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마법사들]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디지털 시대의 마법사들 - 융합과 혁신으로 미래를 디자인하는 MIT미디어랩 이야기
프랭크 모스 지음, 박미용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MIT 미디어랩의 학생 발명가들과 교수에 대한 이야기를 묶은 책이다. 그들이 어떻게 창조하고 발명하는지, 그 과정을 엿볼 수 있는데, 구체적인 사례들을 읽다보면 미디어랩 연구가 이루어지는 짜릿한 순간들을 나도 함께 하고 있는 기분이다.

  나는 이 미디어랩이 형식에 얽매이지 않은 연구 분위기를 조성해주는 것이 참 좋았다. 뭔가 성과가 나야 하는 곳이기 때문에 자칫 경쟁이 심해지고, 개인이 마치 커다란 기계의 부품처럼 다루어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개개인의 창의성을 이끌어내기 위한 최상의 환경을 제공해주고 있는 이곳 분위기에 감탄했다. 특히 4계획된 우연적 발견을 재미있게 읽었다. 계획된 우연적 발견? 우연은 말 그대로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것인데, ‘계획된우연이라니? 이 책을 읽어보면 이 모순되는 두 단어가 미디어랩 안에서 얼마나 빈번히 조화되는지 알 수 있다.

 

  계획된 우연적 발견이란 말은, 실은 우연적 발견이 아니라는 것을 뜻한다. 미디어랩에서 그런 일이 일어나는 이유는, 읽어날 것 같지 않은 관계를 일어날 수밖에 없도록 하는환경을 의도적으로 조성하기 때문이다. 미디어랩 교수와 학생들은 전문 분야 바깥으로 나가 다른 분야의 이들과 무작위적으로 결합하면서 자신의 연구를 계속 새로운 방향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자유를 가지고 있다. 그들은 상대의 목적이 자신들의 목적과 달라도, 상대의 분야가 자신들의 분야와 아주 달라도, 그들과 협력해 연구를 진척시킨다. 때때로 그 길은 우회하는 길로 이어질 수도 있고 막다른 길에 다다르기도 한다. 그러나 가끔씩은 그 길에서 앞으로 수십 년간 인간의 삶과 일과 놀이에 변화를 가져올 아하, 하는 순간과 마주치기도 한다. 우연이든 아니든 말이다.(본문 중에서)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이 구체적인 사례도 읽어보면, ‘아니 이 분야랑 이 분야가 연결된단 말이야?’라는 놀라움이 절로 생긴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일들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 전혀 다른 분야의 교차점에서 우리가 그렇게 찾던 창의가 나온다. 그것도 놀라운 창의력 말이다. 이런 것이 진정한 창의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이 파트를 읽으면서 많이 했다. 그냥 보아서는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분야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내면, 엄청난 결과가 탄생한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그야말로 세상에 없던 것들이 탄생하는 것이다. 우리가 늘 듣는 “Think different!”(다르게 생각하라; 스티브 잡스는 다른 것을 생각하라고 했는데 이것도 맞는 말인 것 같다.) 가 이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물론 이렇게 하려면 통통 튀는 엉뚱한 생각과 (보통의 우리는 전혀 안 어울리는 둘을 연결하려는 시도조차 하기가 어렵다) 두 분야를 아우르는 통찰력과 약간의 전문 지식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는 쉽지 않지만, 이런 일이 가능한 사람이 정녕 이 시대의 인재가 아닐까? 그래서 미디어랩에서 세상에 없던 것들이 탄생하나보다.

  읽으면서 내가 범접할 수 없는 분야라는 생각과(...고등학교때 과학, 수학 공부 더 열심히 할걸...) 나도 이런 멋진 일(탄생)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 사이에서 갈등하면서 힘겹게(?) 책의 마지막 장까지 완주했다. 세상에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도, 이런 곳도 있구나 라는 감탄과 함께 말이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수많은 인재들이 모여 탄생을 이뤄내는 것을 보면서, 우리나라에도 이정도 시설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왜 국내의 인재들이 해외로 빠져나가는지 알 것도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옆길로 많이 셌지만, 나에게도 많은 자극이 된 책이다. 특히 내 관심 분야 이외에도 관심을 갖도록 만들었다는 점에서 말이다.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3-05-27 09:5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