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득은 마술사처럼 - 청중을 사로잡는 마술사의 7가지 비밀
데이비드 퀑 지음, 김문주 옮김 / 21세기북스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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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 당신은 FBI 협상전문가에서부터 네트워킹 전문가, 기술사업가, 기업 CEP까지 다양한 경영적, 정치적, 사상적 지도자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들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추종자들에게 영감을 주고 성공에 꼭 필요한 공감과 지지를 얻기 해 이러한 원칙들을 적용한 사람들이다. 또한 나는 전쟁에서 이기고, 적을 제압하고, 나라를 세우기 위해 이 원칙들을 사용한 역사적 인물들을 소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전설의 마술사 외에도 국가 지도자들과 고대의 비선 실세들이 포함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사회적인 커리어와 개인적인 삶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여러 도전들에 이러한 원칙들을 적용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란 점이다. - '시작하며' 중에서

 

 

마술의 핵심 원칙 일곱 가지

 

책의 저자 데이비드 퀑은 마술사이자 <뉴욕타임스>의 크로스워드 퍼즐 제작자다. 그는 하버드대학교에서 마술사의 역사를 연구하면서 역사학 학위를 받았다. 그는 전 세계적인 히트작 〈나우 유 씨 미〉에서 마술 총책임자였으며 현재 NBC 드라마 〈블라인드 스팟〉에서 암호 관련 자문을 맡고 있다. 또한 〈미션 임파서블: 로그네이션〉, 〈이미테이션 게임〉, 〈매그니피센트 7〉 등의 영화에서 자문을 맡았다. 인기 있는 테드토크 연사이기도 한 그는 전 세계 기업들에서 강연과 마술공연을 자주 진행하고 있다. 

 

그는 마술의 핵심 원칙 일곱 가지만 알면 어떤 무대에서라도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말하며 속이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들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고 자신의 계획대로 상황을 이끌어가며 실수에도 자연스럽게 대처하는 방법으로의 마술을 알려준다. 더불어 자신의 역할을 유연하게 수행하고 더 나아가 성공하는 방법, 영향력을 누리는 사람들이 가진 비밀을 설명해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설득하고, 자신의 영역 안으로 자연스럽게 이끌 수 있도록 도와준다.

 

책은 총 7장으로 구성되었는데, 제1장(믿는대로 보인다, 지각적 공백을 활용하라)에서는 관객들이 눈으로 보고 있는 것과 믿는 것 사이에 지각적 공백이 준재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이를 활용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제2장(지나친 준비란 없다, 준비하고 또 준비하라)에서는 관객을 깜짝 놀라게 만들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을 돕는다. 제3장(스토리가 경쟁력이다, 각본을 짜라)에서는 미술을 관통하는 서사를 만드는 것의 중요성을 발견하게 된다. 제4장(보이는 대로 믿는다, 시선을 장악하라)에서는 마술사 최고의 친구, 즉 미스디렉션이 실생활에서 가지는 가치에 대해 탐구한다.

 

제5장(당신의 선택은? 자유선택의 자유를 설계하라)에서는 관객들에게 선택권을 주면서 그들을 지배하는 마술사의 기술을 배우게 된다. 제6장(친숙함의 허점을 공략하라)에서는 관객의 습관과 패턴, 그리고 기대를 은밀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제7장(플랜B를 준비하라)에서는 경쟁자보다 앞서가게 해줄 백업 계획을 개발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믿는 대로 보인다, 지각적 공백을 활용하라

 

우리들은 자신의 눈으로 직접 본 것을 믿는다. 이는 인간의 본능이다. 즉 우리는 우리의 감각과 지각력을 믿는다. 나아가 우리는 스스로를 거짓으로부터 진정한 가치를 구분해낼 줄 알 정도로 똑똑하고 눈치가 빠른 사람이라고 가정한다. 또한 바보 같은 생각들 중에서 현명한 생각을, 사기꾼들 중에서 정직한 사람을, 똑똑한 척하는 이들 중에서 진짜 천재를 짚어낼 수 있는 인간의 능력을 믿는다. 그래서 보이는 대로 믿는다.

 

이와같은 우리들의 믿음 때문에 마술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사실 우리들의 지각은 맹점투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술사들은 지각의 점을 잇는 마음의 처리 과정을 완벽하게 이용한다. 이러한 처리 과정 가운데 하나가 실험심리학에 등장하는 무형 완성이다. 나무 한 그루가 서 있고, 나무 뒤쪽으로 닥스훈트 강아지의 머리와 꼬리가 보일 때 우리들은 마음속으로 나무 뒤에 강아지가 서 있다고 상상하게 된다. 이것이 무형 완성의 실제 예다.

 

그러나 마술사들은 나무 뒤에 두 마리 또는 그 이상의 강아지가 있을 수도, 아니면 반쪽짜리 강아지 인형 두 개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그렇기에 마술사는 이 닥스훈트를 불가능한 길이까지 '늘려놓거나', '강아지를 반으로 동강내는' 마술을 통해 보는 이를 전율하도록 만들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우리들이 진짜로 볼 수 있는 것과 우리들이 가정하는 것 사이의 지각적 공백을 이용하는 것이다.

 

 

지나친 준비란 없다, 준비하고 또 준비하라

 

대부분의 마술사는 '로드업'이라 불리는 비밀스런 행위를 한다. 이는 자신의 마술에 빠져들도록 미리 온갖 준비물들을 준비하는 것을 말한다. 마술을 구경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이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모자에서 갑자기 비둘기가 나타나고, 손에 있던 카드가 사라지고 없어졌던 카드가 다시 나타나는 등 말이다. 이는 모두 사전에 철저하게 마술사가 준비한 노력의 결과인 것이다. 

 

이는 우리들이 궁극적으로 성취하길 원하는 결과를 그려보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완벽하게 요리되어 접시에 놓인 음식? 놓쳐선 안 되는 사업계약 또는 당신의 커리어가 시작되게 해줄 마술쇼? 그 목표가 자신에게 소중할수록 신중하게 로드업하는 것이 중요해진다. 따라서,  자신의 커리어에 중요한 기로, 일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기회 등을 앞두고 있을 때 든든한 준비는 사전에 완벽한 자신감을 갖고 그 일에 임할 수 있도록 확신을 가져다준다.

 

 

스토리가 경쟁력이다, 각본을 짜라

 

이야기는 우리에게 바깥에서부터 안으로 영향을 미친다. 액션영화를 볼 때 영화에 몰입한 자신의 모습에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는가? 주인공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장면이 나오면, 당신은 이를 악물게 되고 손에는 땀이 흥건하며 불안감에 몸을 움찔하게 된다. 이는 '거울신경'이라고 불리는, 마술과도 같은 신경세포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거울신경은 학습과 이야기 처리를 위한 두뇌의 가장 필수적인 메커니즘이다.

 

거울신경은 특정한 행동을 보거나 상상할 때, 그리고 실제로 그 행동을 수행할 때 작동한다. 이는 직접 망치질을 하는 사람과 망치질을 하는 사람을 보고 있는 사람의 뇌가 서로를 비춘다는 의미다. 또는 옛말 그대로, 보는 대로 배운다는 의미다. 이 특별한 신경은 우리가 간접경험을 할 수 있게 해준다. 예컨대 운동 선수가 달리기시합에서 이기는 것을 보고 있으면 마치 자신이 직접 달린 듯이 의기양양함을 느끼게 되는 것과 같다.

 

 

보이는 대로 믿는다, 시선을 장악하라

 

미스디렉션은 관객의 관심을 마술의 방법 또는 작동원리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대신 마술의 감각적인 효과에는 가까워지게 바꾸는 조작방식을 의미한다. 일부 현대마술사들은 '관심관리'라는 좀 더 정확한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 어느 쪽이든 사물을 사라지게 하고, 모양을 바꿔놓고, 물리법칙을 거스르는 초능력을 가졌다고 믿게 만들고, 평법한 것들을 이상하게 보이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아무튼 간에 이를 너무나도 잘 활용한 정치인이 있다. 그는 바로 유명한 루스벨트 대통령이다. 

 

프랭클린 델라노 루스벨트는 39살에 소아마비를 앓은 후 정계 복귀를 결정했다. 하지만 그에겐 넘어야 할 이미지 문제가 있었다. 당시 사회의 분위기가 장애인을 냉대했기 때문이다. 특히, 남성이라면 신체적으로 건장하고 외모상 강함이 풍겨야만 했다. 따라서 소아마비를 앓은 하반신은 치명적인 약점이었던 것이다. 다리 재활 훈련에 7년을 매달렸지만 회복이 불가능함을 깨달은 그는 마술에 의존했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그는 사전에 행사장을 철저하게 답사한 후 제일 먼저 연단에서 가까운 곳에 미리 준비한 특수의자에 앉아 있다가 철제보조기구를 자신의 몸에 은폐한 뒤 참을성 있게 연단까지 홀로 걸어가는 모습을 연출했던 것이다.     

 

마술에서 미스디렉션은 관객이 주목하는 것과 주목하지 않는 것 간의 간극을 의식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마술사의 목표는 그 간극을 증폭시켜 관객들이 마술효과 뒤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의심조차 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증명했듯, 이러한 기술은 이미지, 메시지, 제품, 또는 정책이 받아들여지는 방식을 통제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도움이 된다.

 

미스디렉션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마술사들이 '프레임'이라고 부르는 초점의 도구다. 마술사들에게 프레임이란, 관객들이 보고 목격하고 마술의 클라이맥스를 즐기기를 바라는 특정한 구역이다. 일반적으로 프레임은 트릭 기법이 일어나는 곳을 의미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런 트릭들은 어둠 속에서, 다시 말해 관객들이 전혀 주목하지 않는 회색구역에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나는 레몬을 갑자기 만들어내기 위해 이 컵을 쥐고 있는 것일까? 아니, 나는 테이블 밑에서 오렌지 하나를 몰래 꺼내기 위해 다른 한쪽 손을 프레임 바깥에서 사용하는 동안 당신의 주의를 집중시킬 프레임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자유선택의 자유를 설계하라

 

영화 <나우 유 씨 미>의 첫 장면에서 악동 마술사 역을 맡은 제시 아이젠버그는 시카고 거리의 행인들 앞에서 현란한 손기술을 펼친다. 간단한 작업이었다. 이 마술로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뿐 아니라 이 영화를 보는 관객들을 몰입시키고 감탄하게끔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만 빼면 말이다. 우리는 아이젠버그가 카메라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서서, 구경하고 있던 한 여성에게 카드 한 장을 고르도록 부탁하면서 카드 한 벌을 휙휙 넘기도록 연기를 짰다.

 

 

그 여성은 다이아몬드 7 카드를 고른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전부 그 카드를 고르게 된다. 그후 아이젠버그가 카드들을 하늘로 뿌리면 배경에 있던 한 고층건물 벽면에 불이 켜지면서 거대한 다이아몬드 7 카드가 한 장 나타난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있던 사람들은 너무 놀라서 말문을 잃는다. 그리고 궁금해한다. 하지만 어떻게, 이 사람은 내가 무슨 카드를 뽑을지 알았을까? 

 

여기에서의 착각은 관객들이 자유롭게 선택을 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마술사들은 사람들의 생각과 결정을 이미 정해진 선택으로 이끌어가기 위해 모든 종류의 기술을 사용한다. 그러나 바라던 효과는 관객들이 진심으로 자신들이 그 성과물을 좌우했다고 믿을 때에만 성취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마술사의 목표는 자원자들에게 실제로는 그들이 가지지 않은 선택지를 가졌다고 확신시키는 것이다.

 

자유선택의 마술은 비즈니스에서도 잠재적 이득을 가져다준다. 고객들이 우리가 제안하는 제품이나 프로그램을 자신의 뜻대로 사게 되었다고 믿을 때, 그들의 태도는 우리가 우격다짐으로 판매를 밀어붙였을 때보다 훨씬 더 수용적일 것이다. 또한 향후에도 이 브랜드에 좀 더 감정적으로 관여하게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소비자가 주인의식을 갖게 된 것이다. 

 

 

친숙함의 허점을 공략하라

 

군사적 위장은 본디 자연에서 영감을 얻어 시작된 일이다. 자연은 동식물들이 보호와 포식을 누릴 수 있는 다양한 형태와 기회를 제공한다. 예를 살펴보자. 바다속의 가자미들은 주변 환경에 맞추려고 8초라는 짧은 시간에 점박이나 격자무늬를 드러내며 색깔과 무늬를 모두 바꿀 수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자신보다 더 큰 포식자의 눈을 피하고, 다른 한편으론 새우나 게 같은 먹잇감을 손쉽게 사냥한다.

 

산누에나방의 반점은 부엉이의 눈을 닮았다. 왜 그럴까? 마치 마술 같은 이 패턴은 큰 부엉이를 무서워하는 작은 새들로부터 스스로를 보호받을 수 있어서다. 이처럼 위장은 인류문명이 태동하기 훨씬 이전부터 동물의 왕국을 지배하던 기술이었다. 자연스럽게 인간들 역시 너무 뻔한 패턴을 구분해내고 때론 속아 넘어갈 수 있게 태어났다.

 

우리들은 본능적으로 더 친숙한 얼굴을 선호하기 때문에 낯익은 얼굴을 재빨리 읽어낼 수 있다. 우리는 패턴과 패턴을 해석하는 능력에 지나치게 의존한다. 왜냐하면, 이는 손쉬운 지름길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아침 패턴을 생각해보자. 눈을 뜨고 잠자리에서 일어나 샤워하고 옷을 입는다. 커피를 마시거나 음식을 먹고 이를 닦고 차를 몬다. 마침내 회사에 출근했다. 이는 모두 선천적인 효율과 관련이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단점도 있다. 친숙한 패턴을 좇아 움직이면서 주목하지 않는 모든 것들을 떠올려보자. 무슨 옷을 고를지 또는 어떤 아침을 먹을지 별다른 생각 없이 자동으로 움직였는가? 만약 그랬다면, 누군가 밤사이 거실에 침입해서 구석에 세워둔 작은 조각상을 가지고 도망쳤다는 것을 눈치챘을까? 바로 코앞에 있어도 우리들은 보지 못한다. 이런 의미에서, 패턴에 대해 인지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우리에게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 그리고 마술사들은 이 점을 놓치지 않는다. 

 

 

플랜B를 준비하라

 

플랜B란 트릭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됨에 따라 실패할 조짐이 보이거나 명백하게 실패할 것으로 판단될 때 사용하는 비상용 계획이나 도구를 뜻하는 마술사 용어다. 따라서, 이는 마술의 성공을 보호하기 위해 설계된 보험인 셈이다. 마술사는 마치 경영의 달인처럼 실패의 중요성을 잘 숨겨놓거나 위장시켜놓음으로써 성공하게 된다.

 

아주 오래 전에 <'비책', 예방책과 도전>(1940년)이란 책을 썼던 마술사 찰스 홉킨스는 공개적으로 실패를 하게 되는 경우에 대해 직설적으로 말했다. "당신이 사활을 걸었을 때 저지르는 실패는 백일하에 공개된다. 어쩔 수 없이 벌어지는 순간적인 퇴각이나 차질을 관객들이 눈치챈다면, 즉각적인 전략의 변화가 이뤄져야 한다"

 

비상용 비책라고 부르는 이러한 전략은 계획에 없던 상황을 통제하고 재빨리 새로운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공중곡예사의 안전그물처럼 비상용 히든카드는 즉각적으로 그 행동을 살려낼 방법이 없을 때조차 우리들의 생존을 보장해준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마술사들은 이런 교훈이 늘 몸에 배어 있었을 것이다.

 

 

설득을 위해 마술의 힘을 사용하라

 

우리들은 대체로 마술사들은 사람들의 눈과 인식을 속이는 것만을 연구한다고 이해하기 쉽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들은 자신들이 사용하는 미스디렉션의 효과 발휘를 위해서 누구보다도 철저한 준비를 한다. 즉 마술사들은 관중의 마음을 의도한 대로 사로잡는 설득의 고수들인 것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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