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문자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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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 못난 아들의 육아를 도우러 아버지가 서울서 오셨다. 워낙 회사다니던 시절부터 무협지와 추리소설, 환타지 등의 소설을 섭렵하신 분이라 심심치 않게 이 책을 추천해 드렸다. 나도 보지 않은체. 심지어 난 그 때까지 그 유명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단 한편도 보지 않고 있었다. 아버진 좀 보시더니 음 일본책은 별로, 거기에 여자가 쓴 건 문장이 취향에 안 맞는다. 하시는 거다. 히가시노가 여자였던가? 몰랐다. 아버지가 가신 후 책을 잡고 읽어보니 정말 여자였다.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로 명성이 자자하기에 그냥 남자라고 생각했다. 일본어는 잘 모르는데 히가시노란 성은 웬지 남자같은 느낌을 준 것 같았다. (여자라 생각했으나 댓글의 지적으로 찾아보니 히가시노 게이고는 남자였다. 역시나......)

 아버지와는 달리 난 책에 곧 빠져들었다. 후반부에 약간 지루해지긴 했지만 흡입력은 충분했다. 진구지 사부로 라는 일본 추리소설 게임을 플스로 몇 번 한적이 있는데 전개과정이나 느낌이 비슷했다. 일본추리소설이 전체적으로 이런 느낌을 갖는 것일까? 하여튼. 제목은 11문자 살인사건인데 왜 11문자 살인사건인지는 한참 후반부에나 나온다.

 주인공은 추리소설 작가로 여자다. 이혼의 아픔이 한번 있고 나이는 30대 초반인듯 한데 친구인 후유코를 통해 알게된 프리랜서 작가 가와즈 마사유키와 사귀게 된다. 두달 정도 서로의 집을 오가며 사랑을 나누던 둘. 어느날 데이트를 하며 가와즈가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사람이 있다는 말을 한다. 주인공이 불길함을 느끼고 불안해하자 아직 확신이 없던 가와즈는 대충 말을 덮는다. 그리고 며칠 후 살해된다.

 주인공은 그저 불운이라 여기며 가와즈의 장례식에 참여하고 프리랜서인 그의 짐을 가와즈의 동생으로부터 받기로 한다. 추리소설 작가로서 같은 프리랜서 작가인 가와즈가 다년간 취재한 자료는 분명 귀했기 때문이다. 이상한 일은 그 때부터 일어난다. 가와즈와 함께 일했던 니자토란 카메라 기자가 그의 짐중 일부를 원했고, 이상스레 그것을 사라진다. 그것도 주인공의 집에 누군가 들어와 훔쳐간 것이다. 거기에 니자토도 살해된다.

 주인공은 후유코의 도움을 받아 조사에 착수한다. 추리소설 작가의 감은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하고 있었고, 여기에는 야마모리 스포츠플라자가 관련했다. 야마모리 사장은 중심으로 니자토, 가와즈가 모두 1년여전 한 섬으로 여행을 떠났고, 거기서 배가 조난을 당해 한 명이 죽는 사건이 벌어졌던 것이다. 사건의 공통점은 이곳이었고 주인공과 후유코는 조사를 해가며 위협과 의혹을 느낀다.

 사건 결과 범인을 좀처럼 짐작하기 어려웠는데 그것은 범인이 매우 의외의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1987년 작으로 히가시노의 초기작이라는데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없을 만큼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히가시노의 다른 책도 읽어봐야 겠단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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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G.Chris 2019-01-16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가시노 게이고는 남자 작가입니다^^

닷슈 2019-01-17 00:17   좋아요 0 | URL
그러네요. 찾아보니 남성작가가 맞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