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새끼손가락은 수식으로 연결되어 있다 - W-novel
사쿠라마치 하루 지음, 구수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소수는 많지 않아?"
"열두 자리의 소수의 수는 376억 791만 2018개야. 그게 무작위로 할당될 확률은 1조분의 376억 791만 2018개니까 약 3.8 퍼센트야. 흥미로운 숫자지." (p145)

내가 얼마나 아키야마 아스나를 좋아했는지를.
아스나가 처음으로 말을 걸어왔을 때를.
아스나가 친화수를 관해 가르쳐줬을 때를.
아스나와 함께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카페오레를 마신 일을.
아스나와 함께 드라이브한 것을.
아스나가 모든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던 것을.
아스나가 나와 유이치의 사이를 회복시켜준 것을.
아스나와 둘이서 여행을 떠난 것을.
아스나와 둘이서 한 특별할 것 없던 게임을.
아스나와 함께 잔 킹사이즈의 침대를.
아스나와 학교를 빠지고 놀았던 것을.
아스나를 안고, 그 체온을 느낀 것을.
아스나의 가슴에 손을 대고 그 심장의 고동을 들었던 일을.
아스나가 한 거짓말을.
아스나가 말한 진실을.
나느 모두 떠올렸다. 아니 잊은 적이 없었다.
그녀는 내 안에 기억이 남아있는 한 자신은 살아있는거라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그녀에 대해서 잊을 수 없었다. (p235)


라이크 노벨 소설 한 편과 만나게 되었다. 주인공 아키야마 아스나, 그리고 아스나가 선택한 남자 주인공 나, 심장 이식 이후 전향성 건망증을 얻게 된 아스나의 모습을 통해, 주인공과 아스나의 애틋하고 아릿한 사랑을 읽을 수 있게 된다.두 사람이 만나게 된 것은 서로가 가지고 있는 하나의 숫자였다. 220과 284. 220은 아스나의 생일을 의미하였고, 284는 소설속 남자주인공 나의 생일이었다. 1월 1일부터 284번째 날,즉 10월 10일에 태어난 남자주인공에 관심을 가지게 된 아스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숫자에 밝은 천재 소녀였다. 하지만 아스나가 가지고 있는 병 '전향성 건망증'은 싱장이식 이전의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그 이후에는 한달간의 기억만 기억하고 있으며, 29일,28일, 27일 그렇게 기억할 수 있는 시간은 등차수열마냥 하루가 하루가 줄어들고 있다. 그렇게 아스나는 기억이 나고, 기억이 지워지고, 기억이 다시 나게 되는 것, 두 사람을 이어주는 것은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전화번호 0X0-5020-5564였다. 아스나는 자신의 일기장 친화수에 아스나의 전화번호를 적어놓았으며, 기억이 지워지고 다시 기억이 만들어지는 그 시점에 두 사람은 첫 연인마냥 함께 사랑을 하고 연인관계를 맺으면서 함께 학교를 다니게 된다.


소설은 달달하면서 애틋하다. 그리고 나는 남자 주인공보다 아키야마 아스나가 되고 싶었다.숫자를 좋아하는 것도 공통점이고, 소수 뿐 아니라 다양한 숫자들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도 비슷하였다. 그래서 소설 이야기 하나 하나 흥미롭게 읽었으며, 재미있는 한편을 로맨스 소설처럼 기억된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 흥미로웠던 건 아스나가 기억을 잃어버리는 기간이 점점 더 줄어든다는 그 설정이다.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수많은 상념들과 잡념들, 내가 가지고 있는 기억들을 아스나처럼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지워진다면 좋을 것 같다. 주인공처럼 기억을 수술로 고치지 않더라고, 기억의 소멸시간이 계속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래서 이제는 기억을 할 수 없는 상태로 머물러 있다하더라도 말이다. 기억해야 할 것이 많고, 기억되는 것이 많아지는 세상 속에 살아가면서, 항상 기억하고, 기억되지 않는 것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는 세상 속에서 이상한 소녀, 아키야마 아스나처럼 살아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을 문득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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