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복수
안드레아스 그루버 지음, 송경은 옮김 / 단숨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1. 세상 일을 내마음대로 뭘 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우습기도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아니 나는 뭔가 내가 생각하고 내가 원하는대로 세상 일이 되지 않으면 무척이나 화가 나고 불만스럽기 그지 없습니다.. 특히 가족과의 관계에 있어서 그렇지요, 부부는 말할 것도 없고 아이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서로의 입장을 고려하고 상호 배려를 해야됨에도 불구하고 늘 잔소리를 하거나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뭔가 일이 진행되지 않으면 돌아서서 스스로 불평을 하거나 짜증을 내기 일쑤입니다.. 아이가 많다보니 더욱 그런 감정 조절이 어려워지는 상황을 자주 맞닥뜨립니다.. 힘들더라구요, 그렇다고 제 감정에 대해 스스로 컨트롤이 된다면 얼매나 좋겠습니까만 늘 저질러놓고 후회하는 경우가 허다하죠, 그렇게 되다보니 어느 시점엔가 가족들은 서로간의 마음을 터놓은 이야기를 조금씩 줄이게 되고 그렇게 서로 면역이 되어버린 관계의 무덤덤함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조금씩 서로를 등한 시하고 자신의 모습에 치중하게 되죠, 특히 아이들의 경우에는 그런 상황이 지속되어 아이가 자신속으로 숨어버리거나 가족의 틀에서 벗어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습니다.. 많죠, 사춘기라고 하지만 늘 이런 중2병의 배경에도 이러한 가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작용하고 있을겁니다.. 서로간의 관계적 융합과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가족이라면 심각한 중2병에 대한 고민을 그닥 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뭐 전 아직 큰 딸이 중2가 되려면 몇달 더 기다려야됩니다.. 괜찮겠죠,


    2. 또 18번을 읊어보면 부모의 역할은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책임중 하나라는 생각을 늘 합니다.. 세상 살아가는데 무엇 하나 중요하지 않은 책임이 있겠습니까만 부모가 자신의 아이들에게 행하는 책임과 사랑의 무한함은 굳이 또다시 끄집어낼 필요가 없을 정도로 내리사랑은 일반적인 우리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인생의 목표이기도 한 것이지요, 세상의 대부분의 부모가 그러할 것입니다.. 자식의 아픔과 문제에 대헤서 어떻게해서든 도와주고 이끌어주고 위로해주고 싶을겝니다.. 하지만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세상 일이라는게 내마음대로만 될 수 있다면야 뭔 문제가 되겠습니까, 늘 상반되는 이해관계와 개인적 감정의 불균형이 서로를 오해하고 불신하고 외면하고 관계를 멀어지게 하는 것이죠, 그리고 언젠가는 그런 관계적 아픔에 대해서 후회와 용서와 포용을 뒤늦게 깨닫게 되는 것 같습니다.. 안타깝지만 그게 우리네 인생의 한 단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보니 극단적인 문제의 사회적 범죄에 노출되어버리는 경우도 생기게 되죠, 이번에 읽은 작품은 상당히 자극적이고 비이성적이지만 대단히 극단적인 범죄의 성향으로 연쇄살인을 벌이는 살인자를 찾는 발터 풀러스키라는 형사가 나오는 시리즈의 2탄인 "가을의 복수"입니다.. 안드레아스 그루버는 국내에서는 지독히고 예민하고 밉쌍스러운 경찰 마르텐 스나이더와 자비네라는 콤비가 나오는 시리즈인 "새카만 머리의 금발 소년"이라는 작품으로 처음 소개가 된 작가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 작품 시리즈를 제법 재미지게 읽은 기억이 있어 이 작품도 기대가 되더군요,


    3. 프롤로그에서는 성매매를 목적으로 한 한 여성이 매력적인 50대의 남성의 집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그녀가 도달한 집은 얼마전 또다른 남자와 함께 방문했던 곳이기도 하지요, 그녀는 왜 이 집에서 두명의 남자를 만나게 되는가 고민하게 됩니다.. 그녀가 익히 알던 집으로 들어온 카를라라는 여인은 요하네스라는 남자를 보면서 얼마전 자신을 데리고 왔던 한스와의 관계를 떠올립니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 그녀는 잠시 요하네스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집안 내부를 살피다가 한스와 요하네스가 함께 있는 사진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요하네스에게 도대체 한스와 무슨 관계인 지를 묻고 그곳을 떠나려고 하지만 요하네스는 그녀를 폭행하고 온몸을 마비시킵니다.. 그리고 그녀의 팔다리의 뼈를 부셔버리죠, 그리고 현재로 시간은 넘어옵니다.. 라이프치히 경찰 발터 풀라스키는 천식으로 인해 범죄수사가 아닌 현장의 초동수사를 담당하는 비교적 수월한 업무를 맡는 현장출동팀으로 배정받아 하나뿐인 딸아이와 살고 있습니다. 그런 그에게 현장으로 출동하라는 명령이 떨어지죠, 풀라스키는 강가에서 발견된 어린 여성의 시신을 발견하고 죽기 온몸의 관절이 부셔지고 몸 곳곳에 출혈의 흔적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여성의 출신과 그녀의 엄마인 미카엘라에게 연락을 취하고 가족 확인을 합니다.. 나탈리라는 이름의 살해된 여성을 본 미카엘라는 자신의 딸임을 확인하고 여러가지를 묻고는 다시금 경찰을 찾아오겠다고 하고는 베를린으로 향합니다.. 그녀는 체코출신으로 힘겹게 청소일을 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중이죠, 나탈리는 1년 전 계부인 티모에게 구타를 당한 후 가출을 하고 이렇게 처참한 죽음을 맞이한 것입니다.. 나탈리는 베를린으로 돌아와서 자신의 일터로 향하지만 그곳에서 고급 경찰인 주인에게 성희롱을 당한 후 주인의 부인에게 쫓겨나게 됩니다.. 집으로 돌아온 미카엘라는 티모라는 현재의 남편에게 또다시 구타를 당하고 그에게 수면제를 먹인 후 그가 숨겨놓은 돈과 총을 가지고 떠나게 됩니다.. 미카엘라는 나탈리를 살해한 범인을 잡을 목적이었죠, 지금 현재 그녀가 감당할 수 있는 단 하나의 책임이자 삶의 의미인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탈리와 함께 가출했던 2살 어린 다나가 나탈리가 죽은 후에 현재 실종상태였기 때문에 나탈리의 죽음을 밝히면 다나를 찾을 수 있으리라 믿는 것이죠, 그렇게 미카엘라는 풀라스키의 집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이 둘은,


    4. 줄거리를 조금 길게 적었습니다.. 그렇다고 해봐야 초반 몇장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줄거리의 시작점과 함께 이 작품은 풀라스키라는 이 소설의 주인공과 함께 미카엘라의 진실찾기로 이어집니다.. 일종의 파트너쉽을 이용한 스릴러소설입니다만 미카엘라라는 인물의 활약이나 행동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사실 전반적인 흐름의 시선은 풀라스키라는 시리즈의 주인공의 몫이죠, 그렇다보니 미카엘라라는 인물이 벌이는 상황과 행동에 대해 우린 풀라스키에 공감한 체 눈을 돌리게 되는게 대단히 짜증스럽습니다.. 미카엘라는 자신의 입장과 자신의 책임과 자신의 목적만 중요한 아주 이기적인 사람처럼 보입니다.. 허나 이 이기심은 자신의 아이를 찾고 딸아이의 죽음에 복수하기 위한 이 세상 어머니의 가장 단순한 욕망이자 감정이기도 하죠, 풀라스키는 그런 미카엘라에게서 과거 사별한 부인의 모습이 보여 그녀에게 자꾸만 이끌리게 됩니다.. 그리고 주체가 되어야할 그가 오히려 미카엘라에게 이끌여 사건의 단서를 하나씩 찾아나서는 상당히 재미진 작품입니다.. 그렇지만 절대 가볍다거나 사건의 형태를 흐트리는 뭐 그런 어색한 상황을 만들지는 않습니다.. 꾸준히 처음부터 이어지는 감정선을 잘 이어나가는 모양새를 유지합니다..


    5. 소설은 몇갈래의 구성으로 이어집니다.. 중간중간 나탈리가 살해되는 날의 범인의 행각과 범인의 심리와 의도를 조금씩 내비치죠, 풀라스키와 미카엘라가 단서를 하나 찾을 때마다 그런 범인의 살해 시점을 중간에 배치하여 독자들에게 살해목적에 대한 상당한 궁금증을 끌어냅니다.. 그리고 프롤로그에 등장했던 사건에 대한 또다른 진행방향을 드러내죠, 에블린은 과거 풀라스키와 사건을 해결한 모냥입니다.. 아마도 "여름의 복수"라는 전작에서 만났겠지만 이 작품에서는 일단은 서로 전혀 무관한 상황에서 빈이라는 라이프치히와 떨어진 공간에서 발생한 동일한 사건의 용의자인 콘스탄틴이라는 성형외과 의사의 변론을 맡으면서 두개의 이야기는 하나의 결말을 향해 달려가죠, 전작에서도 전 그루버의 스릴러의 구성적 감각이 매우 뛰어나다고 느꼈는데 이 작품도 비슷합니다.. 읽는 즐거움이 상당합니다.. 꼼꼼하고 상당히 치밀하게 이야기를 진행시키고 있죠, 그리고 에블린이라는 여성과 미카엘라라는 여성의 두갈래 캐릭터의 입체적 느낌이 상당히 좋습니다.. 풀라스키는 거들 뿐, 소설은 하나씩 단서를 찾아가는 형태로 진행되지만 에블린에게 벌어지는 상황은 조금 더 독자들에게 긴장감과 긴박성을 부여합니다.. 지리하게 흘러갈 지도 모를 풀라스키의 단서 찾기에 작가는 에블린과 콘스탄틴이라는 용의자를 배치하여 독자들에게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만들어주는 영리함을 보여주더라구요,


    6. 크라임소설의 사건 해결 목적에 따라 단서 찾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아주 흥미롭게 펼쳐지고 독자들은 제목에서 비롯된 복수의 의미를 후반부에 제대로 느낄 수 있을까하는 기대감으로 독서에 집중하게 됩니다.. 늘 그렇듯 권선징악이 이 소설에서도 이루어집니다.. 그래야 다음 시리즈로 이어질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 소설은 미카엘라라는 캐릭터가 소설의 전반에서 활약하기 때문에 뭐랄까요, 갑자기 세상에 가장 수동적인 의미의 여성에서 능동적이고 주체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변모하는 모습이 조금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긴 하지만 풀라스키가 중간에서 거드는 왼손으로 강약 조절을 제법하는 관계로 생각만큼 어색하진 않아 보이더라구요, 에블린의 구성적 이야기는 조금 많이 아쉬었습니다.. 전반적인 흐름에서 상당히 중요한 흐름임에도 조금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는 없었구요, 개인적으로는 중간중간 배치된 나탈리 살인사건 당일에 대한 범인의 행각적 단서의 독자들 궁금증을 풀어주는 장치는 상당히 좋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조금 허탈한 면이 없진 않지만 후반부에 이어지는 대단히 파괴적이고 매력적인 상황의 마무리는 충분히 스릴러소설의 장점을 살려낸 것 같아서 만족스럽더라구요, 여하튼 스릴러의 리듬감을 제대로 살릴 줄 아는 그루브한 안드레아스 그루버선생을 아주 칭찬회, 근데 독일에는 스릴러소설 작가중에 성도 아닌 이름이 안드레아스가 왜 이리 많어,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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