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스턴 씨의 달빛서점
모니카 구티에레스 아르테로 지음, 박세형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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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두 가지다. 한 가지만으로도 책의 끌림은 강할 것인데 ---

첫 번째는 슬프거나 부정적인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는 책 소개글 때문이다. 일명 필굿(feel good) 소설이라는 것이다. 가끔 이런 책 필요했다.

두 번째는 서점주변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거창한 서점이 아니라 소소한 서점이니 이야기도 잔잔하겠다는 기대였다.

책을 읽은 후 한 마디 감상은 위의 두 가지를 만족했다는 점이다.

 

이 책은 런던 템플지구의 작은 책방 달빛서점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이 이야기의 주인공인 리빙스턴 씨는 작은 서점을 운영하는데, 그 성격은 때론 까칠하지만 속은 깊은 정으로 가득 차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리빙스턴 씨는 일명 까칠남이다. 이 리빙스턴 씨가 운영하는 달빛서점에 아그네스가 우연히 임시직원으로 일하게 된다. 이때부터 이야기의 시작이다. 나름의 사랑이야기도 전개된다. 하지만 더 관심이 가는 부분은 책 속에서 등장하는 또 다른 책이나 그 속에 있는 이야기, 문장들이다. 더불어 곳곳을 아주 다정스럽게 설명하는 것은 서점을 더욱 정겹게 보여주게 하고, 이 까칠남이 절대 까칠남이 아니라 속 깊은 사람이지만 표현이 없어서라는 점을 대비시켜 더욱 선명하게 해 주는 이유가 아닐까 짐작도 해 본다.

서점 주인이 주인공답게 책 속에 책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재미있는 전개다.

피라미드 모양 천창을 통해 달과 별이 반짝이는 아름다운 밤하늘이 서점 안에서도 바라보인다는 설명은 마치 한번쯤 그 서점을 다녀온 듯한 느낌마저 들게 하는 표현이다. 사람보다 책에 대해 더 많이 안다는 주인, 손님들의 취향도 잘 알아 책을 찾아내는 특별함도 있다.

하지만 친절함도 있을법한데 전혀 그렇지 않다.

 

아그네스는 리빙스턴 씨가 다양한 문학, 책을 선택하는 것에 점점 익숙해져 자신이 그동안 읽지 않았던 분야의 책에도 관심을 가지게 된다.

살짝 사건도 전개되지만 그것보다는 이 책을 끝까지 재미있게, 아니 매력적으로 읽어내게 하는 것은 역시 책 속에서 만나는 영미 문학의 문장들 때문이다.

책에서 등장하는 여러 문학을 직접 읽어보지 않아도 서점주인이 발췌해주는 곳을 읽어가는 것만으로도 책을 잘 만나, 잘 읽었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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