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一部
1
내 사랑은 우리집 책상 속에 잠들어 있어요. 고운 노래를
들으면 그것은 하늘 위로 날아갔다 돌아오곤 해요. 꿈꾸는
바다가 보여요. 깨울 수 없는 그 바닷가에는 고기 뗴들만
하얗게 죽어 있어요.
2
새들의 집 지붕 위로 푸른 빛 저녁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
어요. 발가락을 간지리던 새앙쥐도 떠나가고 나는 심심히 오
래된 그림책을 펼쳐요. 잠든 때에도 오렌지빛 바다는 얘기해
요. 흩날리는 거리에서 돌아오면 피곤한 손을 닦아 주기도
해요.
3
나는 모른다고 했어요. 책상 위 제라늄이 왜 자꾸 시드는
지를. 내 낡은 머리칼 위에서 왜 늘 겨울 바람이 펄럭이는
지를. 이따금 열린 창틈으로 새털구름이 지나가고 지금 내
귀에는 어둠 소리만 가득해요. 떨어져 쌓이는 쓸쓸한 바닷
가도 보여드릴께요.
홍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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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마음 속 풍경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이 시를 읽다보면
쓸쓸함이나 외로움, 따분하고 지친 일상 따위도
호젓하게 즐길 수 있는 기분이 되곤 한다.
서랍속에 잘 간직해두고 웃으며 바라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낡고 먼지 낀 창틈으로 밖깥 세상을 슬쩍슬쩍 훔쳐 보기도 하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