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방 괜찮아지는 마음 - 상처받지 않는 마음을 만드는 심리의 기술 49
나이토 요시히토 지음, 김정환 옮김 / 꼼지락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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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한 마음을 유지하기 위한 49가지 지침
스트레스 받는 직장 생활, 즐겁게 하고 싶은 직장인을 위하여

 

 

금방 괜찮아지는 마음. 나이토 요시히토. 자음과모음(꼼지락)

 원제는 하나하나 신경 쓰지 않는 마음을 손에 넣는 책. 이런 느낌인 것 같다. 로마자로 일본어를 풀어 놓아, 정확한 의미는 모르겠다. 그럼에도 일본어 제목을 굳이 소개하는 건, 이쪽이 책 내용을 훨씬 직관적으로 설명하기에. 한국어 제목이 훨씬 멋들어지기는 하지만.
 자음과 모음에서 진행한 서평단 이벤트에 당첨되었습니다. 고로 평소와 어조 혹은 논조가 다를 수 있습니다.
 
 7월 13일에 읽은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대화법”의 저자가, 나이토 요시히토가 지은 “금방 괜찮아지는 마음”.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대화법”도 실전 지향적인 책이었지만, 이 책 “금방 괜찮아지는 마음”도 만만찮은 실전 지향적인 책이다.
 책 마지막에서, 맞는 방법과 맞지 않는 방법이 두루두루 있을 수 있지만, 설령 맞지 않는 방법일 것 같아도 한번 실험 정도는 해주세요. 여기 있는 방법을 매일매일 하나씩 실행해본다는 마음가짐이면 금방 괜찮아지지 않을까요. 이렇게 권할 정도.
 그렇다. 자기 계발서의 핵심은 실천에 있다. 실천이 없는 자기 계발서는 공허하다.

 스트레스 받을 일은 언제 어디서든 발생한다. 직장에서. 집에서. 어제(9.10.)는 직장에서 깨지고, 남편과는 싸우고. 생각해보니 대단했네. 정작 어제는 별생각 없었는데.
 이미 발생한 일. 어쩔 수 없는 일에 집중하느니 해결책부터 일단 고심했고. 그래도 안 되는 일은 마음 접어 버렸을 뿐.

 이왕이면 멋진 직장인이고 싶고, 사랑받는 며느리이고 싶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할뿐. 지금도 모르는 일투성이어서, 이것 어떻게 하나요, 저것 어떻게 하나요. 질문하는 게 일상이고. 어? 이 일은 왜 이렇게 된 거지? 놀라는 게 일상인데.
 그리고 살아온 인생 자체가 다른데 내가 무슨 재주로 시어머니와 시아버지 취향에 전부 맞추어주나. 아니 설령 맞추어준다고 한들, 그 과정에서 나는 뭐가 되나. 나는 정말 죽어도 하고 싶지 않은데, 상대방이 좋아한다는 이유로 해버리고. 그 뒤 상처받은 나는, 그 상처 어디서 풀까. 만만한 남편이 희생양으로 잡느니 차라리 며느리 노릇 적당히 하고 남은 힘으로 남편 챙겨 주고 말지.
 
 고로 이 책은 가볍게 책장 넘기며 읽었다. 이 책에서 하고 싶어 하는 말이, 평소 지론과 비슷해서 크게 생각할 만한 건 없었고. 너무 부담 갖지 말고. 너무 잘하려고 애쓰지 말고.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에 매달리지 말고. 아, 나도 금방 괜찮아지기 위해서 이런 방법 쓰고 있는데. 이러며 읽을 수 있어 편했다.
 
 그 외에 금방 괜찮아지기 위한 재미있는 조언이 두 가지 있다면. 하나.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 끝까지 고민해라. 정말 하나하나 파고들다 보면, 어떻게 해결책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무서워서 적당히 덮어두었던 그 일이, 사실 알고 보면 엄청 시시했던 적이 몇 번 있기에, 그 조언에는 공감했었다.
 둘. 현재 내 마음을 입으로 말해 볼 것. 종종 쓰는 방법인데, 여기서 봐서 반가웠다. 정 답답할 때는 일본어로 속마음을 말해본다. 그러면 어느 정도 기분이 나아진다. 한국어가 아닌 일본어인 건, 한국어로 말하면 부끄러워서.

그 외에도 금방 괜찮아지기 위해, 미리 머릿속으로 리허설을 해본다든지, 뭐가 되었든 일단 움직여본다든지, 다양한 조언이 있다. 조언 뷔페! 마음에 드는 조언들을 골라잡다 보면, 분명 당신도 금방 괜찮아지지 않을까.

직장. 가정. 어디서든 스트레스 도가니. 대체 나한테만 이래. 쿠오오오오. 하고 싶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렇게 마음 끓이면 결국 상처받는 건 나다.
 가끔은 적당히 눈 감아 버리고. 그래 내가 이렇게 살겠다는데 어떻게 할 거야. 이런 마음으로 대충 살고 싶다면 한번 읽어보기 바란다. 매우 얇은 책인데다 책 자체도 쉬우므로 금방 읽을 수 있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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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 머더 레이코 형사 시리즈 6
혼다 데쓰야 지음, 이로미 옮김 / 자음과모음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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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야쿠자가 만들어낸 블루 머더의 기묘한 살인극
멋진 형사 레이코의 새 모험담이 궁금한 당신을 위한 책

 

 

블루 머더. 혼다 데쓰야. 자음과모음.

자음과 모음 블로그에서 블루 머더 서평단 이벤트를 신청 받고 있었다. 조건. 기존 레이코 시리즈의 책을 읽었던지 기존 영상매체를 보았든지. 유감스럽게도 둘 다 해당 사항이 없다. 하지만 책은 읽고 싶고. 그래서 질러 보았다.
의외로 되었다.

결론은. 서평단 이벤트로 책 받았어요. 와아. 나 당첨률 좀 높은듯. 이하는 스포일러 있습니다. 어조와 논조도 평소와 다를 수 있습니다.

 다행히,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 형사나 유가와 교수 시리즈와 비슷한 느낌. 작품 속 주요 인물간의 인간 관계는 기존 작품을 알아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지만, 사건 자체는 기존 작품을 몰라도 이해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그래도 이왕이면 이전 작품을 읽고 오는 게, 책을 즐기는 데는 더 도움이 될지도.

블루 머더. 범죄자, 특히 야쿠자 위주로 살인해서, 그들이 함부로 활동하는 것을 막는, 범죄자의 천적. 독특한 흉기를 이용해, 뼈까지 가루로 만들어버리는 무시무시한 살인자. 그 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블루 머더라고 부르는 것을 꺼릴 정도. 해리포터의 볼드모트 마냥.
 처음에는 야쿠자 사이의 인의 없는 싸움이 아닌가 생각하던 경찰은 일련의 사건 끝에 블루 머더의 사건의 진실을 깨닫는다. 블루 머더는 체포되고, 인질극까지 벌이던 블루 머더의 방조자 역시 레이코 형사의 활약에 힘입어 체포된다.

 “고독한 늑대의 피”가 그린 시대는, 경찰과 야쿠자가 적당히 협조하며 야쿠자가 일정 선을 넘는 것을 막고 있었다, “블루 머더”가 그리는 시대는 지침이 바뀌었다. 이제 그들은 물과 기름과 같다, 하지만 “고독한 늑대의 피”의 시대의 잔재는 여전히 “블루 머더” 곳곳에 뿌려져 있다. 사실 블루 머더부터 그 시대의 잔재다.
 경찰은 야쿠자와 결탁해 제대로 수사해주지 않는다. 경찰의 끄나풀이 되어, 야쿠자 내에서 야쿠자를 무너뜨리는 것조차 실패해버렸다. 아니, 배신당했다. 이제 오래 사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런 상황에서 블루 머더는, 살인으로 야쿠자를 억압하는 것을 택한다. 아울러, 자신을 팔아넘긴 배신자를 찾는다. 그 과정은 어쩐지 씁쓸하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레이코다. 그렇다. 겨우 등장한 이 시리즈의 주인공, 레이코 형사다. 블루 머더의 동조자는, 레이코에게 소중한 옛부하, 그리고 레이코가 사랑했던 남자를 인질로 잡는다. 레이코는 단신으로 현장에 들어가, 범인을 설득하며, 사랑했던 남자에게 전하지 못했던 말을 전한다.
 너를 사랑하지 않아서 너를 피한 게 아니라. 어릴 때 당한 강간 때문에 남자가 무서워서 너를 피했다고. 아무리 강한 척해도, 그때의 상처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고.
 과거를 입 밖에 낼 수 있다. 더 이상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 레이코 형사라면 이제 괜찮을 거다. 사랑했던 남자는 이제 레이코 형사의 손을 떠났지만, 더 멋진 남자가 나오겠지. 멋진 여성에게 걸맞은, 아주 멋진 남성이.

 블루 머더의 살인과 그와 관련된 경찰의 활극으로 보면 좋을 책. 시리즈물이지만 크게 연결고리가 없으니 처음 읽더라도 주눅 들 필요는 없다. 기존의 팬이면, 과거의 상처에서 일어나는 레이코를 응원하는 재미로 봐도 좋을 터. 물론 이 소설의 핵심은 블루 머더 사건의 행방을 쫓는 경찰의 활약이지만, 뭐, 어떤가. 책은 해석하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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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처럼 소통하라 - 편지로 상대의 마음을 얻은 옛사람들의 소통 비결
정창권 지음 / 사우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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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위인들의 편지 소통 방법
익숙한 인물을 익숙하지 않게 보고 싶은 사람을 위한 책

 

 

정조처럼 소통하라. 정창권. 사우.

서평단 이벤트로 받은 책으로, 평소와 논조, 어조, 문투 등이 다를 수 있습니다.

불통의 시대. 조선시대 소통법을 보며 소통의 방법을 알아봅시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낸 책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매우 자세하게 풀어서 쓰고” “상대방을 최대한 배려하는 말투를 구사하고” “부모 자식 간에도 솔직하고” 등등 조선 시대의 소통법에 대해 설명을 해준다.
가령 이 책의 메인을 차지한 정조 같은 경우, 정적에게도 솔직한 기분을 듬뿍 담은 편지와, 배려를 담은 선물을 꾸준히 보내 마음을 차지하려고 노력했고. 정일당과 윤광연 부부의 경우 쪽지 편지를 통해 서로 학문을 높여가는 아름다운 부부애를 과시했고, 다산이나 퇴계의 경우 편지를 통해 먼 곳에서도 꾸준히 자식과 소통하며 가문을 관리했다.
와아.

그렇기는 하지만. 시대가 바뀌어 버렸다. 지금 시대에 대통령이 이모티콘 쓰면서, 비속어 섞어 가며 편지 쓴다고 해보자. 아니, 편지 정치했다는 게 들켰다고 해보자. 정조가 하면 소통이지만 대통령이 하면 불통도 그냥 불통이 없다.
다산이나 퇴계의 경우에도. 말끝마다 공부해라. 공부해라. 퇴계는 과거 공부 안 한다고 아들과 손자를 못살게 군다면, 다산은. 폐문(과거를 볼 수 없는 가문)이 되었다는 자괴감 때문인지, 학문으로라도 가문을 부흥시키기 위해 아들을 못살게 군다. 그냥 가만히 있다가 아버지와 아버지 형제들이 천주교 믿어 가문 망해버린 다산의 아들들로서는 어이가 많이 없지 않을까.

그런 관계로. 시대가 달라진 것도 있고, 저자와 나와 사고방식이 다른 점도 있다 보니, 소통보다는 역사적 인물의 다른 면모를 보는 즐거움으로 읽었다. 아들인 광해군에게는 그토록 악독했던 선조가 사실 딸 바보라는 점이라든지. 정신지체 아내를 두어 집안일에까지 능숙해진 퇴계라든지. 너무 능숙해져서 재산을 팍팍 불렸다는 이야기는 어째 좀 서글펐지만.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건, 정일당과 윤광연 부부 일화. 남편 뒷바라지하면서 본인도 열심히 성리학 공부를 한 아내. 남편이 기분 나쁘지 않을 정도로 이런저런 충고도 착실해 해주는 멋진 아내님.
남편인 윤광연은 아내가 죽고 “나의 스승이 죽었으니 앞으로 의심나는 것이 있어도 누가 그것을 풀어주겠는가” 이런 말까지 남기며 꺼이꺼이 운 것도 모자라 사후 아내의 글을 정리해 문집으로 냈다고 한다. 주변에서 팔불출이라고 무어라 하는 말은 상큼하게 무시하고. 그 아내에 그 남편, 그렇게 생각했다.

글에서 언급한 사람 외에도 익숙한 역사적 인물이 여럿 등장한다. 나의 누구는 이렇지 않아! 이렇게 한탄할지도 모르겠다. 다만 비폭력운동으로 유명한 간디는, 사실 맨몸의 여자를 침실에 들이는 악취미가 있었다고 하니. 절대 완벽한 사람은 없다. 이런 마음으로 읽으면 좋지 않을까.
조선시대 소통법이 궁금한 사람, 혹은 옛 인물의 낯선 면모가 궁금한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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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한 사람과 편하게 대화하는 질문법 - 상처주지 않고 원하는 것을 얻는 질문의 기술
이혜범 지음 / 원앤원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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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능숙하게 타인을 설득해야 하는 사람을 위한 책

 

 

어색한 사람과 편하게 대화하는 질문법. 이혜범. 원앤원북스.
 
* 컬쳐 300으로부터 제품을 무상으로 받아 주관적인 견해로 솔직하게 작성된 리뷰입니다.
고로. 평소와 어조 논조 문투 등이 다릅니다. 다를 수 있는 게 아니라 정말로 다릅니다. 일단 제목 형식부터 다르잖아.
 
원앤원북스 공식 블로그에서 보고 노리고 있던 책 중 하나다. 인간관계는 모든 일의 기본 중 기본이다. 찾아다니며 들이댈 필요까지는 없다고 하더라도, 나서서 미움 받는 건 피해야 한다. 그러려면 일단 말을 잘해야 하지 않을까.
마침 제목도 "어색한 사람과 편하게 대화하는 질문법"이다. 직장 내에 어색하지 않은 사람이 더 드물다 보니. 오오, 이것 날 위한 책이잖아. 생각해보니 우울한 이야기네. 고로 서평단 신청 쪽지가 날아왔기에 별 생각 없이 응했다.
 
질문은 꽤 고난이도의 기술이다. 책에서도 몇 번 이야기하듯이, 잘못 구사하면 취조 받는 기분이 들어 오히려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 있다. 그렇지 않더라도 질문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고. 제대로 질문하지 않으면 오히려 질문하지 않은 것만 못한 결과도 초래하는 터라.
"질문을 던지는 자격 자체가 경청하는 사람에게 주어진다." 160페이지에 나오는 말. 질문이 정말 쉽지 않다는 의미를 잘 전달하고 있기에, 메모해 두었다. 잘 듣는 것 자체도 매우 어렵다는 걸 감안한다면, 질문이 얼마나 고난이도의 기술인지 알 수 있지 않을까.
 
책에서는 여러 상황별로 질문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원앤원북스 공식 블로그에서도 지금 현재 미리보기를 올려주는 만큼, 관심이 있다면 그쪽을 보아도 좋을 것 같고.
여러 기술이 나오지만, 결국 중요한 건 네 가지로 압축 가능하다.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여 들을 것. 상대에 대해 잘 파악할 것. 상대를 배려하는 태도를 보여줄 것. 덧붙이자면 내 내공을 쌓아 둘 것. "말의 서랍"에 제대로 된 표현을 하기 위해서는 미리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아무리 잘 귀기울여 듣고 상대에 대해 잘 파악하고 배려하는 태도가 있더라도, 그 상황에 준비된 말이 없으면 무용지물.
 
그 네 가지가 바탕이 된 상황에서, 질문 형식의 칭찬을 통해 상대방의 호감을 얻어낸다든지. 상대의 경계를 풀어 원하는 정보를 얻어낸다든지. 낯선 사람과도 소소한 질문을 통해 친하게 지낼 수 있다든지. yes를 이끌어내는 질문으로 상대를 설득한다든지 이런 고급 기술이 가능하게 되는 거다.
 
그렇다. 결론은 노력이다. 책 읽으면 무슨 획기적인 방법이 짠하고 나타날 것 같지? 저자 나름대로의 특유의 기술 소개가 아주 없지는 않지만 그래본들. 결국은 세상에 지름길은 없다. 이 마음가짐으로 노력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해결책이 없다.
 
그보다. 남편은 반말하고 아내는 존댓말하는 것. 바꿀 때 되지 않았나. 덧붙여서 여자는 감성적, 남자는 이성적. 이 소리도 좀 집어치우면 좋겠다. 한참 토라져 있다가, 대체 왜 그러는지 수십 번을 물어본 다음에야, "그렇지만 왜 화난 줄 모르겠는걸" 입을 삐죽이는 남자. 어디가 이성적이야. 어디가.
하아. 갑자기 아침부터 스트레스가. 당이 떨어지는 소리가 들린다. 아침 먹어야지. 저자도 요즘은 반대의 경우가 있다고 적어두기는 했는데. 그렇게 생각하면 그냥 말을 말아 달라고. 이런 건 출판사에서 미리미리 잘라 주면 좋겠다.
 
상황별로 딱딱 정리되어 있고. 제대로 된 질문과 제대로 되지 않은 질문을 대비해 제대로 된 질문의 중요성을 잘 설명해주고, 마지막에 point 형식으로 한 번 더 짚어주므로 질문법 공부하기에는 유용한 책.
어떻게 하면 내가 원하는 걸 잘 얻어낼 수 있을까. 이런 쪽에 흥미가 많은 사람이라면 분명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듯. 단 열심히 실천한다는 가정 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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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와 선비 - 오늘의 동양과 서양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백승종 지음 / 사우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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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 없는 사회. 다시 돌아보는 선비도
물질만능주의. 성숙한 정신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을 위한 책.

 

신사와 선비. 백승종. 사우.
 
서평 이벤트에 당첨된 책이므로, 평소와 논조 문투 등이 다를 수 있습니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써야 하는데, 조선 후기에 대한 악담만 잔뜩 늘어놓고 있어서 결국 썼던 글을 지워버리고 다시 쓰고 있다. 내가 왜 역사 싫어하는지 알 거 같다. 자랑스러워해야 할 역사보다 수치스러워해야 할 역사가 더 많으니. 가끔은 자기 학대 공부 같다.
분명 과거를 돌이켜보는 건 중요하지만, 우리 역사를 돌아보다 보면, 차라리 역사 안 배우는 게 낫지 않을까 이 생각마저 든다. 조선시대 붕쟁 열심히 배우면 뭐해. 지금도 정치인들은 이념에 사로잡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발목 잡기만 하는데. 야당일 때는 반대하던 걸 여당 되어서는 찬성하고, 여당일 때 밀어붙이던 걸 야당 되면 발목잡고. 이쯤 되면 무엇을 위한 역사인지도 잘 모르겠다.
 
여러 책에서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것 중 하나. 현재 우리에게는 이념이 없다. 일제시대와 한국 전쟁을 거치면서, 사상적 기반이라고 할 만한 것이 싸그리 날아가 버렸다. 남존여비, 신분차별, 이런 폐습은 날아가서 다행이기는 한데, 사상적 기반이 송두리째 날아가다 보니, 천민 자본주의가 득세하는 게 문제다.
외견은 팽창하였는데, 내면은 그를 못 따라가야 한다고 해야 할까.
 
서양은, 우리와 달리 시간이 많았다. 자본주의가 발달하는 동안, 철학자들이 그에 대해 깊이 사색할 수 있었고, 사람들도 천천히 바뀌는 시대 상황 속에서 느긋하게 고민할 수 있었다. 어느 정도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럴 시간이 없었다. 사회는 휙휙 바뀌었고, 한 세대 전의 생활 양식은 존재해서는 안 되는 과거 유물이 되어 버렸다.

서양의 이념을 무작정 받아들이는 건 안 된다. 우리는 그들과 문화적 뿌리를 공유하지 않는다. 그런 상태에서 서양의 이념을 받아온들, 우리의 것으로 만들 수 없다. 서양의 좋은 정책이 우리나라에서 실패하는 건, 정신적 토양이 다르기 때문인 것처럼.
그러니 저자는 조선시대 선비 정신을 들고 온 것이다. 조선시대라고 하면 덮어놓고 싫어할 사람들에게, 우선 서양의 신사도에 대해 저자 나름의 시각에서 차근차근 설명한 뒤, 신사도와 선비 정신이 어떤 점에서 같고 어떤 점에서 다른지 보여주면서, 선비 정신에도 이런저런 장점이 있으니, 본받아 보는 건 어떻겠냐며 넌지시 권하는 것.
 
각 장을 시작하면서 각 장의 내용을 짤막하게 요약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책의 주장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저자의 주장은 뚜렷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장을 위해 선비 정신의 문제점을 외면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문제점을 자진해서 알려주는 태도를 통해, 설득력을 좀 더 높인다. 자신의 주장을 위해 문제점을 감추거나 왜곡해 버리는 경우도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자신의 주장의 신뢰도를 높이는 바람직한 저술 방침이라고 해야 할듯.
 
지배자로서 실질적인 행동 지침이 필요했던 신사들과 달리, 지배층이라고 해도 정치에 직접 참여하는 건 힘들었던 선비들의 형이상학적 이념. 일본에 꿋꿋하게 대항하는 모습이라든지, 자신의 정의를 위해서는 목숨까지 내던졌든 그들의 태도는 분명 멋지지만. 글쎄.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 전혀 타협하지 않는 그 태도가, 현대 사회에서는 오히려 문제가 아닐까.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 필요한 건 타인의 주장을 경청하고 필요하다면 내 주장을 수정하는 자세일 텐데.
 
철학이 없는 사회. 어떤 식으로 철학을 주입할지 고민하는 책이다. 서양과 동양이 어찌하여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는지, 고민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저자의 방대한 지식을 토대로, 조선시대 선비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좋은 책은 여러 가지로 생각할 여지를 준다. 그 점에서는 분명 좋은 책이다. 관심이 있다면, 읽어보아도 좋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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