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인이라는 ‘자격‘만으로 결코 선을 추구하거나 미덕을 실천할 수 없다." 내가 속한 이야기와 타협할 때만이 내 삶의 서사를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 사회는 부자들에게 누진세를 적용해, 가난한 사람들의 보건, 교육, 행복에 투자 하는가? 만약 그 체계가 엄격한 평등만을 추구할 때 보다 가난한 사람들을 더 잘살게 한다면, 그러한 불평등은 하등원칙에 맞는다고 볼 수 있다.

공정한 능력 위주 사회하면 단지 형식적인 기회 균등에만 기대지 않고 다른 조치들을 취하려고 노력한다.

능력 위주라는 개념에 걸맞게 자유시장에서 소득과 부가 공정하게 분배되려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재능을 개발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모두 똑같은 출발선에 서서 경기를 할 때라야 승자도 포상을 받을 자격이 있다.

따라서 자발적 합의에 기초한 사회를 원한다면, 실제 합의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그 보다는 우리의 특정한 이해관계와 이점을 접어두고 무지의 장막 뒤에서 선택한다면 어떤 정의 원칙에 동의 하겠는가를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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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해함이 가져다 주는 중독성. 카프카의 소설은 자꾸 곱씹어보게 되고 결국 우울함을 음미할 수 밖에 없다.

그 어떤 자도 이곳을 통과하지는 못한다. 비록 고인의 전갈을 가지고 있다손 치더라도 말이다.-그런데도 그대는 그대의 창가에 앉아 저녁이 오면 그 전갈을 꿈꾼다.

그러나 내가 죽은 후까지도 그가 살아 있으리라는 상상이 나에게는 거의 고통스러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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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거기에 부분은 없다. 부분이 없으니까 이것하고 저것하고 저것을 바꿀 필요도 없다. 떼어내거나 덧붙이거나 할 필요도 없다. 어려운 일은 생각하지 않고, 전부의 속으로 몸을 담그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무엇이 옳고, 옳지 읺은가-물론 그것도 매우 중요한 문제지. 그러나 그런 개별적인 판단은 혹시 잘못되었더라도 나중에 정정할 수 있어. 잘못을 스스로 인정할 용기만 있다면, 대개의 경우 돌이킬 수 있지. 그러나 상상력이 결여된 속 좁은 것이나 관용할 줄 모르는 것은 기생충과 마찬가지거든. 중간 숙주를 바꾸고 형태를 바꾸어서 끝없이 이어져 가는 거야. 거기에는 구원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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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때 ˝삶의 한가운데˝를 읽었다. 이제는 줄거리 조차 희미하고 장면들은 언뜻 언뜻 스쳐지나가지만 아직도 잊히지 않는 문장이 있다. ˝우리는 사랑 받지 못하는 것보다 사랑할 수 없게 되는 걸 더 두려워 해야 해.˝ 그 이후로 나는 사랑 받는 사람보다 사랑하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했지만 모든 다짐들과 기억이 그렇듯 금방 퇴색되고 바쁘게 흐르는 생활에 쓸려가고 말았다. 내 삶을 새롭게 할 다짐이 존재했다는 것도 잊은 채 1년을 살다가 그 다짐은 책의 페이지를 넘길때 마다 사라락 소리를 내며 다시 부활한 것이다.

사랑은 어디서나 존재하고 또 누구든지 사랑한다. 이별한 연인들 사이에서도 심지어 혼란과 전쟁 속에서도. 또 사랑은 양면의 동전 같아서 우리를 고통으로 몰아 넣기도 하고 그 파멸 속에서 우리를 구원하기도 한다. 그러니 나는 사랑이 나를 구원할 때까지 그 사랑을 계속 붙잡고 싶다.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는 용기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기실 이제까지 인류 역사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싸우라는, 즉 사랑 안에서 패배하라는 명령이었네. 우리가 한국에 파견될 때 받았던 상교의 사명은 이곳에서도 계속되고 있는 것이네. 아니 어쩌면 이곳에서 가장 크게 요구되는 것인지 모르지. 우리는 기필코 패배해야 하네.

우리가 이 시련을 사랑이 아니라 악으로 참아내는 거라면 우린 아무것도 아닌 게 되는 거라네.

진정한 사랑은 마모되지 않는다는 것을. 진정한 고통도 진정한 슬픔도 진정한 기쁨도. 시간은 모든 거짓된 것들을 사라지게 하고 빛바래게 하고 그중 진정한 것만을 남게 한다는 것을. 거꾸로 시간이 지나 잊힌다면 그것은 아마도 진정에 가닿지 못한 모든 것이라는 것을.

나는 그때 세상에 태어나 한 사람만을 사랑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형벌인 줄 알게 되었다.

그녀를 통해 나는 지옥은 "무엇이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을 알았다. 모든 독재자들이 왜 마지막에 착란으로 가는지 얼핏 알 것도 같았다 아아, 선악과는 그래서 반드시 낙원에 있어야 했던 것이다. 만일 선악과가 없었다면, 신성한 금기가 없었다면 그건 이미 지옥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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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탈길의 연속이라도 낭떠러지에 서 있다 해도 지금까지 걸어온 길이 잘못된 길이 아니라는 장황하면서도 잔잔하게 마음을 울리는 위로.


가장 아름다운 것이란 사람들로 하여금 즐거움 뿐만 아니라 슬픔이나 두려움도 항상 함께 느끼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꽃들은 다른 꽃들에게 가고 싶은 마음에 자신의 항기와 씨앗을 보내지. 하지만 씨앗이 적당한 거리에 떨어지도록 꽃이 할 수 있은 말은 아무것도 없어. 그것은 바람이 하는 일이야.

네가 근심 걱정 모르는 방랑자가 되어 이곳저곳에서 어린아이 같은 행동과 어린아이의 웃음을 전달해 주어야만 했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겠니? 그래서 세상 곳곳의 사람들이 너를 사랑하기도 하고 조롱하기도 하고, 그러면서 너에게 고마워하기도 했다는 것을 모르겠니?

한탄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느냐? 모든 일이 선하고 바르게 이루어져 왔고 그 어떤 것도 다르게 되어서는 안 되었다는 것을 정말 모르겠니? 그래, 넌 신사가 되거나 기술자가 되어 아내와 아이를 갖고 저녁에는 주간지를 읽고 싶은거냐? 넌 금세 다시 도망쳐 나와 숲속의 여우들 곁에서 자고 새 덫을 놓거나 도마뱀을 길들이고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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