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김신회 지음 / 놀 / 2017년 4월
평점 :
책 표지를 보고 꺄악하고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모르는 사람은 없는 몰라도 그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에 반하고 마는 보노보노다.
내가 어릴때는 공중파에서 보기는 힘들었고, 케이블에서나 만날 수 있었던 만화캐릭터인 보노보노를 정말 오랜간만에 몇십년이 지나서야
이렇게 만나게 되서 너무 좋았다.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표지에 나온 앙증맞은 그림의 캐릭터는 보노보노라는 이름을 가진 만화캐릭터이고, 해달이다.
보노보노라는 제목의 만화에는 주인공인 보노보노와 포로리, 너부리가 등장한다. 각자의 성격도 다 다르며, 개성도 있고, 어필력이 높은 캐릭터이자
사랑스러움을 달고있기에 안 좋아할 수가 없는 캐릭터들이다.
이 중에서 작가가 제목에서 말하는 바가 무슨 말인지 잘 안 와닿을 수도 있고, 궁금증을 유발할꺼라 생각된다.
이 만화를 잊은 사람도있을테고, 캐릭터들은 기억나는 무슨 내용을 다뤘는지 가물가물할것이다.
어렸을때는 그저 귀여움과 깨물어주고싶은 행동과 표정, 말투로 인해 그냥 아무생각이 없이 봤다면, 지금 다시 본다면 단순히 만화라고 치부하기에는
그 안에 담긴 주제와 전해주는 이야기가 참으로 바닷속처럼 깊다라는걸 이 책을 읽으면서 배웠고, 깨닫게 되었다.
인생이란,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계기를 주며, 각각의 캐릭터들과 스토리들이 어느 하나 무시해서도 안되며 내가 현재 고민하고, 스트레스 받고있는 상황이나
심정에 대해 잔잔한 파동과 위로와 공감을 전해주는 말들이 참으로 많다라는걸 알 수 있었다.
띠지에도 나오지 않는가, 서툰 어른들을 위한 에세이라고말이다. 어렸을때는 어른은 강하고, 뭐든지 다 알며, 돈도 많이벌고, 자신의 인생을 잘 살아가는 사람으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내가 어른이 되고나서 보니, 그렇지 않다라는걸 알게되었다. 어른이라고 다 완벽함을 가지고 있는것이 아니라는걸 말이다.
어른이어도 인간이기에 누구나 서툴다. 서툴기에 상처도 받고, 아프기도 하다. 그런 서툰 어른들을 위해 저자는 보노보노만화를 통해 배우고, 깨달은것들을
스토리와 공감과 위로가 되는 문장으로 전달해준다.
어렸을때 본 보노보노는 참 바보스럽게 보이면서 너부리에게 혼나고, 포로리에게 맞기도하지만 화를 잘 내지 않았다.
그저 땀삐질이라는 표시로 나타낼뿐, 내 기억속에 화내거나, 짜증내는 모습은 없었다. 왜 그랬는지가 잘 이해가 안갔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보니, 보노는 소심하며 걱정이 많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소심하지만 마음을 잘 이해해주며, 걱정이 많지만 잔정이 많다.
결정적으로 친구들을 참 많이도 좋아한다. 친구들을 위하는 모습, 친구들을 생각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정말 갖고싶은 친구가 아닐까 싶다.
내 주변에 보노같은 친구가 있다면, 정말 인생을 나름 잘 산것같은 기분이 들꺼같다.
옛날에는 티비만화도 자주 해줬었는데, 이제는 보기가 참 힘들다. 케이블이나 이런곳빼고는말이다.
지금 만화를 보면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부분도있고, 약간의 충격이나 잔인함도 갖고있는 만화들이 꽤 많은것같다.
그런 만화를 보면서 웃기도하지만, 이상하게 나는 별로 관심도 흥미도 생기지 않는다. 그저 외국어 공부용으로 봐야할때가 참 괴롭다.
만약 보노보노 만화가 일본어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언어로 볼 수만 있다면 좋겠다.
진짜 남녀노소, 나이불문 누구나 봐도 좋을 그런 만화라는게 새삼 와닿는다. 전개는 빠르지도 않고, 천천히 진행되는데,
요즘시대에는 답답하다고 표현할수도 있지만, 느림의 미학처럼 느려도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확실하게 전달한다.
이 책은 에세이답게 저자가 직접 겪었던 경험이나, 실제 있었던 상황이라든가, 감정, 생각등을 녹아내렸다.
거기에 보노, 포로리, 너부리가 등장하는 색연필로 칠한듯한 그림도 매 주제마다 등장을 하는데, 너무 이쁘고, 감성적이게 만드는 부분이다.
마지막에는 만화책형식의 짧막한 보노보노만화책의 한 장면이 나오는데, 보는 재미가 있다.
p20~ # 별것 아닌 대화가 필요해.
저자가 부모님과의 대화를 시작하면서 이 주제에 대해 말한다.
우리가 별것 아닌 대화라고 치부하는게 부모님과의 대화라는 사실이 가슴이 아프게 다가왔다.
지금은 물론 그렇지가 않다. 난 이상하게 어렸을때부터, 말수가 많지도 않았고, 시끄러운걸 싫어했으며, 말 많은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서 부모님이 특히, 엄마가 학교생활이라든가, 그 밖의 다른 이야기들을 하실때면 시끄럽다 생각되어 말하지 않기를 원했고, 이야기를 별로 나누지도 않았다.
지금 돌이켜생각해보면 그저 조용한게 좋았던것같다. 조용한 공간, 소음이 들리지 않는게 말이다.
지금은 조용한게 좋지만, 그래도 많은 대화를 나눌려고하고, 많은 이야기들을 할려고 노력한다.
어찌보면 별것 아닌 대화일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친구들과 만나면 정치, 사회, 역사 이야기를 하는가?
아니다. 우리도 친구들과 만나면 시시콜콜한 안 해도 되는 별것 없는 대화를 한다. 그저 대화하는 주체가 다를뿐.
오히려 심오한 이야기와 시시콜콜한 이야기 둘 다 할 수있는건 오로지 부모님뿐이지 않을까 싶다.
여기서 중요하게 생각하고, 넘어가야할 것은 그저 별것 아닌 대화를 하고자함은, 이야기를 나누고싶은 마음에서 비롯된다는걸 깊이 새겨넣도록 하자.
p47~ #우리는 왜 칭찬에 목숨을 걸까.
칭찬 이름만 들어도 좋지 않은가. 칭찬을 받을때 괜시리 부끄러워지지만, 마음과 기분은 괜히 어깨에 뽕을 넣은것처럼 한껏 부풀어오르지 않는가.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칭찬을 받는것은 좋아하고, 기뻐하면서 정작 자신이 타인에게, 가족에게, 친구에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칭찬을 잘 안해주지 않는가.
자신은 칭찬을 받고싶은 욕구와 욕심은 있으면서, 정작 자신은 다른 사람에게 칭찬을 잘 해준 기억은 별로 없거나, 드물다.
이처럼 세상은 받길 원하지만, 해주는 사람은 드물거나 거의 없다. 그렇기에 우리는 칭찬에 목이 마른게 아닐까하고 생각이 든다.
정, 칭찬을 받고 싶다면 저자의 말처럼, 스스로 칭찬을 하면서 살면 된다. 내가 나를 칭찬하겠다는데 무슨 상관이고, 뭐 어떠랴.
남이 해주길 기다리는것보다 스스로 칭찬을 마구 날려주는것도 좋다라고 본다.
왜 30년 동 전세계의 독자들의 마음을 훔쳤으며, 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기억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그 귀여움에 현혹되어도 그리 오래가지는 못한다. 오히려 독자에게 전달해주는, 와닿는 메시지가 큰 역할을 한것이다.
책 속에서 실제 만화속에 나온 주인공들의 대화를 읽다보면 공감도 가면서, 이해도 되고, 불편하고 아팠던 마음을 토닥거려주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그동안 무엇을 놓치고 살아왔는지 다시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주었으며, 위로의 문장들을 되새기면서 힘들때, 곱씹어보고싶게 만든다.
위로와 토닥거려주는 그 한마디가 모여 나를 미소짓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틀린 길로 가도 괜찮아' 맞는길, 옳은 길만 있으랴, 틀린 길도 있을 수 있다. 세상의 정답은 없다라고 본다.
내가 만들어가는게 정답이고, 길인것 같다. 다른 길과 달라서, 다만 시간이 좀 걸리고, 쉽지도 않고, 힘들고 고되는 순간이 올 수도 있지만,
그러면 어떠랴, 그것 나름대로 멋지고, 다른 사람들이 발견하지 못한, 경험하지 못한걸 깨닫고 느낄 수있을테니까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