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제일 좋아하는 작가를 한 명 뽑으라면 나는 단연 김연수를 뽑겠다. 그의 책을 아직 다 읽어보지는 못 했고 차근차근 한 권씩 읽어나가는 중인데 선물의 포장을 하나씩 뜯는 기분이라 설레고 책을 덮으면 아쉽기도 하다. 매번 유려한 문체와 미문으로 나를 즐겁게 하는 책들. 그 중에서도 청춘의 문장들은 의도치 않게 내 삶에 대화를 걸기도 해서 깜짝 선물같은 느낌이었다


네 마음 속으로 그 어떤 손님들이 찾아온다고 해도 너는 언제나 너일 뿐, 그 손님들 때문에 다른 사람이 되지는 않는다. 그러니 네 마음속으로 찾아오는 손님들을 기꺼이 맞이하기를. 그가 어떤 사람이든 화를 내거나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거나 부정적인 감정에 휩싸이지 말기를.

더 많이 기뻐하고 더 많이 슬퍼하고 더 많이 갈망하시길. 자신의 인생에 더 많은 꿈들을 요구하시길. 이뤄지든 안 이뤄지든 더 많은 꿈들을 요구했던 그 시절의 기억이 당신들을 살아가게 만든다는 걸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알게 될 테니.

시간이 아주 많이 남았으니까 대충 살아도 됩니다. 이것저것 다 해보기도 하고, 그냥 시간만 보내기도 하고요. 청춘이란 그런 것이니까요. 너무 잘 살아보려고 하지 마세요. 그런 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에게나 어울리는 거잖아요.

젊었을 때는 천 년을 살 수 있는 사람처럼 살았으면 해요. 하고 싶은 거 다 하고, 보고 싶은 거 다 보고요. 하지만 그런 낮을 보낸 날에도 밤은 어김없이 찾아올 것이고, 그 밤에 대개 우리는 혼자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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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작년에 한 번, 작년에 한 번, 올해에 한 번. 총 세 번의 도전 끝에 완독한 1984는 페이지를 넘길수록 빠져드는 소설이었다. 어려워서 포기했던 소설을 이해할 나이가 되었다는게 뿌듯했다. 오랜만에 감명깊은 책을 한 권 찾았다는 생각에 기쁘기도 했다.

그는 아무도 귀담아 듣지 않는 진실을 말하는 외로운 유령이었다. 어쨌거나 완곡하게 진실을 말하는 한, 그 발언은 계속될 수 있을 것이다. 후대의 인간들에게 남겨줄 유산은 말을 들려주는 것보다 건전한 정신을 유지하게 하는 것이리라.

그들은 의식을 가질 때까지 절대로 반란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며, 반란을 일으키게 될 때까지는 의식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그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노동 시간을 늘리거나 배급량을 줄이는 데 대해서 그들이 자연스럽게 호응하도록 당이 필요할 때마다 이용해 먹을 수 있는 원시적인 애국심뿐이다.

‘당신의 소년 시절은 어땠습니까? 지금보다 더 좋았습니까, 아니면 니빴습니까?‘

우리는 우리 자신이 지금 벌이고 있는 게임에서 승리할 수 없어. 하지만 같은 패배에도 더 나은 패배가 있는 법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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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전달하려는 바를 모르겠다. 좀머씨는 살기 위해 걸은 것인가 아니면 죽기 위해 걸은 것인가? 아니면 틀에 박힌 질문들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소설인가. 그림책같은 예쁜 삽화와 작가의 역량 덕분에 쉽게 읽은 책이었지만 속뜻은 매우 깊고 이해하기 힘들다. 아직은 내게 더 많은 독서와 경험이 필요하단 생각이 든다.


오래 전, 수년, 수십 년 전의 아주 오랜 옛날, 아직 나무 타기를 좋아한던 시절에 내 키는 겨우 1미터를 빠듯하게 넘겼고, 내 신발은 28호였으며, 나는 훨훨 날아다닐 수 있을 만큼 가벼웠다. 정말 거짓말이 아니었다. 나는 그 무렵 정말로 날 수 있었다.

그런 것들보다는 이 세상 전체가 불공정하고 포악스럽고 비열한 덩어리일 뿐 다른 아무것도 아니라는 분노에 찬 자각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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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보다 흥미롭지 않았던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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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태엽 오렌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12
앤소니 버제스 지음, 박시영 옮김 / 민음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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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태엽 오렌지는 책보다 영화로 먼저 알았다. 영화를 볼 때처럼 시선을 뗄 수 없었던 책.

"자, 이제 어떻게 될까?"

그 기사에 따르면 ‘위대한 음악‘과 ‘위대한 시‘가 현대 청소년을 진정시키고 더 ‘문명화‘ 시킬 거라는군. 개뿔이나 ‘문명화‘ 시켜라 그러지. 음악은 항상 나를 흥분시키고 마치 하날님이리도 된 듯이 느끼게 해서는 강도질이나 방화를 저지르거나, 인간들을 나의 전능한 힘 아래 벌벌 기게 만들 준비를 시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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