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차사 화율의 마지막 선택
김진규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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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 문학쪽에서는 보기 드물게 저승을 소재로 한 작품. 원래 순문학은 거의 안보지만 좋아하는 소재 중 하나를 주제로 쓴 소설이라 일단 읽어보게 되었다. 

화율은 이룰수 없는 사랑으로 인해 살해당하고 저승차사가 된 인물. 수습기간에 첫 임무를 띄고 이승으로 나가는데 실수로 홍(연홍이었는지 이름이 헷갈림)이라는 소녀의 눈을 멀게 한다. 이 홍이라는 소녀는 원래 양반가의 딸이었으나 부친이 역적으로 몰려 죽고 모친도 정신이 나가 죽고 만 가엾은 처지의 노비 소녀. 게다가 정혼자(이 양반 도령 역시 역모죄로 인해 혀가 잘리고 염색공에게 보내짐)를 보러 가는 길에 못된 놈에게 당해 아이까지 가지고 말았다. 한편 염색공이나 정혼자 도령 역시 처지가 딱하기는 마찬가지. 특히 염색공 노인은 매우 깊은 사연을 갖고 있는데...... 

이리하여 이러저러 얽힌 사람들의 이야기. 그런데 우리나라 순문학은 여자가 어려운 일을 겪으면 왜 꼭 '당해야' 하며 십중팔구는 '임신'마저 해야 하나?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일이다. 아이로 인해 용서가 어쩌고 마음의 변화가 저쩌고. 이런게 매번 똑같으니 답답해서 순문학은 보지 않는 것이다. 다만 이 소설은 전개나 인물들의 모습이 잘 써진 것은 확실하다. 

앞으로는 부디 저런 패턴을 반복하지 않길 바라며 아무튼 그런 것을 빼면 읽기에 부족함은 거의 없다고 할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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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사도 - 괴기.번안편 김내성 걸작 시리즈
김내성 지음 / 페이퍼하우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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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장편 '마인'을 읽고 다른 작품도 읽어봐야겠다 싶었는데 이번에 마침 백사도부터 사보게 되었다. 

이 책은 괴기*번안편으로 나뉘어 있는데 괴기편은 미스터리와 호러가 결합된 것이고 번안편 3가지는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단편 3가지를 한국을 배경으로 바꿔낸 것이다. 우선 번안편은 당시 시대상 이런 류가 많았던 점을 감안해야겠고 특히 일본에 그런 경우가 많아 그런쪽에서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원작보다야 떨어지지만 그럭저럭 볼만은 했다. 

그리고 괴기편. 단편으로 이루어졌는데 하나하나가 모두 의외로 재미있고 지금 시점으로 봐도 잘 썼다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이 작품이 쓰인 시점과 시대를 감안한다면 그저 대단하다고 할수밖에. 만일 작가님께서 더 오래 사셨다면 더 많은 걸작을 쓰셨을텐데 그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읽는 동안 당연히 어투("아이 참 당신두. 몰라요 몰라" 식의 손발이 오그라드는)로 인해 약간의 소름(!)은 돋을수 있겠으나 그것만 참는다면 참 재밌게 볼수 있을 것이다. 더군다나 내가 좋아하는 정통파 추리니까. 

이제 연문기담만 남았던가? 역시 이 책도 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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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중궁궐 2
이정운 지음 / 동아발해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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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읽었던 아더 월드가 이세계 연애 판타지물이라면 구중궁궐은 동양계 판타지 로맨스 되겠다. 

이재야는 환술사인 어머니를 잃고 복수를 위해 8살 어린 나이에 길을 떠난다. 거기서 정한국(=배경이 되는 나라)의 대군 선우헌을 만나고 국왕 선우공도 만나 특출한 재능이 눈에 띄어 역시 대군이 되고 세자가 된다. 이 나라는 환술의 능력이 강할수록 인정받으며 재야는 가장 강력한 소환수인 4방신을 동시 소환할수 있는 능력자였던 것이다. 다만 여자가 왕이 될수 없는 시대배경덕에 남자로 세자가 되어 모든 면에서 다른 대군들을 따돌리며 명성을 떨치고-또 복수의 길도 걷게 된다. 

일단 책 뒤편 소개글만 보면 다소 명랑한 분위기의 세자 경합쯤 될거 같은데 사실은 보기보다 무거운 편이고 또 세자경합은 길게 나오진 않는다. 그리고 생각보다 환술이나 선계의 이야기가 꽤 많이 나와 더 재밌게 읽었다. 무엇보다 재밌는건 재야가 소환하는 4방신들의 이름과 성격. 특히 백호의 개그(!)는 절로 웃음이 나올 정도! 또한 커플에 있어 다소 의외로 이어지는 면도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재야가 이루어진 남자는 일단 다행이라고 보고...다만 선우운(또다른 대군)이 좀 더 마음에 들었기에 약간 아쉬운 점은 있지만 말이다. 

차기 왕권 경쟁방식도 특이했고(혈연관계는 전혀 없이 정한국 내의 뛰어난 아이들을 모아 대군으로 봉하고 거기서 세자를 뽑는) 환수들 이야기도 나와서 좋았다. 역시 현대물보다 사극이나 판타지 로맨스 물이 훨씬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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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를 사는 남자
우타노 쇼고 지음, 김성기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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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우타노 쇼고 작품은 국내에 번역된 것을 모두 읽은 셈.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에서 정말 감탄했고 '벚꽃......'에선 기대가 낮아졌으나 어쨌든 읽어봤다. 

이 작품은 액자소설 형태다. 안쪽 이야기뿐만 아니라 바깥쪽 이야기 역시 이중 미스터리 구조를 가지고 진행되는데 작가의 특기대로 반전의 반전과 트릭은 정말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다만 시건방진 생각일지 모르겠으나 스토리 라인은 왠지 다소 지루한듯.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 작가분은 장편보다 중단편을 많이 써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만일 다음에도 이 작가분 책이 번역된다면...장편은 사보지 않을 것이고 중단편집이라면 당연히 사볼 테니까. 

아무튼 안쪽 이야기는 에도가와 란포가 말려든 기괴한 사건을...바깥쪽 이야기는 저명한 추리소설 작가와 그에 얽힌 사건을 그리고 있다. 안쪽 이야기는 초중반이 흥미롭고 바깥쪽은 막판이 놀랍다. 역시 추리소설의 특성상 이 이상 썼다간 트릭이 눈치채여서 재미없어질수도 있으니 더 쓰기는 좀 그렇지만. 

작가분의 다음 번역작은 무엇이 될까? 부디 중단편이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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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린 머리처럼 불길한 것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23
미쓰다 신조 지음, 권영주 옮김 / 비채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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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단 표지부터가 정말 강렬하다. 오만과 편견과 좀비였던가? 그 책이래 이토록 인상에 남는 표지는 본 적이 없을 정도. 게다가 내용은 일단 인습에 가득찬 대가족과 마을에서 벌어지는 연쇄살인이라. 마치 요코미조 세이시같은 분위기 아닌가! 

그런데 표지와 기본설정 및 인물들에 비해 이야기 전개는 의외로 지루한 편이다. 점차 속도가 나가지 않더니 중간을 넘어서면서부터는 아예 대강대강 읽게 되었으니까. 다만 막판의 반전의 반전만은 대단했다고 생각하지만. 내용을 조금 더 압축하던지 늘어지지 않도록 했다면 아마 대단한 소설이 되었을듯 싶다. 

추리소설은 자세히 쓸수 없으니(다른 장르에 비해 스포가 잘못 떴다간 대작이라도 시들해지니까!) 더 이상의 언급은 할수 없지만......이런 내용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라면 역시 요코미조 세이시의 작품들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작가가 중단편을 썼다면 그것은 보고 싶다. 짧은 내용이라면 아마 더 괜찮을거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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