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 현상 - 초등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이금이 고학년동화
이금이 지음, 오승민 그림 / 밤티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이고 ,우리 손주가 안 지나갔으면 할미 오줌 쌀 뻔 했네. 이제 집에 가."
떡장수 할머니가 장수에게 말했습니다. 내가 떡장수라고 하자 새빨개지던 장수 얼굴이 생각났습니다. 장수 할머니가 떡장수인줄 몰랐어요. 장수에게 큰 실수를 한 것 같아 민낭했습니다. 나는 얼른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어요. 막 걸음을 떼어 놓는데 장수 할머니가 알아보곤 날 불렀습니다. 나는 할 수 없이 인사를 했습니다
"왜 요샌 떡 사러 안 와?" (-45-)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할머니 댁에 있는 사진을 볼 때도 아빠는 진구에 관해 말한 적이 없었다. 그 마음이 이해됐다. 너무 큰 상처는 입 밖에 내기 어려운 법이다. 나도 유나와 멀어진 이유는 엄마 아빠에게 말하지 않았다.
"포포보다 진구가 훨씬 더 불쌍하잖아. 그러니까 있는 동안 잘 돌봐주자. 일지도 잘 쓰고."
마지막 말에 말랑해지던 마음이 다시 딱딱해졌다. 아빠는 내게 더 특별한 봉사 활동 스토리를 만들어 주고 싶을 뿐인 거다. (-111-)


동화작가 이금희님은 아이들을 위한 말랑말랑한 동화를 쓰고 있었다. 일상에서, 학교에서, 집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 속에, 시간이 흐르면, 잊어지는 스토리를 동화 형식으로 채워 나가고자 한다. 나의 일상적인 삶과 누군가의 일상적인 삶이 겹쳐지면, 작은 지싟과 지혜를 얻게 되고,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소통을 할 때, 최소한의 원칙을 고수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동화 <금단 현상>은 우리가 소중히 여려야 하는 삶이 무엇인지 깨닫게 해 주는 삶의 동화였다.


책에는 우리의 다양한 가정의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아는 것과 모르는 것, 이 두가지 만으로도 우리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 수 있고, 오해가 생길 수 있다. 단순히 경험이 쌓인다 해서, 그것이 나를 성숙으로 바꿔 놓지 않는다는 걸 깨닫게 되는 동화였다. 즉 내가 아는 누군가에 대해 전부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살아간다면, 오해가 생길 수 있고, 이해는 점점 멀어지게 된다. 이 동화집에서, 처음이라는 단어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즉 누군가에 대해 처음 어떤 것을 알게 될 때, 처음 어떤 것을 보게 되었을 때, 그 사람에 대한 평가는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즉 이 책에는 우리의 섵부른 판단이 어떤 상황을 만들어내는지, 우리에게 너무 당연하지만 놓치고 있었던 것들을 알게 해 주었다. 즉 우리는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살아가지만 거의 모르고 살아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숟가락 몇개 안다 해서, 그것이 마치 전부 다 아는 것처럼 살아가지 말자는 하나의 지혜를 얻게 되었다.그것이 책 속에서 <꽃이 진 자리>,<한판 붙어볼래?>,<금단현상>,<십자수>,<임시보호>로 이어지고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