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인들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34
김중의 지음 / 황금가지 / 2018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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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무래도 픽션의 세계관속에서 등장하는 디스토피아의 미래상은 현실과 혼란의 지금을 빗댄 경고성 상상이라고 할 수 있겠죠, 이렇게 살아가다간 언젠가는 세상의 종말이 올 지도 모른다이, 그러면 죽음보다 더한 지옥만이 남겨진 세상속에 덩그러니 남겨질 수도 있으니 너네들 지금 잘해라, 뭐 이런 상상력에 기반한 픽션의 미래상은 어느 시점부터 수시로 등장합니다.. 아무래도 활기차고 모든 것이 상상한 대로 이루어지는 유토피아의 세상보다는 우리 인간의 근원적인 비열함과 본성에 빗댄 디스토피아의 종말적 세상을 예상하는게 더 현실적인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다들 좋은 세상속에 놓여졌다는 설정은 스릴러소설이나 대중소설의 소재로는 적합하지 않은 부분도 있으니 뭔가 문제가 있고 불합리가 지배적인 현실적 문제를 미래에 갖다 붙여보면 어쩔 수 없는 인간의 제노사이드적 설정으로 흘러버리는 것일 지도 모를 일이지요, 그만큼 우리 인간은 스스로에게 모진 미래를 임의로 만들어줄 만큼 자기 자신들을 믿지 못하는 것일겝니다.. 아님 말구요,


    2. 이런 세상의 종말을 다룰 소재로 가장 적합한 것이 아마도 돌아가신 고 조지 로메로옹께서 개척하신 좀비적 상상력이라꼬 할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제 독후감의 일정부분이 좀비를 소재로 한 장르소설을 반복적으로 읽고 있기도 하죠, 물론 좀비소재의 영화는 말 할 것도 없이 볼 기회만 생기면 가능한 한 보는 편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보니 늘 비슷한 소재와 비슷한 상황과 비슷한 설정으로 이어지는 좀비의 전형적인 스토리에 싫증이 날만하겠죠, 이런 독자와 대중적 거부감을 이제는 작가나 감독들도 대강 눈치를 채고 조금씩 좀비의 영역을 확장시키고 있는 듯 보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B급 무비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좀비영화는 전형적인 스토리와 인물의 반복적인 모습적 이미지로 그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죠, 쉽게 말해 큰 재미를 못보고 있다는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소설에서는 조금 다릅니다... 국외의 디스토피아를 다룬 작품들의 경우에는 상황이나 배경과 시간이 주는 독특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좀비의 영역을 확대하는 한편 국내 좀비 설정의 소설적 형태는 조금 달라 보입니다.. 전반적인 국내 대중독자의 정서가 크게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지 인물들에 대한 전형성은 과거나 지금이나 달라지진 않았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큰 재미가 없죠, 하지만 좀비라는 소재의 자체적 특성은 조금씩 그 방법론이 달아지고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좀비가 되어버리면 무조건적 공격성을 내포한 모습이 지배적이었다면 이제는 좀비도 뭔가 인간적인 좀비다워지고(?!) 어떠한 상황이 발생하면 - 예를 들어 비가 온다거나 하면 사라지고 때로는 자체적으로 의사소통을 일부 할 수 있으며 심지어는 하루종일 배회하지않고 귀소본능이 있는 - 변화되는 형태로 확장되어지는 모습은 좀비적 소재를 사랑하는 독자로서 무척이나 반가운 일입니다..


    3. 그렇습니다.. 이번에도 국내 좀비적 설정을 하나의 장르로 이끌어가는 황금가지 출판사의 좀비문학의 한 편입니다.. 이 작품은 출판사에서 주최한 공모전에서 화제작으로 선정되었던 바가 있는 모냥인데 전 모르겠고 여하튼 읽어보긴 했습니다.. 내용은 예나 지금이나 좀비가 갑자기 창궐하는 시점에서 출발합니다.. 그저 그런 방식이죠, 한 여성이 있습니다.. 김수하로 불리우는 여성은 작가로서 이제서야 빛을 볼 수 있을 듯 합니다.. 그동안 자신의 딸아이를 제대로 만나지도 못하고 여전히 아줌마로 불리우는 삶에서 그녀에게 딸 희정은 자신의 생명과도 같은 존재입죠, 그동안 딸에게 해주지 못한 것을 이제 자신이 작가로서 여유를 가지게 된 것으로 조금씩 보상해나갈 생각입니다.. 그리고 운전중 피곤한 몸을 누이기 위해 자신이 자주 찾은 포항 버스터미널 주변의 한 여관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편안하게 자신만의 밤을 맞죠, 하지만 다음날 그녀가 일어난 세상은 어제까지의 평화로운 세상이 아닌 것입니다.. 한순간에 세상은 나락으로 떨어지고 그녀는 앞으로 자신이 해야할 일을 하려고 합니다.. 자신의 딸 희정이를 찾아나서는 것이죠, 하지만 수하는 자신의 차로 희정을 찾아 나서자마자 사고로 크게 다치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의 곁으로 다가서는...


    4. 이 작품은 일반적으로 우리가 알고있는 좀비라는 개념의 단어를 쓰지 않습니다.. "광인들"이라는 개념으로 제목을 비롯해 소설속에서도 그들의 모습을 그려나갑니다.. 좀비가 아닌 '광인들'이라는 설정에는 그 이유가 조금 있습니다.. 단순한 좀비의 차원에서 보다 확장되고 상황적 구성들이 인간성이 모두 소멸되어져버린 좀비와는 다른 형태의 모습으로 그려지니까요, 일반적으로 죽어버린 인간인 좀비에게서 우린 한결같은 반복적으로 주변을 배회하거나 소리가 들리지않을때에는 멍한 서있는 모양을 그립니다.. 소리에 민감한 형태를 띄죠,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이러한 구도적 측면을 조금 확장시켜서 말그대로 좀비가 아닌 뭔가의 바이러스적 감염으로 광인이 되어버린 존재가 죽음 이후에도 던져버릴 수 없는 일말의 인간성을 강조합니다.. 광인으로 변해버리기 직전 자신의 행동과 함께 귀소본능에 대한 집단 행동들이 이 작품에서는 중요한 상황적 소재로 확장되어 등장합니다.. 또한 소설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인물들의 모습에서 이들이 그동안 살아온 현실의 삶속에서 조금은 부족했던 사회적 인간관계의 모습들이 보여지죠,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딸과 헤어져 아줌마로 인식되어버린 모성애 짙은 엄마와 그리고 그녀의 딸, 또한 이러한 모녀를 돕는 외국인 노동자의 모습들은 인간성이 거세된 광인들의 세상속에서 고군분투하며 인간성을 지키려는 전형적이지만 상당히 극적인 모양새로 작품의 재미에 한몫을 합니다..


    5. 제가 읽어본 대부분의 좀비문학이 그러하 듯 이 작품도 딱히 드라마틱한 반전이나 충격적 결말을 가지지는 않습니다.. 좀비라는 소재의 확장적 형태의 독창성은 충분히 매력적이고 극중 재미를 독자들에게 선사하지만 전반적인 스토리와 신파극으로 흐리는 듯한 모녀간의 전형적인 상황극은 일종의 대중문학적 전형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듯 했습니다.. 이러한 스토리의 진행은 느무 한결같아서 감동으로도 느껴지지 않을 정도라고 말씀드리는게 맞을 것 같구요, 국내 드라마나 소설의 형태에서 이러한 스토리적 신파의 방식을 이제는 조금 탈피해야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안정적이고 일반적인 방식읠 전개나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편안한 진행이기 때문에 독자로서도 그 공감속에 들어가기가 수월하죠, 하지만 대체적인 좀비문학의 모습속에 등장하는 고군분투하며 인간으로 살아남으려는 인물적 방식의 진행방식으로는 그동안 너무 많이 봐온 설정이라서 개인적으로는 굳이 일반 대중독자들이 잘 읽어려들지 않은 좀비문학적 장르의 영역에서 이러한 대중적인 흐름으로 이어지는 것보다는 보다 자극적이고(좀비의 설정 자체가 자극적이기 때문에) 거침없는 인간성이 절제되고 처절한 디스토피아적 세상의 극단적 방식속에서 신파적 방식의 가족애나 사랑보다는 끈질기게 살아남는 인간적 본성에 주안점을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뭐 그런 생각을 한번 해봅니다..


    6.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 작품 "광인들"은 일반적인 좀비적 설정과는 조금 다른 방식의 구도로 진행됩니다.. 기존의 작품들과는 다른 조금은 편안함을 보여주는 측면도 있습니다.. 좀비문학으로서 상황적 극단성이 주는 처절함은 그렇게 두드러지게 등장하질 않습니다만 작가님은 그럼에도 인간이 가지는 극단적 공포와 함께 인간이기에 견뎌내야하는 상황적 트라우마를 소설속에 짙게 드러내고자 한 듯 싶습니다.. 관계에 대한 이야기와 그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들과 광인들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더라구요,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단순한 재미위주의 좀비문학적 방식에서 조금 더 확장된 인간성에 대한 종말론적인 질문과 함께 나름의 감동을 전해주려는 의도가 짙은 작품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형적으로 전개되는 신파적 방식이 그러한 재미를 일부 갉아먹는 안타까움은 있죠, 하지만 여전히 확장해나가는 국내 좀비문학의 발전에 늘 그렇지만 두손들어 응원하는 바입니다.. 땡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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