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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 사이언스 - 프랑켄슈타인에서 AI까지, 과학과 대중문화의 매혹적 만남 ㅣ 서가명강 시리즈 2
홍성욱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1월
평점 :
서가명강. 처음에 무슨 말인가 싶었다. 선뜻 다가오는 의미가 없어서이기도 했고 1권과 2권에서 다룬 내용들이 무언가 색다른 듯한 느낌이 들어서이기도 했다. 책 표지 안쪽을 보니 ‘서가명강’에 대한 설명이 달려있었다.
서가명강 서울대 가지 않아도 들을 수 있는 명강의
이런. 생각과는 전혀 다른 의미였기에 조금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궁금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최고의 대학에서는 어떤 내용의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지도 궁금했고, 외국의 유명 대학 강의들과는 어떤 점에서 다른지도 궁금했다.
1권 <나는 매주 시체를 보러 간다>에서는 법의학자의 눈으로 바라본 다양의 죽음의 양상들과 의미를 다루고 있는데 가볍지 않은 내용임에도 읽는 내내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흥미로운 내용들로 가득차 있었다.
바로 2권 <크로스 사이언스>를 읽었다. 이 책의 저자 홍성욱 교수는 포스트휴먼 시대의 인간과 문명,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를 밝히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과학과 대중문화의 크로스(교차)를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사례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저자의 의도처럼, 과학이라는 낯선 분야의 이야기가 대중문화라는 친숙한 분야와 어우러지면서 멀게만 느껴졌던 과학이 우리의 일상에서 얼마나 자주 접하게 되는지를 알게 되었다.
이 책은 모두 4부로 이루어졌다. 1부 대중문화와 과학의 크로스, 2부 세상과 과학의 크로스, 3부 인간과 과학의 크로스, 4부 인문학과 과학의 크로스. 대중문화, 세상, 인간, 인문학과 과학의 크로스. 문과 출신인 내게도 이 책에서 다루는 내용들은 결코 낯설지 않았던 이유를 각 파트의 제목에서부터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프랑켄슈타인, 걸리버 여행기, 유토피아, 1984 등의 문학 작품에서 찾을 수 있는 과학의 모습들도 흥미로웠지만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부분 중 하나는 사이보그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 부분은 들어가는 첫 문구부터 상당히 강하게 다가왔다.
요즘은 사이보그로서의 인간이 예상 외로 많다.(p.219)
이해하기 힘든 이 말은 다음 문장을 읽으면 바로 이해가 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심장박동기를 장착한 인간이다.
그 후 저자는 600만불의 사나이, 소머즈 등을 예로 들면서 인간과 사이보그의 경계가 무엇인지에 대한 화두를 독자에게 던진다. 앞으로 우리가 살아갈 사회에서 인간과 사이보그를 확실하게 구별할 수 있을까? 앞에서 설명했듯이 우리 주변에 이미 사이보그로서의 인간이 적지 않은데....
과학은 우리의 삶과 동떨어진 채 어딘가에 별도로 존재하는 무언가가 아니다. 일상 속에서 우리와 함께 나아가는 우리의 삶 그 자체이다. 우리가 제대로 알지 못했을 뿐이다. 책 제목처럼 과학은 이미 크로스 사이언스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