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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말했다 : 우리를 닮은 그녀의 이야기
김성원 지음, 김효정 사진 / 인디고(글담)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멀리서 들려오는 큰 길을 지나는 자동차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밤, 주변의 모든 것이 잠든 시간 나지막히 라디오의 음악을 들으며, 조용조용한 DJ가 읽어주는 사연을 들으며 잠 못 이루는 시간을 가져본다. 나와 똑같은 설레임을 가진 사람들도 있고, 나와 똑같은 사랑의 아픔을 가져본 이들도 있고, 나와 똑같이 밝아오면 새벽의 별빛을 보며 왠지 모른 뿌듯함을 함께 느껴본다.
라디오라는 것이 묘해서~시끌시끌한 낮시간에는 그저 음악만 귀에 들어온다. 하지만 온 세상의 모든 것이 잠든 시간에는 조용조용히 읖조리는 듯한 말소리마저 뚜렷하게 들려온다. 바로 이런 라디오의 맛깔스러운 멘트같은 책이 있다.
<그녀가 말했다>
저자 김성원 작가의 이력이 화려하다.
'이적의 별이 빛나는 밤에' '김창완의 내일로 가는 밤' '유희열의 음악도시' '윤도현의 두 시의 데이트' '김C의 음악살롱' '유희열의 올댓뮤직' '오늘 아침, 이문세입니다' 등등의 라디오 프로에서 작가로 활동했단다.
방송을 이끌어가는 DJ들도 그렇지만 그들이 읽어내려가던 사연의, 한구절 한구절 공감하는 글을 쓴 작가란다.
<그녀가 말했다>는 청춘들의 사랑과 우정과 그리고 시샘하듯 늘 따라붙는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나의 청춘을 떠올려 본다. 환한 햇살처럼 싱그러운 시간을 가진 그 때이기도 하지만, 때론 지독한 아픔에 눈물을 흘리기도 하던 때였다.
남들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풍경에서도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그때이고, 떠난 사랑으로 가슴아파하다가도 친구와의 술 한잔에 또 다른 풍족함을 느낄 수 있던 그때였다. 책 사이에 남겨진 예쁜 메모지의 몇 글자에서도 추억을 고스란히 떠올리는 그때이고, 멀어지는 친구를 잡고싶어 나의 욕심을 낮추게되는 그런 때였다.
<그녀가 말했다>는 소박한 이야기이다. 너무 소박하고 당연한 이야기라 어떤 글로 풀어낼까라며 지켜보는 독자의 날카로움은 책을 읽어가면서 그저 무던하게, 두루뭉술하게 남기는 그런 글이다.
청춘을 보내고 내 아이가 청춘이 되는 지금 <그녀가 말했다>를 읽으면서 잊혀졌던 오래전의 내 청춘을 다시 떠올려보는 시간을 갖게 된다.
결코 잊지 않으리라 생각했던 그 청춘을..
책 속의 사진 또한 하나의 이야기를 전한다. 글과 함께 어우러져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사진의 한 컷은 그 속에 많은 이야기를, 느낌을 담고 있다.
시각적 감각으로 글의 풍미를 더해주는 듯 하다.
청춘을 즐기는 이들에게 마치 옆에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해주는 그런 친구같은 느낌의 책이다.
독자의 폭이 조금은 한정될 수 밖에 없는 점이 아쉽다. 청춘을 보낸 인생의 선배 입장에서..참으로 해주고 싶은 말이 참 많은데..그런 것음 잠시 접어둔 책이다.
이래저래 따지지 말아야겠다.
감성, 뜨거움, 열정, 외로움을 즐기는 또다른 감정, 새벽빛, 창 밖의 빗소리,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커피 한잔...
<그녀는 말했다>는 청춘들에게 이런 느낌을 주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