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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김연수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으면서 얻게 되는 가장 큰 즐거움중에 하나가 일종의 연상작용으로 인한 행복감일텐데 말이죠.. 특히나 과거의 추억등이 새롭게 머리속에 떠오를때의 느낌은 상당히 좋습니다.. 물론 아프고 고통스러운 과거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지나간 일들은 돌이켜보면 나쁜점보다는 좋은 점이 더 많이 떠오르는군요.. 특히나 첫 고등학교를 입학한 후의 친구들과의 사귐과 그들과 함께 했던 그런 시간들은 상당히 좋은 추억입니다.. 뭐 다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요.. 예전에 친구라는 영화나 얼마전의 써니라는 영화등을 보더라도 많은 관객들이 그시절을 떠올리면서 즐거워하는걸 보니 대충 고딩시절의 추억을 평생 간직하나 봅니다.. 저 역시 친구라고 불리우는 녀석들은 대부분 고등학교 시절의 친구들이 많습니다.. 아마도 이 시절에 겪었던 일들에는 서로의 마음을 알아서 챙겨주는 우리들만의 소통이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누구보다 아픔과 고통과 후회로 점철된 단절된 소통의 시간을 보낸 분들도 무척이나 많으실테지만 말입니다.. 그런 아픈 과거의 한 부분을 들춰내고 그들의 진실을 밝혀내는 이야기를 하는 작품을 만났습니다..

 

    사실 김연수라는 작가를 잘 모릅니다..  언젠가 "대책없는 해피엔딩"이라는 작품에서 김중혁작가와의 만담같은 이야기 연작을 읽은 적은 있습니다만 그의 장편소설은 처음 접하게 되는군요.. 많은 분들이 이 작가에 대해 선호하시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나름의 독자적 공감과 감성을 무척이나 잘 끄집어내는 작가님이시라고 하더군요.. 아닌가요, 그럼 맙시다.. 이번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이라는 제목을 가진 장편소설은 무척이나 아픈 과거에 대한 소통의 부재와 단절된 관계가 만들어낸 엇갈린 진실을 보여주는 작품인 듯 합니다.. 하지만 늘 어긋난 삶속에서도 희망은 존재한다는 뭐 그런 이야기로 들리기도 하더군요..

 

    입양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처음 시작은 말이죠, 어린시절 자신의 고향을 떠나 미국의 한 도시의 부모들에게 입양된 여인이 있습니다.. 이 아이에게는 카밀라라는 이름이 새롭게 주어졌습니다.. 카밀라라는 이름의 어원에 대해서도 나옵니다만 붉게 물든 동백꽃과 같은 의미가 있습니다. 나중에 카밀라가 자신의 부모를 찾기 위해 한국으로 오게되는 이유중의 하나가 자신의 어머니와 자신인지도 몰랐던 한 사진속의 주변의 배경도 동백꽃이었던게지요.. 훗날 양모인 앤이 죽기전에 알려준 사실입니다.. 카밀라는 유이치라는 인물을 만나 글을 쓰는 재능을 깨우치게 됩니다.. 그리고 양부인 에릭이 보내준 자신의 과거가 담긴 총 여섯개의 상자에 대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그게 작품이 되는거죠.. 그리고 앞서 밝힌 사진속의 이야기의 진실을 책으로 만들어보자는 에이전트의 요구에 의해 한국으로 자신의 출생의 진실을 알고자 방문을 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엄마였던 정지은이라는 한 고등학생에 대한 진실을 찾아나가게 되죠.. 하지만 시작은 아무것도 찾을 수 있는게 없었습니다.. 그렇게 조그만 끈을 이어 진실을 알고자하던 카밀라에게 자신의 이름이 희재이라는 사실과 그시절 엄마를 알고 있는 인물들이 하나 둘 등장하게 됩니다.. 그리고 진실은 아픔을 남기죠.. 물론 그 속엔 희망이라는 불씨를 남겨둡니다..

 

    사실은 카밀라가 자신의 부모와 자신의 출생을 알기위해 진실을 알아가는 이야기로 시작은 하지만 실 내용은 자신을 낳아준 정지은이라는 여인의 과거와 그녀가 처했던 상황에 대한 그 시절의 모습속에서 숨겨진 아픔들을 보여주고자 하는 소설입니다.. 또한 각자의 삶속에서는 주위의 누군가에게도 보여지지않은 비밀이 있다는 것도 말이지요.. 하지만 자신의 일이 아닌 이상 그들은 자신의 입장에서만 타인을 파악하고 판단하고 정의하게 됩니다.. 그렇게 아픔은 생겨나고 자라나고 주변을 파괴시켜버립니다.. 그리고 그들은 망각이라는 편의도구에 아픔을 맡겨버리는거죠, 그렇게 삶은 계속 이어집니다.. 하지만 파괴된 무엇인가는 남아있습니다.. 망각이라는 안개가 걷히고 나면 축축한 추억의 거울조각사이로 진실은 언제나 드러나게 되는거죠..

 

    추리소설적 느낌이 다분합니다.. 호기심을 가지고 읽을 수 밖에 없는 진실찾기 이야기이기도 하구요.. 물론 그 속에 과거의 삶과 현재의 삶을 적절하게 잘 섞어놓고 여러 화자를 등장시키면서 관점의 소통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주고자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증오로 다가올 수 있는 일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사랑으로 보여질 수도 있는 그런 이야기들 말입니다.. 뭐 거하게 철학적 사상을 들려주고자하는 의도도 없구요.. 그렇다고 고차원적인 작가의 작품적 공감이 있어 보이지도 않습니디만 뭔가 감성적이고 대중적이면서 우리의 아픈 현실속에 엄연히 존재하는 삶에 대해 적절한 방법으로 독자들을 현혹(좋은 의미입니다)시켜주는 작품인 듯 싶습니다.. 재미있었습니다.. 김연수라는 작가님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독자들에게 보여주고자하는 의도에 대해서는 뭔지 모를 끄덕거림을 만들어주시는 능력이 있는 듯 합니다.. 게다가 제가 살아온 시절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더욱더 그 공감적 영역이 가깝게 다가왔습니다.. 87년 교실 창문밖으로 불어오는 매캐한 최루탄 냄새에 재채기를 해대면서도 즐거운 수업시간 도시락 까먹기를 하던 그 시절 말입니다.. 버얼써 25년전 일입니다. 소설속 카밀라와 같은 나이인거죠..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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