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을 들어 주는 대나무 숲 행복한 책꽂이 26
한영미 지음, 이주미 그림 / 키다리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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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화를 읽기 전, 제목에서 연상되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전래동화이다. 여기서 임금님은 자신이 지닌 비밀 때문에 힘겨워하는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임금은 결국 대나무 숲에서 비밀을 털어놓고서야 편안해진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이 대나무 숲의 역할이 궁금해진다.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네 명의 아이들

이 아이들은 하나의 사건을 겪었다. 그리고 저마다 하고 싶은 이야기, 그것을 하지 못해 힘들어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그 비밀을 어느 날 자신들의 앞에 나타난 비밀의 대나무 숲에서 만난 만설이 앞에서 털어놓게 된다.

 

어느 날, 학교에 지갑에서 돈이 없어지는 사건이 벌어진다. 우람은 억울하게 도둑으로 몰렸다. 하지만 자신이 한 행동 때문에 그 시간에 무엇을 했는지 말하지 못한다. 그리고 그런 우람을 도둑으로 지목하고 힘든 시간을 겪는 선아. 그리고 정말 그 사건을 알고 있는 미로도 말하지 못한다. 그리고 정말 돈을 훔친 동수,

학교에서 일어난 이 일로 네 명의 아이들은 비밀을 가지게 된다. 속 시원히 말할 수 없는 그들의 이야기가 마치 네 가지 사건, 네 가지 이야기를 다루는 동화처럼 읽혀진다.

대나무 숲에서 만난 만설이 씨가 나타나지만 결국 비밀은......

이 비밀은 아이들이 품고 결국 19년 뒤에 이 사건과 다시 마주한다. 그리고 이들이 다시 생각해보는 것이 있다. 진실이라는 것, 잘못을 알았을 때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지이다.

 

간단하게 도화를 모티프로 하여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었나보다 했다. 하지만 하나의 사건에 네 명의 아이들이 품고 있는 비밀이 결국 해결되지 않으면 오랜 시간 숙제로 남는 것을 보여준다. 보토의 동화는 그 시간에 이야기를 마무리하는데, 이 동화는 아이들의 성장 후에 다시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이 흥미롭다.


-출판사 책제공, 개인적인 의견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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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스턴 씨의 달빛서점
모니카 구티에레스 아르테로 지음, 박세형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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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다. 한 가지만으로도 책의 끌림은 강할 것인데 ---

첫 번째는 슬프거나 부정적인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는 책 소개글 때문이다. 일명 필굿(feel good) 소설이라는 것이다. 가끔 이런 책 필요했다.

두 번째는 서점주변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거창한 서점이 아니라 소소한 서점이니 이야기도 잔잔하겠다는 기대였다.

책을 읽은 후 한 마디 감상은 위의 두 가지를 만족했다는 점이다.

 

이 책은 런던 템플지구의 작은 책방 달빛서점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리빙스턴 씨는 작은 서점을 운영하는데, 그 성격은 때론 까칠하지만 속은 깊은 정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리빙스턴 씨는 일명 까칠남이다. 이 리빙스턴 씨가 운영하는 달빛서점에 아그네스가 우연히 임시직원으로 일하게 된다. 이때부터 이야기의 시작이다. 나름의 사랑이야기도 전개된다. 하지만 더 관심이 가는 부분은 책 속에서 등장하는 또 다른 책이나 그 속에 있는 이야기, 문장들이다. 더불어 곳곳을 아주 다정스럽게 설명하는 것은 서점을 더욱 정겹게 보여주게 하고, 이 까칠남이 절대 까칠남이 아니라 속 깊은 사람이지만 표현이 없어서라는 점을 대비시켜 더욱 선명하게 해 주는 이유가 아닐까 짐작도 해 본다.

서점 주인이 주인공답게 책 속에 책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는 전개다.

피라미드 모양 천창을 통해 달과 별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밤하늘이 서점 안에서도 바라보인다는 설명은 마치 한번쯤 그 서점을 다녀온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하는 표현이다. 사람보다 책에 대해 더 많이 안다는 주인, 손님들의 취향도 잘 알아 책을 찾아내는 특별함도 있다.

하지만 친절함도 있을법한데 전혀 그렇지 않다.

 

아그네스는 리빙스턴 씨가 다양한 문학, 책을 선택하는 것에 점점 익숙해져 자신이 그동안 읽지 않았던 분야의 책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살짝 사건도 전개되지만 그것보다는 이 책을 끝까지 재미있게, 아니 매력적으로 읽어내게 하는 것은 역시 책 속에서 만나는 영미 문학의 문장들 때문이다.

책에서 등장하는 여러 문학을 직접 읽어보지 않아도 서점주인이 발췌해주는 곳을 읽어가는 것만으로도 책을 잘 만나, 잘 읽었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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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문 들었어? (그림책 특별판) 바람그림책 135
하야시 기린 지음, 쇼노 나오코 그림, 김소연 옮김 / 천개의바람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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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눈길을 끈다. 빨간 표지 안에 황금색으로 화려한 모습을 한 사자의 모습이다. 제목과 그림만으로는 어떤 소문일지 짐작할 수 없다.

 

이야기의 주인공, 금색 사자는 다른 동물들이 자신이 가진 금색의 모습을 특별하게 여긴다. 이즈음 이곳에 왕을 뽑아야 하는 때가 온다. 금색 사자는 자신이 왕이 되고 싶다. 그렇지만 평소 좋은 일을 많이 한다는 은색 사자의 이야기가 거슬렸다. 이러다가는 자신이 왕이 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은색 사자에 대한 이상한 소문을 퍼뜨리기 시작한다.

왕위 후보에 오른 금색 사자의 거짓 소문을 동물들은 처음에는 믿지 않는다. 하지만 이곳저곳에서 금색 사자가 퍼뜨린 소문이 들려오자 조금씩 거짓말을 믿게 된다.

서로 같은 이야기를 알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금색 사자 말을 믿은 동물들은 다시 그 이야기를 다른 곳에 옮기게 된다. 입으로 전해진 거짓소문을 점점 부풀려진다. 결국 금색 사자의 거짓 소문에 은색 사자는 왕이 되지 않고 금색 사자가 왕이 된다. 그런데 나라는 점점 힘들어지게 된다. 왜일까?

 

이야기를 읽으면 금색 사자만 탓할 것이 아니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어떤 이야기를 본인들이 확인하지도, 직접 보지도 않았던 이들이 그냥 말을 그대로 옮겼다. 그들은 들은 말을 옮겼지만 거짓말을 만든 것은 금색 사자다. 동물들은 소문을 들은 것을 서로에게 조심하라는 말만 전했지만 말을 확인하지 않고 옮기다보니 은색 사자에게 좋지 못한, 아니 억울한 소문이 된 것이다.

사실 좋은 말을 소문을 내어야 한다. 좋은 것이 널리널리 알려서 더 좋은 동네를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금색 사자의 욕심으로 은색 사자는 억울한 소문의 주인공이 된다.

은색 사자는 누명을 쓴 것이다. 하지만 직접적으로 해명하지 않는다. 언젠가는 오해야 풀릴 거라 여겼다. 피해자이기다. 하지만 이야기의 어디에도 오해라는 것은 선명하게 보여주지 않는다.

작가는 독자가 책을 읽으면서 진실, 말하기, 전달하기의 중요한 의미를 책으로 전해주려고 한다. 은색 사자의 확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것은 독자가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라는 작가의 의도이리라 짐작된다.

 

-출판사 책제공, 개인적인 의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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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집 시를 담은 그림책 2
안도현 지음, 이관수 그림 / 봄이아트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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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시인, 안도현. 시인이 그림책을 출간했다.

이미 시인의 시를 여러 편 접했고, 그때마다 늘 울림이 있는 시에 매력을 느꼈다.

 

시를 먼저 이야기기 하자면 시골의 어느 집, 그 가족이 홍시가 익어 있는 옆집 감나무 한 그루를 바라보는 시선에 대한 것이다.

 

안도현 시인의 시 (이웃집의 한 부분이다.)

나는 이미 익을 대로 익은 저 홍시를/따 먹을 것인가, 말 것인가/몇 날 며칠 고민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아들은 당장 따 먹어버리자고 했고/딸은 절대로 안 된다 했다

 

이렇게만 읽어도 그 문장에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이 시가 그림과 만나니 더 표정이 살아있는 시와 그림책이 된다. 하지만 진짜 이야기는 저 시의 다음 부분부터이다. 시를 저 부분만 읽으면 좀 냉정하다 하겠다. 하지만 아니다. 왜 이 가족이 이 홍시에 대해 이렇게 관심을 가지는지, 그들이 가진 진짜 마음은 무엇인지시의 뒷부분에서 알게 된다.

 

무심히 지나칠 수 있는 사물에도 시인의 손길이 닿으니 당장 관심 속에 들어오는 시선이 된다. 삶의 가치, 그리고 이웃, , 관심 등 여러 언어들이 태어난다.

시만 읽어도 따뜻한 마음인데, 수묵담채화로 그려진 그림이 더욱 매력이 된다. 감나무는 당연하다. 그리고 기와집, 돌담, , 나무 등 시골의 풍경이 참 정겹게 보게 된다. 그림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표정도 묘사 없이 실제 모습처럼 선명하다. 시를 읽는 내내 인물들이 가졌을 마음을 실감나게 표현해 준다. 그래서 시에 더 몰입하며 읽게 된다.

 

시골에 가면 볼 수 있었던 감나무, 그 감나무 가지가 이웃집에 넘어왔을 때 무심히 넘겨버릴 수 있는 눈길이었겠지만 시인의 눈에는 그렇지 않다. 그 이웃집에 사는 사람들의 섬세한 마음까지 드러내어준다

 

-출판사 책제공, 개인적인 의견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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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문장이라도 제대로 쓰는 법 - 비문을 쓰고도 모르는 당신을 위한 최소한의 글쓰기 법칙
이연정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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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나의 글쓰기에 대한 생각은 아주 잘 쓰는 문장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래서 내 문장이 비문인지, 주술호응이 맞는지 안 맞는지도 챙겨보지 않았다.

어느 날, 글에 대한 수업에서 지적 받았다. 비문에 대해서.

순간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왜 한 번도 나는 내 글을 다시 들여다보지 않았지? 그리고 그 후로 내 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누군가 시원하게 이럴 땐 이런 문장, 이래서 비문 등을 알려주는, 배울 수 있는 곳이 없었다. 그러니......

 

이 책 잘 만났다. 일단 목차부터 보니 궁금한 부분을 잘 다루고 있다. 한 주제씩 꼼꼼하게 읽어본다. 그리고 그 속에 있는 잘못된 문장, 고쳐 쓴 문장을 비교해 본다.

새롭게 알게 되는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모호하게 설명하는 것, 살짝 다듬는 법 등이다.사실 글쓰기에 관한 책들을 보면 내 문장이 너무 별로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다. 그러면서 배우기도 한다. 그런데 이 책의 설명은 아주 명확하고도 친절하게 설명한다.

 

작가는 문장을 길게 늘어놓거나, 메신저를 쓸 때 쓰는 줄임말 등이 문장에 그대로 담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한다. 습관이라는 것이 있어서 혹시 평소 하던 말이 나의 문장에 생각으로 담기지 않는지 스스로 다듬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글은 자신의 의도를 자칫 잘못 전달하거나 기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은 꼭 알아두면 좋은 문장의 기본원칙을 기준으로 설명한다. 비문을 고치기 위한 점검원칙, 조금만 다듬으면 괜찮아지는 문장의 원칙, 틀리기 쉬운 맞춤법 등이다. 그리곤 생활에 필요한 글쓰기 방법도 알게 한다.

두고두고 보면 좋을 글쓰기 공부책이다.

 

- 출판사 책제공, 개인적인 의견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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