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 방황]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방황
정유정 지음 / 은행나무 / 201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날 문득.. 그녀는 어디론가 가야만 했다. 글을 쓰기가 어려웠다.

소설'28'까지 쓰고 나서 청탁원고를 받았지만 한줄도 써내려갈 수 없었다.

자다가 갑자기 일어나 '안나푸르나에 갈꺼야'라고 남편에게 말했다.

한번도 해외 여행을 한적 없던 그녀가 휴양지도 아니고 관광지도 아닌 왠만한 산악인들도 힘들어 한다는 네팔의 그 안나푸르나에 가겠다고 외친것이다. 너무도 완고한 그녀를 말릴 수는 없었다. 하지만 혼자서는 걱정이 많았기에 누군가 함께 하길 바랬다.

그녀또한 누군가 함께 갈 사람이 필요했다. 언어의 장벽앞에서 자신이 없었기에 누군가 동행해주면 좋을 것 같았다.

남편은 휴가때 맞춰서 같이 가자고 했지만 그녀는 기다릴 수가 없었다.

그러다 후배 작가 혜나도 평소 안나푸르나에 가보고 싶다고 하기에 마음이 맞아 함께 떠나기로 했다.

서둘러 모든 트레킹 준비를 마친 후 그녀의 17일에 걸친 대장정의 안나푸르나 여행은 시작되었다.

 

 

카트만두 공항에 도착하여 그녀들과 함께 해줄 가이드 아칼을 만났다. 예약한 호텔로 가서 식사를 하기로 했다.

처음으로 비행한 여행으로 힘들었던 터라 맛있는 음식이 필요했다.

함께 간 혜나는 그 곳의 음식을 맛있게 잘도 먹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 곳의 음식을 한입 베어무는 순간 먹을 수가 없었다.

무언가 입안으로 강하게 들어오는 '마살라향'으로 인해 어떠한 음식도 삼킬 수 없게 되었던 것이다.

등반을 시작하기 전이라 아직은 괜찮지만 네팔의 음식들에는 '마살라'라는 향신료가 거의 들어가 있었다.

빈속에 맥주만 먹을 수 있었고 아침으로 나오는 계란후라이에 토스트, 커피정도만 먹을 수 있었다.

등반을 하기전 제대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없었지만 그 곳에 도착한 후 나흘간의 휴식과 관광을 취한 후 본격적인 트레킹은 시작되었다.

 

 

영어벙어리였던 그녀는 가이드 아칼이 하는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해 혜나의 설명으로 모든 준비를 했다.

아칼은 그녀들과 함께 트레킹을 할 가이드 검부를 소개시켜주었다. 그는 그녀들의 목숨을 지켜줄 대장이다.

무엇보다 그의 말을 잘 따르고 움직여야 무사히 그녀들의 목적지인 쏘롱라패스까지 종주를 마칠 수 있다.

17일의 종주 코스 일정을 들은 후 간단히 점심을 하고 쏘롱라패스로 가기 위한 모든 장비구입 등 

나푸르나를 가기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그렇게 다음날부터 그녀들의 종주는 시작되었다.

 

 

그녀들의 1일 일정부터는 긴장되는 이야기들로 나를 설레게 했다.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입을 모아 한번쯤 안나푸르나로 한번 가기를 원한다. 그리고 꿈을 꾼다.

평소 해외 여행이라고는 한번도 가보지 못한 그녀가 선택한 곳이 왜 하필 안나푸르나 였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그녀의 여행기를 읽다보니 어쩌면 조금은 이해가 가기도 했다.

새로운 곳에서의 새로운 도전이 필요했을지도 모르겠다.

많은 위험한 순간들도 있었다. 우선 '마실라향'으로 인해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매일같이 계란 후라이나 빵으로 끼니를 떄우거나 그것마저 없을때는 한국에서 가져온 달달한 믹스커피로 배를 채웠다.

힘든 등반이 시작된 후 그런 그녀가 힘들어 할까봐 검부는 식당의 주방에 직접 들어가 '마실라향'을 뺀 볶음밥을 직접 요리해주게 되었다.

물론 가능한 식당에서만 요리를 해주었지만 덕분에 그녀는 식사가 가능하게 되었고 신경써준 검부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했다.

함께 등반을 하게 된 재미있는 청년 아칼도 그녀들이 여행을 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종주가 시작된 후 많은 어려움과 불편함들이 그녀들을 찾아왔다.

처음 이야기했던 대로 처음에는 식사의 불편함이 있었고 다음으로 식사가 가능한 후 부터는 배변을 잘 하지 못해 힘들어했다.

누구나 여행을 가게되면 한번쯤 경험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우선 음식이 달라지기도 했거니와 낯선곳에 가면 장도 낯을 가리는지(?) 힘들어한다.

안으로 넣는건 쌓이는데 밖으로 내보내지 못해 숙소에 도착하면 서로 화장실에 가서 죽을상을 하고 나오기 일쑤이다.

겨우겨우 신호가 찾아왔을때는 화장실에 못가는 순간이라 그 타이밍을 놓치고 나면 또 다시 변비가 시작된다.

수많은 약중에 왜 변비약을 챙겨오지 못했는지 서로를 탓하기도 한다.

혜나와 그녀는 서로가 동지가 된듯한 안타까움에 매일매일 힘들어 하는 밤을 지새우기도 한다.

 

 

또한 뜨거운 햇볕으로 인해 얼굴은 가부키 화장처럼 선크림을 가득바르고 고글을 써 눈만 하얗게 되는 촌스러운 몰골로 인해

서로의 얼굴을 보며 웃기도 한다. 

불편한 숙박시설로 인해 제대로 씻지 못하기도 일쑤이고 고도가 높아질수록 점점 그녀들은 초췌해져간다.

고도가 높아지니 그만큼 기온은 내려간다. 그러니 머리라도 한번 감고나면 머리를 잘 말리지 못해 감기에 걸릴 수도 있다.

검부는 올라가면 올라갈 수록 정말 더럽게 등반을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검부는 등반을 하면서 그녀들의 템포에 발을 맞춰준다. 가이드 역활의 중요성을 또 깨닫는 순간이다.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몸에 이상이 오기 시작한다. 남편이 말한 그 '고산병'. 이 병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실려내려오기도 한단다.

그녀는 하루하루 증상이 늘어만 간다. 분명 남편이 말한 그 '고산병'의 증상 같았다.

그런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밤에는 불면증에 시달리게 된다. 몸은 너무 피곤해 죽을것만 같은데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기 일쑤다.

지친몸 아픈몸으로 그녀는 계속 걷는다. 지나가는 등반객들이 모두 그녀들처럼 안색이 좋아보이지 않아 동지를 만난듯 하다.

그래도 아직은 괜찮다라고 자신을 다독이며 그녀는 매일매일 일정대로 움직인다.

 

 

다행이도 고산증의 증상은 하나둘씩 사라져갔다. 미리 약을 먹어두어도 오히려 부작용이 더 컸다고 하지만

정말 위급한 순간에 먹어야 하는 약을 미리 챙겨와서 그 약으로 간신히 하나둘씩 안좋은 증상들이 사라지게 되었다.

씩씩하게 잘 걷던 혜나도 조금씩 힘들어 하기에 약을 권해주기도 하면서 둘은 그렇게 그 힘들다던 쏘롱라패스 정상을 밟을 수 있었다.

얼어죽을 것 같이 추운날들, 손발이 꽁꽁시려 동상에 걸리면 절단을 해야할지도 모르는 위급한 순간들도 찾아왔었다.

다행이도 검부는 그녀들의 컨디션을 잘 체크하며 함께 동행해 주었다. 

천천히 움직여야 할때, 쉬면서 움직여야 할때, 모든 것들을 잘 맞춰주어 무사히 그곳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이제 그 기점으로 다시 내려가야 한다. 

내려가는 길도 올라가는 길만큼 수월하진 않았지만 무사히 그녀들은 17일간의 일정은 마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 다시 휴식과 관광을 취하게 된 그녀들. 혜나는 이곳의 여기저기를 관광하며 산책도 잘 하고 다녔다.

하지만 그녀는 그러지를 못했다. 무언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 시간들이 싫었다.

다시 어디론가 등반을 하거나 아니면 집으로 빨리 돌아가거나를 선택해야 할것 같았다.

혜나는 그런 그녀에게 함께 어디라도 가자고 말했지만 그녀는 그런 혜나가 걱정할 것 같아 마음을 생각중이라고 말했다.

처음 그녀가 안나푸르나에 갈때까지만 해도 여행기를 쓸 생각은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혜나가 자신을 쳐다보기에 무엇이라고 깨작거려야 할 것 같아서 1day로 시작하여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렇게 무언가 해야할 목표가 생기고 나니 다시 생기를 찾을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왜 이곳에 왔는지 다시 나를 찾아갈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그렇게 모든 일정을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용기있는 그녀가 참 대단해보였다. 처음 가는 해외여행을 어떻게 안나푸르나로 정했을까?

나는 아무리 멋지고 보람되어도 그곳으로는 못 떠날것 같았다. 제대로 먹지 못하고 화장실도 못가고 씻지도 못하는데..

추위와 더위와도 싸워야 하고 정말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여정같아 보였다.

그녀의 이야기가 더욱 재미있던건 여행기의 순간순간의 찰나에 그녀가 생각하는 옛이야기가 있어서였던것 같다.

그 순간에 생각나는 가족들의 이야기, 책속의 어느 구절들..

그 이야기들이 그녀가 힘들때 지탱해주는 힘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무튼 그녀의 첫번째 여행에세이 '히말라야 환상방황'은 정말 재미있었다. 

비록 내가 도전해보지는 못하겠지만 그녀의 이야기로 안나푸르나의 그곳을 다녀온것처럼 실감넘치는 여행이 되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4-06-24 1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