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사라진 세계에서
댄 야카리노 지음, 김경연 옮김 / 다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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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모두 사라진 세계는

유토피아일까요? 디스토피아일까요?"

아이들에게 묻는다면 아마도

유토피아라고 답하지 않을까?

성인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2022년에 나온 문체부*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년간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은 성인이 53%나 된다고 하니.

인터넷 뉴스가 범람하고

유튜브와 각종 SNS만 열어도

쉴새없이 정보들이 쏟아져들어오는 시대에

굳이 책을 펼쳐볼 필요를 못 느끼는 게 아닐까.

빅스가 사는 세계는

지금의 현실을 조금은 과장한듯 하지만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모두들 (스마트폰처럼 생긴) 기계를 들고 다니며

모두가 똑같은 것을 보고, 듣고, 공부한다.

그리고 '눈'이라는 존재가 있다.

그들은 빅스와 사람들을 도와주는듯 하지만

그와 동시에 감시도 진행한다.

마치 우리가 어떤 뉴스 기사를 검색하면

그와 관련된 알고리즘의 기사들만 주르륵 나오거나

인터넷 상 나의 활동들이 모두 기록되어

나라는 사람을 정의내리고

광고의 대상이 되어버리는 상황과 다르지 않다.

정인관 숭실대 정보사회학과 교수는

"독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능동적으로 정보를 선택하는 방식이지만,

인터넷으로 접하는 정보는 휘발성이 강하고

알고리즘의 영향으로 확증편향을 강화한다"고 말한다.

빅스가 자유를 원했던 것처럼,

금지된 지하 도시에서 책을 발견하고 나서

그것을 능동적으로 선택하여 읽었던 것처럼,

그리고 그러한 행동이 결국

모두를 '눈들'로부터 자유롭게 한 것처럼,

독서는

나의 삶에 대해 능동적이고 진실되게

사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며

내 생각이 중요한 것처럼

타인의 견해를 존중하며

다양성의 관점에서 사고를 확장시켜줄 수 있는

유일하면서도 확실한 방법이다.

"책이 사라진 세상이

유토피아라고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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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꽃이 될 수 있었던 건 미운오리 그림동화 7
히도 반 헤네흐텐 지음, 김여진 옮김 / 미운오리새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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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는 꽃 속에서 함박웃음 짓는다

랄프 왈도 에머슨

새빨가안 양귀비 꽃이

따스한 햇살과 바람을 맞고

조금씩 조금씩 기지개를 켜다가

활짝 피어납니다.

그동안은 볼 수 없었던

엄마, 아빠의 얼굴도 보고

언니, 오빠들과도 만나서 인사를 나누어요.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니

무지갯빛으로 저마다의 색을 뽐내는

수많은 꽃 친구들이 있었어요.

데이지, 꼬리풀, 물망초, 패랭이꽃,

수레국화, 제비꽃, 매발톱꽃.....

바라보기만 해도 절로 마음에

행복이 퐁퐁퐁 솟아오를 것 같은 풍경입니다.

이 세상에 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마음속에 분노와 불만이 가득찬 누구라도

각자의 색과 향기를 뽐내는

아름다운 꽃이 잔뜩 피어있는 모습을 본다면

잠시 멈춰 서서 마음속 화를 어느새 잊고

그 풍경에 완전히 빠져들어 버릴 거예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쁨과 행복을 주는 꽃,

꿀벌과 나비와도,

그리고 뿌리를 단단히 잡아주는 흙과

비와 바람과 구름도

둘러싼 모든 세계가 꽃과 상호작용하며

서로가 서로를 돕고 의지하며 살아갑니다.

어쩌면 우리의 삶도 다르지 않을 거예요.

세상에 태어나 사랑을 받고 어울리며

서로에게 필요하고 의미있는 존재가 되어

'내가 이 세상에 왜 태어났을까' 라는 의문보다

'나는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갈까'라는 다짐으로

그렇게 내 주변부터 차근차근 밝혀 나가면서

나로 인해 누군가에게 행복을 선물하기도 하고

때로는 비와 바람에 흔들리기도 하면서

그렇게 감사히 주어진 내 앞의 생을

그저 충실히 하루하루 살아 나가야지요.

오늘도,

그렇게 살아 나갑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흔들리며 피는 꽃>, 도종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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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과 나는 노래와 그림책
나태주 지음, 문도연 그림 / 이야기꽃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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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란 무엇일까?

있는 그대로 보아주는 것,
네 것을 내 것처럼 하지 않는 것,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고
서로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

그렇게 강물 속
구름 조각과
물고기와
새 소리까지
그대로 놓아준 나는

강물과 마침내
친구가 되었다.

나도 그런 친구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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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나무
루크 아담 호커 지음, 이현아 옮김 / 반출판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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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사라진 세상을 상상할 수 있나요?"

마지막 나무까지 모두 사라져버려

더 이상 나무를 볼 수 없는 세상.

나무의 흔적을 찾으려면 책장을 넘기거나

나무 박물관으로 가야만 합니다.

올리브의 마음에서 싹트고 자라고 있던,

그리고 나무 박물관에서 마주한 '마지막 나무'

마치 오래 전부터 알고 있던 사이처럼

서로를 한눈에 알아보고

올리브는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나무 속으로 한걸음 내딛어봅니다.

그리고 마지막 나무는 올리브에게 알려줍니다.

침묵 속에서도 대화가 가능하다는 것,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찰 수 있다는 것,

때로 하늘에 닿기 위해서는

땅을 보지 않고 올라갈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

길을 잃는다고 해도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외로움 속을 서성이며 혼자인 것이

나 뿐만이 아니라는 것도,

계절은 변하고,

늘 맑은 날만 있는 건 아니며

그럴 땐 잠시 어둠 속에서 쉬어가면 된다는 것,

더 이상 도망칠 수 없는 순간을 마주할 때

혼자가 아닌 함께 마주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도요.

그리고 모든 나무가 사라진 세상에서

올리브는 희망의 씨앗을 찾아냅니다.

그 씨앗은 언젠가 자라서

또다른 올리브를 만나

다시금 깨달음 속으로 인도해줄 것입니다.


컴퓨터 그래픽보다 정교하지만

부드럽게 마음을 파고드는 펜선

그리고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경이로운 자연의 한 장면 속으로 들어가는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해주는 그림책

<마지막 나무>,

자연의 아름다움과 놀라운 힘이 가득한

경이로운 세계 속으로 여행을 다녀온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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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과 야생 코끼리 흐넝 - 실화를 바탕으로 한 코끼리 구조 이야기, 제22회 환경책큰잔치 올해의 환경책 선정 짱과 야생 동물
짜응 응우엔 지음, 찌뜨 주응 그림, 김여진 옮김 / 북드림아이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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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여년 전 태국으로 여행갔을 때

호기심을 가지고 우연히 들른 동물원에서

다양한 야생동물들을 만났다.

악어 입에 머리를 넣고 박수를 유도하며

무사히 빠져나온 조련사는

관람객들에게 모자를 내밀며

관람비를 요구하기도 하였는데

그때는 어린 마음에 그저 조련사가 어떻게 되면 어쩌나

걱정과 두려움으로 바라본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만난 코끼리.

칸차나부리로 가면 코끼리 타기 체험도 할 수 있다던데

동물원에서 묘기를 부리는 모습을 보는 걸로 만족해야지.

지금 생각하면 나 자신이 참 어리석고 한심했던 것 같다.

하지만 기대를 가지고 바라본 코끼리들의 모습은

마치 눈을 뜨고 있지만 또다른 세상을 바라보는 듯

그 속에서 어떤 생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두 발에 꽉 채워진 쇠사슬과

온갖 상처들로 뒤덮인 커다란 몸

그리고 조련사들의 지시에 맞추어 움직이는

힘겨운 몸짓.

코끼리의 눈을 바라보는데

말이 통하지는 않지만 마음속 어딘가 연결된 듯

더이상 그 모습을 보고 있기가 힘들어서

그냥 얼른 돌아가자고 하며

성급히 동물원을 빠져나왔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리고 만난 <짱과 야생 코끼리 흐넝>책.

먼저 생각보다 두꺼운 책의 두께를 보고 놀랐고

그 속에 담긴 흐넝의 모습을 보고

이십여년 전 만났던 그때 그날,

그곳에서의 이름모를 코끼리가 떠올라서

책장을 쉽사리 넘기기가 힘들었다.

읽다가 중간에 덮기를 여러 차례 반복하고,

중간에 눈물이 나서 꾸욱 참기도 하고,

사람들의 잔인성에 치를 떨기도 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과 동물이 모두 더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하는

짱과 디온, 왓과 같은 동물 구조대원들을 보면서

다시금 희망을 가져보기도 하고,

베트남의 때묻지 않은 자연과

그 속에 자유롭게 살아가는

다양한 야생동물들의 생생한 모습들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그림들에

눈을 떼지 못하고 빠져들어보기도 하였다.

이 지구의 주인은 인간이 아니다.

인간은 어떤 동물도 마음대로 학대할 권리가 없다.

이 시간에도 고통받고 있을

수많은 또다른 흐넝들에게

관심과 구조의 손길이 뻗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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