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머더 레이코 형사 시리즈 6
혼다 데쓰야 지음, 이로미 옮김 / 자음과모음 / 2018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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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과 야쿠자가 만들어낸 블루 머더의 기묘한 살인극
멋진 형사 레이코의 새 모험담이 궁금한 당신을 위한 책

 

 

블루 머더. 혼다 데쓰야. 자음과모음.

자음과 모음 블로그에서 블루 머더 서평단 이벤트를 신청 받고 있었다. 조건. 기존 레이코 시리즈의 책을 읽었던지 기존 영상매체를 보았든지. 유감스럽게도 둘 다 해당 사항이 없다. 하지만 책은 읽고 싶고. 그래서 질러 보았다.
의외로 되었다.

결론은. 서평단 이벤트로 책 받았어요. 와아. 나 당첨률 좀 높은듯. 이하는 스포일러 있습니다. 어조와 논조도 평소와 다를 수 있습니다.

 다행히, 히가시노 게이고의 가가 형사나 유가와 교수 시리즈와 비슷한 느낌. 작품 속 주요 인물간의 인간 관계는 기존 작품을 알아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지만, 사건 자체는 기존 작품을 몰라도 이해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 그래도 이왕이면 이전 작품을 읽고 오는 게, 책을 즐기는 데는 더 도움이 될지도.

블루 머더. 범죄자, 특히 야쿠자 위주로 살인해서, 그들이 함부로 활동하는 것을 막는, 범죄자의 천적. 독특한 흉기를 이용해, 뼈까지 가루로 만들어버리는 무시무시한 살인자. 그 동네에 사는 사람들은, 블루 머더라고 부르는 것을 꺼릴 정도. 해리포터의 볼드모트 마냥.
 처음에는 야쿠자 사이의 인의 없는 싸움이 아닌가 생각하던 경찰은 일련의 사건 끝에 블루 머더의 사건의 진실을 깨닫는다. 블루 머더는 체포되고, 인질극까지 벌이던 블루 머더의 방조자 역시 레이코 형사의 활약에 힘입어 체포된다.

 “고독한 늑대의 피”가 그린 시대는, 경찰과 야쿠자가 적당히 협조하며 야쿠자가 일정 선을 넘는 것을 막고 있었다, “블루 머더”가 그리는 시대는 지침이 바뀌었다. 이제 그들은 물과 기름과 같다, 하지만 “고독한 늑대의 피”의 시대의 잔재는 여전히 “블루 머더” 곳곳에 뿌려져 있다. 사실 블루 머더부터 그 시대의 잔재다.
 경찰은 야쿠자와 결탁해 제대로 수사해주지 않는다. 경찰의 끄나풀이 되어, 야쿠자 내에서 야쿠자를 무너뜨리는 것조차 실패해버렸다. 아니, 배신당했다. 이제 오래 사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런 상황에서 블루 머더는, 살인으로 야쿠자를 억압하는 것을 택한다. 아울러, 자신을 팔아넘긴 배신자를 찾는다. 그 과정은 어쩐지 씁쓸하다.

 하지만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레이코다. 그렇다. 겨우 등장한 이 시리즈의 주인공, 레이코 형사다. 블루 머더의 동조자는, 레이코에게 소중한 옛부하, 그리고 레이코가 사랑했던 남자를 인질로 잡는다. 레이코는 단신으로 현장에 들어가, 범인을 설득하며, 사랑했던 남자에게 전하지 못했던 말을 전한다.
 너를 사랑하지 않아서 너를 피한 게 아니라. 어릴 때 당한 강간 때문에 남자가 무서워서 너를 피했다고. 아무리 강한 척해도, 그때의 상처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고.
 과거를 입 밖에 낼 수 있다. 더 이상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다. 레이코 형사라면 이제 괜찮을 거다. 사랑했던 남자는 이제 레이코 형사의 손을 떠났지만, 더 멋진 남자가 나오겠지. 멋진 여성에게 걸맞은, 아주 멋진 남성이.

 블루 머더의 살인과 그와 관련된 경찰의 활극으로 보면 좋을 책. 시리즈물이지만 크게 연결고리가 없으니 처음 읽더라도 주눅 들 필요는 없다. 기존의 팬이면, 과거의 상처에서 일어나는 레이코를 응원하는 재미로 봐도 좋을 터. 물론 이 소설의 핵심은 블루 머더 사건의 행방을 쫓는 경찰의 활약이지만, 뭐, 어떤가. 책은 해석하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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