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교육과정을 디자인하다 교사 교육과정을 디자인하다
교육과정디자인연구소 지음 / 테크빌교육 / 2020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래전 미셸파이퍼가 교사로 나온 영화 '위험한 아이들'이 있었다. 당시엔 위압적으로 느껴지던 거친 아이들의 외모가 지금 보면 다소 촌스럽고 심지어 귀엽게까지 느껴지는 세월이 지난 영화다. 당시 어린 나의 눈에도 이상하게 교사인 미셸파이퍼는 자신의 교육과정을 들고 다니며 교장에게 홍보를 했다. 나 이런 교육 계획을 갖고 있는 사람이니 뽑아달라고. 

 이 상황은 과거이든 현재이든 한국에서는 매우 이상한 상황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사립이든 공립이든 어찌보면 교사의 주요 전문성 중 하나인 교육과정을 보고 교사를 선발하는 학교나 교육청은 없기 때문이다. 고작해야 시험이나 면접을 보는 수준인데 그도 그럴것이 한국에는 오래전부터 금지옥엽같은 국가교육과정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표준화 교육과정은 테일러부터 시작되는 표준화주의자들의 오랜 노력에서 비롯된 것이다. 

 물론 국가중심의 표준화 교육과정이 다 나쁜건 아니다. 시민들에게 필요한 어느정도의 공통의 필수 교양이나 지식을 쌓게하는데는 이만한게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양성과 역량이 요구되는 미래사회에 맞는 교육과정인지는 크게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는 개별 교사의 교육과정에 대해 다소 모순적인 면을 갖고 있는 편이다. 교육여건은 국가전체에서 안으로 들어가 각 광역단체가 각각 상이하고, 더 들어가면 기초자치단체들이 모두 상이하며, 더 들어가면 동, 읍, 면에 소속한 학교의 여건이 모두 상이하다. 한국의 교육자들은 이를 무려 30여년 부터 인식해 7차교육과정부터 각 지역이 자율성을 갖고 교육가정을 구성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 놓았다. 하지만 형식적 마련일 뿐이며 국가가 자율성이 파고들만한 여지를 별로 주지 않는 국가교육과정을 여전히 상세하게 만들고 있다. 이는 현행 2015개정교육과정까지 이어지는데 이로 인해 국가의 상세한 지침을 따르느라 상당수의 검정 교과서들은 출판사와 저자만 다양하지 내용이 다양하지 못한 한계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결국 미래 사회의 교육은 개별 교사가 주체가 되어 구성하는 교사 교육과정을 요구한다. 이것이 미래사회에 걸맞는 변화를 담아낼 수 있고, 지역과 학급, 학생에 가장 밀착해 그에 가장 걺자는 교육내용을 담아낼 수 있으며, 그로 인해 수업이 효과적이 되고, 교육자치를 이룰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런 개별 교사가 마련해야 할 교사교육과정을 짜는 방법과 그 당위성, 구체적인 방안을 수로한 책이다. 우선 교육과정 문해력이 중요한데 교육과정 문해력이란 교사가 국가가 세워놓은 교육과정 체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눈을 말한다. 그것의 조망이 가능해야 자신의 지역과 담당 학생에 맞는 교육과정 수립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2015 개정교육과정은 교육과정달성의 목표로 성취기준을 제시했는데 각 교과의 성취기준들의 내용과 기능을 잘 파악하고 이들을 지역과 학생의 상황에 맞게 잘 통합하고, 묶어내어 교과를 넘나드는 새로운 통합단원을 만들어내는 게 교사교육과정이기 때문이다. 

 국가교육과정에 얽메여 좀 잘가르치는 선생님과 좀 못가르치는 선생님 정도의 차이만 있는 교육에서 벗어나 각 교사가 자율성과 전문성, 그리고 다른 교사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한 공공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교육을 실현하는 교사교육과정이 실현될 날을 기대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