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는 멀리 간다
김지은 지음 / 창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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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하게 세상을 더 넓고 깊게 보도록 하는 힘이 있다. 앞에서 가는 이에게 튼튼한 발을 포개고 뒤에서 가는 이에게 든든한 손을 내미는 중간의 그릇은 때로 가장 소중하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넓고 깊게, 멀리 크게 보는 시선은 참으로 다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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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배신과 흔들리는 세계 교양 100그램 7
김준형 지음 / 창비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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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이견이 있지만 “한미동맹의 힘을 약화하는 일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평화체제로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한다는 점에서 귀한 측면이 있다. 앞으로의 의정 활동 역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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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 없는 제국주의 시대 - 다가온 탈제국의 조류, 한국호의 방향타는 어디로? 지금+여기 13
김성해 지음 / 개마고원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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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요한 문제의식, 집요한 열정이 있는 책이다. 세부적인 내용 전개가 섬세하지는 못한 듯 보이는 부분들도 일부 있지만, ‘미 제국’의 핵심 지배 전략인 ‘제국이라는 말과 인식 자체를 없애기’를 겨냥하고, 호불호의 영역을 넘어 과학적 사실 인식으로서의 “미 제국주의”라는 말을 확고히 사용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정치적 가치가 높다. 우리가 바라는 새로운 세상을 위해서는 ‘한미동맹’이라는 올가미에서 벗어나 사유하고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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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다가 아닌 노동자로 삽니다 - 건설 노동자가 말하는 노동, 삶, 투쟁
마창거제산재추방운동연합 외 기획, 이은주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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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이 책은 윤석열 정권의 노조 탄압 ‘내전’ 속에서 분신한 “영원한 건설 노동자” 고 양회동 열사의 2주기 특별기획으로 마창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이 제안하고 경남도민일보가 결합하여 민주노총 건설노조 부울경 지역본부와 협력해 건설 노동자 12명과 인터뷰를 진행하고 이를 정리해 책으로 내놓은 것이다. 마창거제 산재추방운동연합의 경우 2019년 이래 지속적으로 노동자 구술을 기반으로 한 책들을 출간해오고 있다.
_ 노동 현장에 발을 딛게 된 과정, 주로 하는 일, 노조에 가입한 계기, 노조가 한 일들, 정권의 ‘건폭 몰이’와 힘겨운 시간들, 지금의 마음가짐과 각오 등의 순서로 모든 인터뷰가 정리되어 있다. 크게 보면 모두 비슷하게 풍성한 보편적인 지금 여기의 ‘계급’과 ‘민중’의 이야기면서, 세세히 보면 특유의 고유함이 가득한 ‘한 사람’, ‘개인’의 이야기다. 특히나 자신이 현장에서 수행하는 노동에 대해 모든 이들이 세세하게 설명해주고 있는데, 타설‧골조‧굴착‧형틀‧내장‧철근‧비계‧중장비(덤프, 레미콘) 등의 일들을 보고 있으면 건설 노동자들 특유의 “세상의 외형을 창조하는”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공감할 수 있다. “정직하게 일한 만큼 버는 직업”으로서의 건설-육체노동에 대한 자부심 역시 여러 차례 언급된다.
_ 산재(중대재해) 및 건강권‧안전권, 다단계 불법‧비법 하도급, 노동 대비 저임금, 임금 체불, 특수 고용, 공기(마감) 압박, 무연금 등 한국 사회 노동 ‘문제’가 집약된 건설 현장의 현실도 자연스럽게 고발된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평범한 현장의 ‘중견’들이 하나둘 힘을 모아 스스로 단결하고 조직하고 투쟁하는 노조를 건설한 2010년대 현재의 역사를 스스로의 방식으로 회고한다. “인간다운 삶”, “노가다가 아니라 노동자”, “불법인 사람은 없다”, “세상 앞에 떳떳하게”, “스스로와 자식에게 떳떳한 삶”, “노동자도 당당하게 목소리를”과 같은 말들로 소박하고 담담하게 주인으로서의 삶, 주체로서의 투쟁, 그 중심에 있던 건설노조를 말한다. 평범한 말들이 집단의 절실함과 함께 하나의 외침이 되었다. 삶과 밀착된 언어가 갖는 무게감은 상당하다. 아마도 그러한 힘이 기반이 되어 지난 수년간 건설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를 노동조합이 주도하여 ‘아래로부터’ 만들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정권과 경찰 ‘광역수사대’의 노조 파괴 공작, 범죄자 몰이에도 굴복하지 않고 다시금 희망을 말하는, 결국은 바위 같은 우직함 역시 그에 기반을 두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특히나 이 부분은 유명인들 또는 전문 직종에 대한 ‘검경 수사’에 관한 이야기들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훨씬 현실적으로 와닿는 이야기들이라는 생각을 했다.)
_ 구술자들도 여러 번 언급했듯, 건설노조가 현재 쉽지 않은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노조 파괴에 경기 침체까지 겹치며 위기를 맞았지만, 자신들의 노동에 대한 자부심과 노조를 통해 자신들이 일궈온 것에 대한 자긍심을 지닌 이들은 미래에서 끝끝내 희망을 보려고 한다. 아버지와 아들이 노사 협의를 ‘협박 갈취’로 둔갑시키는 경찰서 취조실 옆 방에서 수사를 받았으면서도, 여전히 노동자이자 노조원인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기백은 소중하다. 이런 글을 읽고 나면 보약을 먹은 듯 튼튼해지는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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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문 수록,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문지 에크리
한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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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내면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글들의 모음. 작가는 식물과 햇빛과 거울과 ‘그 집’ 모두를 닮았다. 다 읽고 나니 제목, 표지가 참 사려 깊게 만들어진 것임을 알게 된다. 오래된 코트에 관한 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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