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에게 할 말이 있다는 건 매우 중요하지요. 어떤 작가가 정직한 사람이고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있다면, 나쁜 작가가 되기란 매우 어렵습니다. 명확한 방식으로 자신의 생각을 옮길 수가 있으니까요. 반대로 할 말이 없는 작가라면, 글이라는도구가 있다 해도 그는 이류랍니다. - P294
19세기 러시아 문학의 위대한 질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생각하는 중이에요. 읽을 가치가 있는 소설은 마음을 단련시키지요. 인간의 가능성에 대한 인간의 본성이 무엇인지에대한,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인식을 확장시켜요. 문학은자기 성찰로 이끌지요. - P321
왜 작가가 되었다고 생각하세요? 돈 드릴로 추측되는 이유는 있지만 확실하진 않아요. 아마 생각하는법을 배우고 싶었나 봐요. 글은 생각의 농축된 형태죠. 지금도 자리에 앉아 글을 쓰기전에는 특정 주제에 대해 제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가 없어요. 또한 더 엄밀한 사고방식을 찾고 싶었던 것 같아요. - P347
지금은 어떤 작업 습관이 있나요? 드릴로 아침에 수동 타자기로 일을 합니다. 네 시간쯤 일한 뒤 달리기를 하러 나가지요. 그러면 한 세계를 떨쳐내고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데 도움이 돼요. 나무와 새들, 이슬비. 멋진 간주와 같죠. 늦은오후에 세 시간 정도 더 일합니다. 다시 책을 위한 투명한 시간이 시작되죠. 간식을 먹거나 커피도 마시지 않고, 담배도 피우지 않습니다. 담배는 오래전에 끊었어요. 집은 밝고 조용합니다. 작가는 자신의 고독을 지켜줄 확실한 조치를 취하고, 그다음에는 수많은 방법으로 그 고독을 허비합니다. 창밖을 바라보고, 사전에서 아무 항목이나 찾아 읽어대죠. 저는 그 마법을 깨뜨리기 위해 보르헤스의 사진을 봅니다. 콤 토인Colm Toin이라는 아일랜드 작가가 보내준 건데, 캄캄한 배경에 대비된 보르헤스의 얼굴이에요. 눈멀었지만 매서운 눈매, 벌어진 콧구멍, 팽팽하게 당겨진 피부, 놀랄 만큼 선명한 입. 입은 그린 것처럼 보여요. 그는 예지를 얻기 위해 그려진 주술사 같고, 얼굴 전체에 냉혹한 황홀감이 깃들어 있어요. 그가 일하는 방식에대해서 전혀 모르지만, 그 사진은 창가나 다른 곳에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았던 작가의 모습을 보여주지요. 그래서 그를 무기력과 표류상태에서 벗어나 마법과 예술, 예언이라는 별세계로 데려갈 안내자로 삼으려고 노력했습니다. - P351
할리우드에는 돈을 벌려는 단순한 이유 때문에 갔습니다. 사람들은 친절하고 음식도 맛있었지만, 그곳에서 행복한 적은 없었습니다. 그저 돈을 벌러 갔기 때문이겠지요. 영화 제작비를 마련해야 하는 엄청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훌륭하고 독창적인 영화를 계속 만들어내는 감독들을 존경합니다. 하지만 할리우드를 생각하면 ‘자살‘이라는 단어가 먼저 떠오르지요. - P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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