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골의 도시 RHK 형사 해리 보슈 시리즈 8
마이클 코넬리 지음, 한정아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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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가정폭력에 대해서 생각해봅니다.. 세상이 많이 바꼈죠, 제가 어릴때만해도 동네에서 가정폭력이 수시로 벌어지고 있었음에도 동네 어른들은 그다지 신경쓰시지 않았습니다.. 특히나 술드신 아버지들이 부인과 아이들에게 폭력을 행사하더라도 정말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았을뿐더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도 남의 가정사에 감놔라 대추놔라 하기 그렇다면서 주의만 주고 돌아가는 경우도 허다했을겁니다.. 언제나 폭력이라는 것은 힘을 가진자가 힘이 없는 자에게 행하는 아주 비열한 방식의 감정적 행동입니다.. 보통은 이유가 없죠, 자신이 가진 힘을 이용하여 누군가에게 감정을 풀어버리려는 행동말고는 다른 이유가 없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특히나 술을 먹게 되면 이런 감정의 통제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술 취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그런 범죄(전 범죄라 단정합니다)를 저지르지 않나 싶습니다.. 여전히 우리가 모르는 단절된 환경속에 놓인 수많은 아이들과 힘없는 사람들은 지금도 누군가의 폭력에 두려움에 떨고 살아가고 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지금도 기억나는 그시절 저녁 늦은시간 술 취한 아버지가 잠들때까지 집에 들어가지 못하고 동네를 하릴없이 왔다갔다하던 친구의 서글픈 표정이 떠오릅니다.. 동네 어른들께서는 그런 아이의 사정을 알고 쯧쯧하면서 아이를 데리고 당신의 집으로 가서 밥을 멕여서 보내던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언듯 따뜻한 이웃의 모습이지만 그 아이에게는 눈치밥일 수 밖에 없는 아물지 않는 상처를 감당해야할 그런 고마움이었을 지도 모를 일입니다..


    2. 세상이 변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사회란의 뉴스에서는 매일같이 폭력이라는 아주 지랄같은 사회악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과거와 같은 가정폭력의 행태가 줄어든 반면 학생들의 삶속에서 벌어지는 심각한 폭력의 행태는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가 되어지는 듯 합니다.. 굳이 이 독후감에서 언급할 필요도 없는 것이 어떻게보면 그런 모습들이 우리의 일상과도 같이 자연스럽게 보여진다는 것이죠, 과거처럼 숨겨지고 감춰지고 외면하던 시절의 폭력이 아닌 버젓이 눈에 보이게 드러내는 폭력의 모습은 정말 소름이 끼칠 정도로 무서운 일입니다.. 이들에게 폭력이라는 것은 일종의 권력이자 허세의 일부같은 자연스러운 현실속의 생활의 일부처럼 보여지는게 너무나 무서운 일인거죠, 또래의 아이들은 자신의 아주 단순한 이기적 감정과 욕심때문에 폭력을 행사하고 스스로 합리화를 시키는 모습까지 보입니다.. 수많은 매체에서 쏟아져나오는 법적 정보들로 인해 아이들은 자신의 비겁하고 저열하고 정신나간 행동에 대해 방어를 할 수 있으리라 여깁니다.. 사실 그렇게 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기도 하구요, 자식을 둔 부모로서 너무나 무섭고 두려운 일이죠, 여하튼 이번에 읽은 작품에서도 수많은 폭력으로 양산되는 사회적 문제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시간날때마다 꾸준히 읽어오고 있는 울 코넬리횽아의 해리 보슈 시리즈입니다.. 이번에는 여덟번째 작품 "유골의 도시"입니다..


    3. 새해 첫날 근무중이던 해리에게 신고가 접수됩니다.. 헐리우드 외곽의 언덕에서 발견된 어린아이의 뼈와 관련된 신고였던거죠, 출동한 해리는 뼈를 발견한 지역에서 은퇴한 의사와 그의 반려견과 함께 현장으로 향하죠, 늦은 시간 힘겹게 오른 산중턱에서 발견된 어린아이의 뼈는 수십년은 지난 것으로 보이고 해리는 바로 지역을 통제하고 다음날 현장 발굴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전날 현장에서 만난 순찰경관 줄리아 브래셔라는 여성에게 호감을 가지고 현장에서 도움을 받게 되죠, 발굴된 아이의 뼈들을 법의학국에서 검시를 하는 동안 여러가지 정황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뼈에서 발견된 학대의 증거로 인해 어린시절부터 사망 당시까지 폭행으로 인한 수많은 아픔들이 뼈에 그대로 기록되었던 것이죠, 심지어 마지막 죽음에 이르기전까지 두개골에서 발견된 심각한 폭행의 흔적은 해리로 하여금 이 사건의 진실을 꼭 밝혀내게끔 만듭니다.. 뼈 이외에는 단 하나의 단서도 없는 상황에서 법의학국에서 제시한 나이대와 실종시기에 대한 기본적인 기준으로 단서를 얻기위한 조사가 진행되고 그 사이 해리는 자신에게 호감을 가지고 있던 줄리아와의 사이에서 그동안 힘들었던 삶의 외로움을 조금이나마 보상받게 됩니다.. 그리고 제보조사를 받던 중 뼈가 발견된 지역의 탐문수사를 하던중 알게된 니콜라스 트랜트라는 인물에 대한 과거 범죄기록을 확인한 해리와 에드가를 트랜트를 만나러가게 됩니다.. 트랜트는 아이의 실종될 당시에 아동 성추행 전과를 가진 인물이었죠, 하지만 그는 범행사실을 부인하고 경찰의 업무와는 무관하게 현장을 방문했던 기자들은 유력한 용의자로서 트랜트의 과거를 들먹이며 그를 수사선상에 올려놓게 됩니다.. 결국 트랜트는 자신의 무죄와 결백을 주장하며 자살을 하게되면서 사건은 어지러워지기 시작합니다..


    4. 늘 그렇듯 변함없습니다.. 군더더기도 없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제목에 부합하는 유골에 대한 사건의 진실찾기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늘 조직과의 외로운 싸움을 벌이는 해리와 LA경찰조직과의 딜레마도 있죠, 해리에게 우선은 늘 범죄에 대한 진실과 정의입니다.. 그걸 위해서 조직이나 환경은 부차적인 문제인거죠, 하지만 조직을 그렇지가 않습니다.. 아주 단순한 문제로 인해 발생되어지는 여러 상황에 대한 대처가 중요한 곳이죠, 조직을 위해서 개인에게 주어진 권리나 소소한 책임은 묵살되어질 수 있는 것이죠, 특히나 사회적 비판에 직면했을때에는 그러한 부분이 정의와 진실과는 별개로 적용될 가능성이 큰 것입니다.. 물론 해리 보슈는 그런 조직적 의도에 여전히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이 작품에서도 기본적인 전제는 수십년전에 일어난 사건에서 정확한 진실을 발견해도 본전인 경우 굳이 들춰낼 필요가 있을까라는 사회적 관행을 바탕에 깔고 해리는 진실을 찾아 나서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이로 인해 발생하는 분란이나 문제점은 조직은 쉽게 받아들이질 못하고 해리로서는 사건의 단서, 아이의 학대와 숨겨진 죽음의 진실에 대한 정의를 위해서는 직진하는 방법을 이전과 같이 그대로 따릅니다.. 그리고 여전히 해리는 사건을 해결하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와 진실에 대한 접근에서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이죠, 소설속에서 누군가는 해리 보슈를 향해 대단한 수사관이라 칭하고 종결자로서의 지위를 부여하지만 여전히 해리는 스스로 불완전한 인간임을 알고 있습니다.. 늘 그는 시행착오와 오판을 거쳐서 진실에 다가가니까 말이죠,


    5. 또 늘 그렇듯 코넬리가 그려내는 서사적 이야기는 그렇게 어렵질 않습니다.. 꼬아놓질 않아요, 하나의 사건을 제시하고 그 사건을 진행함에 있어서 현실적으로 닥치는 여러 문제점과 함께 시간적 흐름에 따른 발품파는 사건 해결기를 내놓습니다.. 독자들은 어렵지않게 이야기를 따라가는 즐거움이 있죠, 문장이나 흐름이나 전반적인 구성이 상당히 딱딱해보임에도 불구하고 읽는 재미가 있는 이유가 단순함속에 묻혀있는 수많은 현실적 꼼꼼함과 섬세함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해리라는 인물이 보여주는 감정적 페이소스 역시 독자로서 주인공의 감성에 자연스럽게 다가설 수 있게 작가는 심리적 묘사나 표현등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는 것이죠, 벌써 여덟번째 작품이나 어느정도 작가의 숙련된 사건의 진행과 프로적 문장력은 말 할 필요도 없이 집중력을 발휘합니다.. 그러니 재미가 없을 수가 없는 것이죠, 하지만 늘 변함없다는 것이 장점이자 일종의 단점의 모양새를 보이는 부분을 감안한다면 일종의 전형적 흐름이 누군가에게는 지루함을 선사할 지도 모를 일이긴 합니다.. 아무래도 뛰어난 크라임 스릴러소설의 모습을 가진 좋은 시리즈이지만 늘 평균 이상의 즐거움이라도 하더라도 각 작품마다의 임팩트가 전형성이라는 딜레마를 가지게 되면 조금 타성에 기댈 수도 있을테니까 말이죠, 그래서 이 작품 "유골의 도시"는 아주 뛰어난 시리즈의 연속선상에서 매력적임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작품이 주는 큰 충격적 이미지가 남겨지는 그런 작품은 아닙니다.. 물론 후반부와 중간에 벌어지는 상황적 아픔은 대단히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인식되어지지만 코넬리의 작품, 특히 해리 보슈라는 캐릭터에서는 이런 아픔서린 인식적 감성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니 자체가 부각되지는 않더라구요,


    6. 하지만 이 작품은 해리 보슈의 전체 시리즈를 잇는 작품의 영역에서는 절대 배제하면 안될 작품입니다.. 물론 시리즈를 연속적으로 읽어나가는 독자들에게는 그럴 일이 없긴 하겠지만 워낙 시리즈가 많다보니 띄엄띄엄 읽게 되더라도 전체의 윤곽을 위해서는 중간 지점에 위치하는 듯한 이 작품 "유골의 도시"는 이전의 보슈와 이후의 보슈로 나눠지는 전환점이기 때문이죠, 제목처럼 "유골의 도시"와도 같은 범죄와 폭력과 정의가 사라진 현대의 LA라는 도시의 모습속에서 홀로 정의를 찾고자 하는 외로운 코요테와 같은 해리 보슈에게 그동안 정의를 위해 그가 추구하고 견뎌온 수많은 고통과 진실의 아픔은 또다른 자신의 모습을 찾기위한 이상과 현실적 한계속에서 방황하고 또다른 목적성을 부여하는 것이죠, 그런점에서 이 작품이 주는 의미는 상당히 지대하다고 또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 작품의 사건이 결과나 진행과정상에서 보여주었던 수많은 딜레마와 현실적 문제에 대한 작가적 입장의 피력도 그동안 그가 말하려 했던 것과 앞으로 그가 보여줄 의도를 대강 짐작할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 이후의 작품들을 어줍잖게 미리 읽어본 바가 있어서 이후의 해리가 만들어갈 사회적 정의에 대해 어쩔 수 없는 스포일러를 스스로 한 셈이긴 하지만 이어질 9번째 시리즈인 "로스트 라이트"에서 길잃는 불빛이 찾아갈 진실의 결과를 다시한번 느껴봐야될 것으로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또 다시 늘 그렇듯 마이클 코넬리의 해리 보슈는 크라임스릴러의 진리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렇습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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