있는 법이다. 그렇다면 교회가 왜 정치에 개입하느냐는 식의 질문만큼 어리석은 물음도 없다.

 

     분명 교회와 정치 사이에는 지혜로운 공존의 길이 있을 텐데도 좀처럼 좋은 길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인 짐 월리스는 교회가 어떻게 정치에 선한 영향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지에 대한 좋은 빛을 비춰준다. 소저너스라는 단체를 실제로 이끌며 다양한 분야에서 기독교인으로서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저자는 그리스도인들이 공익이라는 차원에서 폭넓은 지지를 받으면서 사회적 문제에 접근할 수 있음을 증명해주고 있다. 지금은 진보신당의 대표가 된 홍세화 씨(당시에는 한겨례 기획위원으로서) 같은 비신자가 이 책의 추천사를 쓸 수 있다는 것이 그 한 증거가 아닐까. 그렇다, 문제는 방법이었다.

 

 

     좋은 책이다. 저자가 가지고 있는 가치관도, 그리고 책에 소개되고 있는 그의 실제적인 활동들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교회는 정치에 매몰되지 않으면서 동시에 그 영역에도 선지자적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참된 신앙은 그분이 창조하신 모든 곳에서 그분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니까. 자신이 가진 기독교 신앙에 정직하게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한 번은 읽어봐야 할 책이다. 올해 읽은 책 가운데 가장 멋진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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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투에서 체급은 아주 세밀하게 구분된다.

 

예컨대 경량급의 경우 등급마다 1~1.5킬로그램 이내로 조정되어 있다.

 

이렇듯 몸무게가 2킬로그램 넘게 차이가 나는 사람들끼리 하는

 

권투 경기는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면서,

 

미국과 온두라스가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는 것은 인정하라는 것인가?

 

 

- 장하준, 『나쁜 사마리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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