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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공간들, 되살아나는 꿈들
윤대녕 지음 / 현대문학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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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모두들 어떤 공간속에 살고 있다. 그리고 그 공간들은 세분화된다.
하지만 살고 있는 공간 말고도 우리는 어떤 공간 안으로 들어가본적이 있을 것이다.
생각해보면 참 많은 공간들이 있다. 집에만 해도 방, 거실, 부엌, 욕실 등이 있을 것이다.
그밖에도 우리는 어딘가로 돌아다니면서 많은 장소들에 가봤을 것이다.
카페, 노래방, 술집들, 골목길, 목욕탕, 도서관, 영화관, 우체국 등등. 
작가 윤대녕은 그 장소의 어렴풋한 기억속의 한 이야기들을 이 책속에 담았다.
꽤 지난 어린시절의 공간이기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일이기도하고 그장소를 기억하면서 지난 시간들을 거슬려 내려가본다.


휴게소, 공항, 역, 터미널-우연과 필연이 마주치는 지점
사람들은 어떤 장소를 좋아할까? 나도 한번 생각해보았다. 나는 무엇보다 역시 집이 제일 편하고 좋은것 같다. 
그리고 좋아하는 장소는 책 읽기 좋은 조용한 카페, 분주하게 오가고 사람들의 활기찬 모습이 보이는 공항 등.
많은 좋아하는 장소들이 있다. 작가 윤대녕도 많은 장소 중 휴게소, 공항, 역, 터미널을 제일 좋아한다고 한다. 
어딘가로 경유하는 공간. 즉 이런 공간을 좋아하는 것이다.
어딘가로 가면서 차안에서 듣고 있었던 노래. 식사도 할겸 잠시 휴게소에 들른다.
그랬더니 내가 차안에서 듣고 있던 노래가 어딘가에서 흘러나온다. 그럴때 왠지 모르게 잊을 수 없는 묘한 기분.
흔하디 흔한 노래도 아니건만 가끔 그럴때가 있곤 하다. 
또 한번은 이런일도 있었단다. 휴게소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옛날에 사귀었던 여자를 만나게 된것이다.
그 여자랑 결혼할뻔한적도 있었다는데 지금 그 여자는 결혼을 해서 신랑과 함께 그 휴게소를 지나고 있었던 것이다.
가볍게 눈인사를 나누고 헤어진다. 반갑긴 하지만 그렇다고 다시 그렇게 만나기를 원하지는 않는 그런 만남.
유럽의 중앙역에서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 사람이 그리운날은 공항에 가서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을 구경하기도 한다.
그렇게 만남과 헤어짐. 그리고 어딘가로 경유하는 그 장소들이 그에게 다른 어떤 공간보다도 특별하고 기억에 남는 공간이라고 한다.


부엌-익숙한 슬픔과 낯선 희망이 한데 지져지고 볶아지는
작가 윤대녕은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곧잘 만든단다. 처음부터 잘했던건 아니지만 어린시절 부엌에 들어가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원래 남자가 부엌 출입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어린시절 조부모 밑에서 자라왔던 그는 외로움을 잘 탔다.
처음에는 부엌출입을 허락하지 않았던 할머니도 그가 앓고 난 뒤로는 외로워서 그런거라 생각하고 들어와서 불을 쬐게 해주었다. 
그렇게 부엌을 출입하고 나중에 부모님과 함께 살게 되면서도 어머니의 부엌에 들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누나와 여동생이 있는데도 그는 어머니 옆에 있어드렸다. 
옆에 있어드리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었던지 어머니는 그런 그를 데리고 시장에 가서 같이 장도 보고 다녔단다.
그러다 시간은 흘르고 그가 자취를 할때 어머니가 한번 자취방을 찾은 적이 있었다.
곰팡이가 피어나는 김치를 보고 어머니가 심하게 나무란뒤로는 그도 자취방에서 조금씩 밥을 해먹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요리를 하게 된 이후로는 제법 밥다운 밥도 해먹고 파스타, 생선요리들도 능숙하게 잘 하게 되었다고 한다.
부엌의 식탁 옆에서 글을 쓰는게 지금도 가장 마음이 편하다고 행복하다고 그는 말한다.


우체국-제비들이 날아오고 날아가는 곳
예전에는 나도 우체국을 종종 들렸던것 같다. 지금처럼 핸드폰이 없고 이메일이 없었던 시절에는 편지가 소식을 전하는 수단이었다.
그 시절 설이나 크리스마스에는 오래된 친구들이나 할아버지 할머니께도 연하장이나 카드를 많이 보낸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의 우체국은 편지보다는 택배나 등기를 보내는 수단으로 더 많이 이용하고 있는것 같다.
그도 그만큼 아주 오래 전에 우체국을 다녀오고 오랜만에 다시 그 곳을 찾앗다고 한다.
오랜시절 먼 곳에 사는 친구들에게 편지나 엽서를 보내기도 하고 때로는 펜팔을 하기도 했었다.
고향집에 있을때 베이지색 가죽 가방을 메고 지나다니는 우체부 아저씨가 그때는 어색하지 않았던 시절이었다.
집집마다 돌아다니면서 소식을 전하는 우체국 아저씨는 그때의 소식통이었다.
가끔 편지를 전해주는 집으로 들어가면 덥다고 시원한 식혜를 주기도 하고 잠시 쉬어가라고 말하는 어르신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잠시 쉬면서 집집마다의 소식을 듣게 되고 그 소식들은 우체부아저씨를 통해서 마을의 이웃 집집마다 전달이 되곤했다.
입으로 전해지는 소식들. 그때 그 소식들이 정겹게만 느껴지고 이제 추억이 되었기에 더욱 그시절이 그리운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그가 기억하는 공간들. 지금은 그 공간들이 사라지기도 하고 다르게 변하기도 했다.
바뀐 공간들을 통해서는 그 시절의 그 공간을 되새겨보기도 하고 사라진 공간을 통해서는 추억해보기도 한다.
나에게도 그런 공간이 있나 생각해보게 된다. 그만큼 오랜 세월을 사라온건 아니지만 나도 그만큼의 추억의 장소들이 있는것 같다.
그 장소들이 없어지기도 했고 조금씩 변해가기도 해서 예전의 모습을 찾을 수 없는 곳이 있기도 하다.
때로는 아쉽기도 하고 새롭게 바뀐모습에 더 신선함을 느끼기도 한다. 
앞으로도 그런 공간들은 많이 생기게 될 것같다.
때로는 잊고 지낸 공간들이 있을 것이고 새롭게 되살아나는 공간들도 있을 것이다.
어떨때보면 반갑기도 하고 어떨때는 아쉽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는건 어쩔 수 없는것 같다. 그래도 그 안에 우리는 많은 추억을 담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가끔은 그런 추억들을 되새겨보는 것도 좋은것 같다. 그 기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왠지 모르게 미소짓게 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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