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텝
찬호께이.미스터 펫 지음, 강초아 옮김 / 알마 / 201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1. 그렇게 오래되진 않았습니다만 아파트 단지내에 성폭력 가해자가 거주한다는 소문이 난 적이 있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주민 아주머니들이 나누시는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니 참 걱정이 되긴 하더군요, 일단 실재 거주하는 지 조차도 모르는 한 인물이 극단적인 괴물로 비쳐지는 부분이 이야기의 중심이었구요, 두번째로는 진짜 그런 사람이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인물이라면 같은 공간내에서 딸아이를 둔 아버지로서 걱정이 안될 수가 없는 일이기도 하지요, 물론 아주머니들께서는 일단 첫번째의 극악무도한 괴물이라는 전제하에 아파트 관리실에 그런 사람을 최대한 빨리 아파트에서 쫓아내어야된다는 뭐 그런 말씀을 합디다.. 그러니 어떠한 사실이나 내용이 정확하게 전달되기도 전에 그러한 소문의 당사자는 이미 사회적 지탄과 배척의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죠, 알고보니 우리 아파트가 아닌 옆단지에서 벌어진 일이었다는 이야기를 동네 편의점에서 아이들이랑 카카오 빵을 뜯는 사이 옆에서 아주머니들이 하시는 말씀을 듣긴 했습니다만 여전히 그 미지의 성폭력 가해자는 극악무도한 범죄자가 된 체 주변의 소문으로 떠돌고 있었던 셈이지요, 예를 들어 어떠한 범죄를 저지른 인물이 있다손 치더라도 자신의 죄를 뉘우치고 반성을 하고 사회에 돌아온 분들도 분명이 있을텐데 우린 과거의 범죄의 기준에 덧씌워 일종의 범죄적 괴물로 만든 체 미리 단죄를 해 낙인을 찍어버리는 경우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2. 사실 법의 테두리내에서 살아가는 우리같은 일반인들의 삶속에서 범죄의 세상은 절대적으로 우리의 삶속에 포함시키고 싶지 않죠, 가능하면 나와는 다른 차원에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외면적 상황을 머리속에 꾸준히 각인시키고 싶어 합니다.. 나와는 무관한 일이야, 라고 하고 싶은 것이죠, 하지만 우린 이런 사회적 시스템속에서 살아가는 구성원이니 어쩔 수 없이 수많은 범죄의 사각지대에 노출되어 있는게 또 현실이고 벗어날 수 없는 공포의 대상이기도 하죠, 그래서 우리는 뉴스와 소설과 영화와 수많은 미디어를 통해서 이러한 범죄의 경고와 위기의식을 겪고 느끼고 판단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미래에 가상의 허구적 상황을 만들어보기도 합니다.. 이러한 세상이 오지 않을까하는 SF적 미스터리가 꾸준히 집필되는 이유이기도 하죠, 이번에 읽은 작품은 "13.67"로 우리에게 이미 대단한 추리소설가로 알려진 홍콩의 찬호께이와 또다른 대만의 추리작가고 각광받고 있는 필명 미스터펫의 공동집필작인 "S.T.E.P"입니다.. 이 소설의 배경은 멀지 않은 근미래의 범죄 예측 시스템을 소재로한 작품입니다.. 우린 이미 이런 유형의 필립 딕의 "마이너리티 리포트"를 접한 적이 있습니다만 이 작품 "S.T.E.P"은 보다 구체적이고 미스터리한 일면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끄집어냅니다..


    3. 프롤로그에서는 일본의 도쿄를 중심으로 한 탐정과 한 여인이 등장하여 늘 그렇듯 소설을 읽기 전 뭔가 소설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물론 어떤 이야기인 지는 읽어나가면서 조금씩 알게되겠죠, 이 인물은 페이 메이구라는 인물과 니지마 료코라는 여인입니다.. 그리고 이 인물들은 미스터펫의 에피소드에 등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야기가 시작되죠, 미국을 배경으로 한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와 내용이 형성되어집니다.. 일명 사보타주라고 명명한 범죄예측시스템인데 말이죠, 이 시스템은 한 범죄자를 중심으로 그가 저지른 과거의 범죄전력과 그의 성향, 특성 등 주변적 상황을 중심으로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형성하여 이 범죄자가 출소된 후 벌어질 상황을 확률적 데이타로 산출해내는 프로그램입니다.. 여기에 적용된 인물중 하나가 매슈 프레드라는 범죄자입니다.. 이 인물을 중심으로 형성된 시뮬레이션을 토대로 사보타주 시스템은 미국에서 주별로 검토하고 사회적 시스템으로 만들어져나가죠, 그리고 이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미스터펫이 집필한 에피소드에서는 사부타주를 선인장이라는 이름으로 또다른 시스템의 형태를 드러내며 범죄예측시스템에 대한 미스터리가 이어져나가기 시작합니다.. 물론 이 작품은 SF라는 미래적 가상세계를 배경으로 하지만 대단히 흥미로운 미스터리를 끝까지 두 공저자가 번갈아가며 이어나갑니다.. 그래서 즐겁습니다..


    4. 이 작품은 총 4개의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두곳의 배경에서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찬호께이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사보타주시스템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미스터팻은 일본을 중심으로 사보타주시스템에서 유래한 동일한 선인장 프로그램을 통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죠, 전반적으로 보면 찬호께이의 미국의 배경이 일본의 상황보다는 앞선 시간대로 보시면 파악하시기에 도움이 되실겁니다.. 그리고 독자들은 이 작품을 읽다보면 뭐가 현실이고 뭐가 상황적 시뮬레이션인 지 헷갈릴 수 밖에 없습니다.. 모든 것이 거짓이자 진실이라는 판단을 읽어 나갈수록 새삼 되새기시게 될 듯 싶습니다.. 일종의 반전이죠, 특히나 초반부의 찬호께이가 선보이는 시뮬레이션의 상황적 에피소드는 대단히 흥미롭고 재미진 미스터리스릴러의 전형을 제대로 보여줍니다.. 이에 따른 미스터펫이 보여주는 일본에서 벌어지는 탐정의 서사적 구성 역시 또다른 충격적 반전이 숨겨져 있죠, 이 모든 흥미적 판단은 이 소설의 소재가 되는 범죄예측시스템이라는 대단히 흥미로운 범죄세상의 알파고의 인공지능적 영역에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5. 세상은 이미 4차 산업혁명의 시기에 들어섰다고들 하죠, 대통령을 그만두실 분이나 안되실 것 같지만 될려고 노력하시는 외교관 하셨던 분도 근래에 이런 4차 산업혁명의 근미래의 혁신적 세상에 대해 궁금해하실 정도이니 이제는 인공지능을 통한 세상의 변화는 진행되고 있다고봐도 무방할 일입니다.. 세상은 보다 빠르고 혁명적인 진보를 이룩하겠죠, 인간의 더욱더 편리한 이기들이 중심이 되는 과학적  유토피아를 상상하며 발전해나갈 것입니다.. 하지만 우린 늘 이런 과학의 진보적 혁명으로 인해 외면되고 파괴되는 인간의 휴머니티를 고민합니다.. 이전의 필립 딕 역시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인공지능과 과학이 통제하지 못하는 디스토피아의 세계에 대한 파괴적 혼란을 보여준 바가 있습니다.. 이 작품 "S.T.E.P" 역시 하나의 상징적 시스템을 통한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에 대한 근원적 위험을 경고하고 있는 듯 합니다.. 물론 흥미로운 미스터리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지만 두 작가의 공동 집필이 하나의 주제를 통해 환상적으로다가 호흡의 역량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6. 사실 읽는내내 하나의 작품이지만 두명의 작가이고 각자의 에피소드가 개별화되어 있어 어쩔 수 없이 비교가 되더군요, 전반적인 흐름의 구성과 내용의 즐거움은 하나로 판단해도 무방하겠지만 각 에피소드가 주는 집중도는 조금 달리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찬호께이의 스릴러를 가미한 미스터리의 측면이 보다 가독성과 대중적 취향에 적합하게 느껴지더군요, 미스터펫이 보여준 탐정소설의 미스터리적 측면도 나쁘진 않았지만 일종의 추리적 측면을 조금 더 고려한 의도인 지 이해적 측면에서 후반부의 밀실적 상황을 중심으로 한 추리적 해결의 판단은 머리 나쁜 저로서는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구요, 주인공의 입체감이 딱히 와닿지 않아서 안타까웠습니다.. 사실 전반적인 흐름에서 중요한 포인트와 중심이 일본의 메이구와 료코의 역할임에도 뭔가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래도 찬호께이의 에피소드가 쉽고 단순한 스릴러적 미스터리의 상황에 국한되어 있기 때문에 미스터펫이 풀어나가는 방식이 일종의 시스템에 대한 추적과 혼란적 상황을 중심으로 한 에피소드인만큼 조금 어려웠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구요, 아님 이전 읽었던 "13.67"에 대한 선호적 편견이 찬호께이에게 작용한 것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마지막 에피소드와 연표를 읽고 정리를 하고 나면 여전히 전체적으로 이 작품은 뛰어난 SF미스터리스릴러소설이라고 해도 무방하지 싶습니다..


    7. 두명의 작가가 각자가 지닌 장점을 중심으로 개인적 성향의 에피소드를 번갈아가며 공동집필하여 하나의 소설을 그려냈다는게 정말 멋집니다.. 상당히 재미지고 즐겁고 가독성이 뛰어난 작품이네요, 현실적 과학의 진보의 연장선상에서 근미래에 펼쳐질 수도 있는 범죄시스템의 영향력을 가상적 세상을 중심으로 대단히 멋진 SF미스터리스릴러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도 흔히 우리가 접하는 영미권과 일본의 대중장르소설이 아닌 그동안 다가가지 못했던 대만등 중국적 영역의 대중적 장르의 느낌이기에 조금 더 점수를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전 미스터펫의 작품은 아직 읽어본 적이 없어 정확하게 판단을 못하겠지만 일단은 찬호께이에게서 느꼈던 점은 영미권과 일본의 대중적 취향이 한데 어우러진 느낌이라도 개인적으로는 앞으로도 즐겨 찾아보고 싶은 작가​임에는 틀림없구요, 미스터펫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을 듯 합니다.. 날도 추운데 아쉬운따나 아파트 보일러라도 인공지능이 제대로 되는 걸로다가 우선 나오면 안되나, 이거 난방비도 무시못하겠는데 딱히 따숩지도 않으니 짜증나는구만, 땡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