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동화 스토리텔링 - 교과서 속 재미난 동서양 고전이 쏙쏙!
이명현 외 지음, 이찬규 감수 / 경진출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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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키티 이야기 해주세요" 다섯살난 조카 세인이가 요즘 저에게 틈만나면 하는 말입니다. 말을 배우기 시작하며 세인이는 '이야기'의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그래서 만나는 사람마다 이야기를 해달라며 조르고는 합니다. 처음 무작정 이야기를 해달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몹시 당황했습니다. 그 때 바닥에 놓인 헬로키티 장난감이 눈에 들어왔죠. '저거다!' 일단 시작하고 봤습니다. "어느날 잠에서 깨어난 헬로키티는 몹시 배고 고팠어요." 사실 제가 배가 고팠거든요. 그 이후로 옆에 널부러진 장난감들을 하나씩 골라주우며 이야기를 덧붙여 이어갔습니다. 친구들과 간식도먹고, 사냥꾼을 만나 숨기도 하며, 비행기를 타고 아프리카로 떠나다가 천둥번개가 치는 바람에 위험해졌을 때는, 헬로키티의 친구 라따뚜이가 나타나 비행기를 뚝딱 고치며 구해주기도 했죠. 아프리카 초원의 강가에서 악어에게 공격을 당했을 때는 강아지친구들이 꾀를 내어 살아날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고래에게 잡아먹혀 뱃속에 갇히기도 했지만 물고기 친구의 지느러미로 고래 옆구리를 간질간질 간지럽히며 재채기를 유발해 탈출할 수 있었죠. 여기까지 진행한 채 집으로 돌아왔고 조만간 다시 세인이를 만나 '헬로키티 이야기'를 이어갈 생각입니다. 도대체 이야기가 무엇이길래 세인이를 이토록 즐겁게 만든 것일까요? 그리고 저는 어떻게 하면 더 즐겁고 유익한 스토리텔링으로 세인이에게 재미와 성장을 선물할 수 있을까요?

책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동화 스토리텔링>은 '이야기하는 법'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입니다. 열여덟편의 동서양 고전들을 소개하고 이를 풀이하며, 어떻게 하면 이야기를 잘 구성할 수 있는지 그 요건들을 탐구합니다. 하나의 긴 이야기도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다양한 요소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세부적인 요소들을 하나씩 다듬어 나간다면 결국 이야기의 완성도 또한 높아지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이야기의 요소요소를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더 좋은 이야기꾼으로 성장하는 것이 이 책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1장-상황 만들기'에서 시간, 공간, 소재에 대해 알아보고 '2장-인물만들기'에서는 인물의 조건과 성격에 대해 배워봅니다. '3부-인물 관계 만들기'에서는 나에게서 출발하는 관계와 인물끼리 대립되는 관계를 짚어보고 '4장-사건만들기'에서는 뜻밖의 일, 원인과 결과, 구성 등 어떻게 사건을 일으키고 이어갈 것인가에 대해 알아봅니다. 저의 경우 조카에게 더 흥미롭고 유익한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한 목적으로 이 책을 읽었습니다. 저와 비슷한 목적을 가진 분들께도 도움이 되겠지만, 아이와 함께 읽는다면 더욱 더 좋을 것 같습니다. 각 챕터의 말미에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직접 창작하며 연습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거든요. 아이에게 이야기를 읽어준 뒤, 아이가 직접 변형하고 창작하는 연습을 해봄으로써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경험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흔히 문제를 풀 때 직접 출제하는 연습을 해보면 출제자의 의도를 꿰뚫어보는 능력이 향상된다고들 말하잖아요? 같은 맥락에서 이야기를 변형하고 창작하는 과정에서, 이야기의 요소요소를 구분하며 전체적인 맥락을 예측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키워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저 역시 세인이가 좀 더 자란다면 함께 변형하고 창작하는 연습을 해봐야겠고 생각했습니다.

앞서 말했던것처럼 처음 이야기를 꾸며내기 시작할 때는 참으로 난감했습니다. 하지만 '헬로키티'를 주인공으로 삼기 시작하면서 이야기의 실타래가 술술 풀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책에서 배운대로라면 '인물만들기'에서 출발한 것이죠. 하지만 저의 헬로키티는 정체성이 없었습니다. 모험을 떠나거나 도망치거나 밥을 먹거나 친구들을 만나는 다분히 수동적이고 평면적인 캐릭터였죠. 즉, '인물의 조건'과 '인물의 성격'을 구체화하지 못했던 것입니다. 모름지기 인물의 캐틱터가 보다 입체적이고 선명했다면 저의 헬로키티 이야기는 훨씬 흥미진진하게 흘러갈 수 있었을겁니다. 상황에 대처하는 인물의 대응도 몰입감을 주었을거고요. 3장에서 배웠던 '관계 맺기'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저의 이야기에서 친구들은 밥을 먹거나 위험한 상황에서 서로 돕는 등 다소 뻔한 관계를 맺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인 헬로키티와 친구들의 관계, 또는 주변 인물들 서로의 관계를 보다 심층적이고 복합적으로 꾸민다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채워갈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세인이가 삶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 또한 담을 수 있겠죠. 친구들과 갈등을 겪을 때 보다 지혜롭게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다음주에 세인이를 보러 갑니다. 예전에 어린이집에서 친구들과 다투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다음번엔 헬로키티와 친구들 사이의 긴장과 갈등을 이야기에 넣어볼까 합니다. 물론 아이의 가치관을 작위적으로 형성하려들면 안되겠지요. 현실에서 소재를 발굴한 개연성 있는 이야기면 충분할 겁니다. 이야기는 생각보다 지혜롭고 아이는 기대보다 현명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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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되는 서울 아파트 지금 당장 사라 - 서울 아파트가 폭등할 수밖에 없는 이유
김태현 지음 / 북카라반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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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6일 화요일, 저는 '씨젠'의 주식112,500원에 매수했습니다. 오를거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씨젠의 실적은 확고했고 발표일에 맞춰서 꾸준히 상승추이를 이어갈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그것은 실제로 이어졌습니다. 한동안 지루한 보합을 이어가던 씨젠은 드디어 붉은빛을 띄기 시작했습니다. 주가는 하루가 멀다하고 상승했습니다. 드디어 제가 기대했던 목표가격인 15만원에 도달했고 저는 주저없이 전량 매도를 선택했습니다. 행복한 기분을 만끽하려던 찰나, 씨젠이 계속해서 달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어물쩡거리는 사이 20만원을 돌파했고 저는 고민이 빠졌습니다. "더 갈 것 같은데?", "하지만 그동안 너무 오른 것 아닌가" 그렇게 주저하던 사이 씨젠은 또 다시 25만원을 넘어 어느새 30만원 고지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아파트 책 이야기를 하면서 갑자기 웬 주식 이야기냐고요? 지금의 서울 아파트를 보면서, 제가 씨젠을 보며 망설였듯 주저하는 분들이 계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사야하나? 아무래도 더 오를 것 같은데? 하지만 너무 그동안 너무 오른 것 아닌가? 떨어지면 어떡하지?

<돈이 되는 서울 아파트, 지금 당장 사라>는 그렇게 망설이는 어려분들께 두괄식으로 강조합니다. 돈이 되는 서울 아파트, 지금 당장 사라고. 제목 그대로 서울 아파트를 구입해야하는 이유를 담은 책입니다. 저자는 평범한 직장인이자 부동산 전문 작가입니다. 책은 총 6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장-서울 아파트의 특징'에서는 다른 지역이 아닌 서울 아파트만이 지는 특별한 요소를 다루고 있습니다. 땅이 부족하다거나 양질의 일자리가 몰려 있다거나 학군의 매력 등입니다. 이런 특징들이 모여서 서울 아파트 가격의 강세를 만들어내며 앞으로도 그런 추이를 뒷받침할 것임을 주장합니다. '2장-서울 아파트의 미래'에서는 정부정책과 사회변화에 따른 서울 아파트 가격의 미래를 예측합니다. '3장-서울 아파트를 이해할 수 있는 빅데이터'에서는 수치와 자료를 바탕으로 서울 아파트의 가격을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각종 지표를 통해 집값 상승이나 하락의 시그널을 미리 파악함으로써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4장-서울 아파트의 역사적 패턴'에서는 역대 정권과 정책에 따라 서울 아파트의 집값이 어떻게 변동하였는지를 알려주면서, 정부의 특징과 정책에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현명한지 짚어봅니다. '5장-서울 아파트를 사는 법'에서는 가치있는 매물을 찾기 위해서 알아두어야 할 팁들을 담았으며 '6장-투자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에서는 실전투자과정에 있어서 꼭 지켜야 할 원칙을 제시합니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오를 것이라고 주장하고, 그 이유를 설명하며, 실제로 서울아파트를 구입하고자 할 때 알아두어야 할 팁을 제시합니다. 

제목부터 그렇지만 시원한 두괄식 표현이 참 마음에 드는 책입니다. 챕터별 세부제목 역시 마찬가지로 두괄식으로 명료하게 핵심부터 말합니다. 풍부한 실전 데이터를 담고 있다는 점도 좋습니다. 당장 부동산 투자를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실물경제에 대한 이해를 높임으로써 경제를 바라보는 안목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부동산 투자를 망설이고 있는 분들께, 투자는 하고 싶은데 어떤 부동산을 골라야 할지 고민되는 분들께 유익한 독서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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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3분 1공시 - 그림으로 쉽게 이해하는 1일 3분
김수헌 지음 / 어바웃어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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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투자자 입장에서 참으로 아픈 하루였습니다. 최근 관심을 갖게된 뉴스가 있습니다.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의 리밸런싱입니다. 새로운 해외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새로 편입될 종목은 주가상승을, 편출될 종목은 주가하락을 기대할 수 있다는 소식입니다. 주식투자에 '절대'라는것은 없지만 확률적으로 시도해볼만한 투자고 경험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씨젠'은 확정적이고 '알테오젠'은 불확실하지만 가능성이 높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우선 어제 종가 언저리에서 알테오젠을 매수했습니다. 무상증자 물량이 풀리기 때문에 하락이 기대되지만 MSCI 편입이라는 호재를 맞아 상승여력이 충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걱정도 되었습니다. 무상증자에 따른 차익실현 물량이 시장에 대거 풀리면서 오히려 하락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가 들었습니다. 이에 '씨젠'을 함께 매수하기로 했죠. 씨젠의 편입은 기준을 충족하고도 남았기에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기 때문입니다. 이에 폭등까지는 아니어도 전 날의 하락분만큼은 충분히 메워줄 것 같았습니다. 씨젠의 매수는 안정적인 보험 성격이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그게 독이 될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13일 새벽6시 MCSI 편입 종목이 발표되었습니다. 확실했던 씨젠, 반가웠던 알테오젠, 의외의 신풍제약이었습니다. 요 며칠간 신풍제약에 대한 외국인 매동이 심상치 않았기 때문에 매수할까 고민했지만 최근의 주가등락이 너무 무서웠기에 차마 진입하지 못했던 것이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기대하지 않은 호재는 더 큰 효과를 발휘하기 마련이기에, 신풍의 폭등은 확실해 보였죠. 역시나 장 시작과 동시에 신풍제약은 최고 11.56%까지 찍으며 등락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제 돈이 들어간 계좌였습니다.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붉은 빛을 띄던 저의 계좌가 새파랗게 질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알테오젠은 물론이거니와 씨젠은 오히려 장중 6퍼센트까지 하락하기도 했습니다. 종가는 4.9% 하락으로 마무리 지었지만 시간외단일가는 결국 6.83%까지 하락했고 내일의 주가는 더욱 알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알테오젠은 1.21%하락으로 크게 아프지는 않았지만 오늘 6% 가까이 오른 JYP엔터를 팔고 들어온 종목이라는 점에서 참으로 씁쓸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지난한주 열심히 모았던 수익의 상당분을 하루만에 까먹었습니다. 속상하고 속쓰리만, 슬프지만은 않습니다. '뉴스'와 '공시'를 해석하는 눈, 그리고 그것이 불러올 파장을 예측하는 통찰력의 중요성을 처절하게 학습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오늘 저녁, 책 <1일 3분 1공시>를 순식간에 완독했습니다. 투지에 불타기도 했지만 책 자체가 재미있고 알기쉽게 쓰여져 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탄탄한 기업가치는 장기적으로 주가의 상승을 보장합니다. 하지만 단기적 변동은 결국 뉴스와 공시에 크게 휘둘릴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공시는 시장에 반영되겠지만 그것을 투자전략에 이용하는 정도와 속도는 투자자의 역량에 따라 제각각 다를 것입니다. 공시된 정보를 빠르게 해석하고 현명하게 이용하는 투자자일수록, 시장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이 책은 그런 공시를 해석하는 방법을 담고 있는 책입니다. 1일 3분 1공시라는 제목은, 하나의 공시를 해석할 수 있는 방법을 3분만에 배울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짜투리 시간을 이용하여 꾸준히 투자지식을 넓혀갈 수 있음을 제시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3분이라니, 너무 과장한거 아닐까요? 아닙니다. 회계와 증권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만 있다면 3분~5분만에 하나의 공시를 충분히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책에서 하나의 공시는, 한 페이지의 사례설명과 한 페이지의 그림으로 해설됩니다. 설명과 그림이 아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기에 직관적인 이해가 가능합니다. 사례와 그림을 통해 배우다보니 '막연한 암기'가 아닌 '사례형 이해'로 생각이 흘러가며, 자연스럽게 이해와 활용의 폭을 넓혀갈 수 있었습니다. 책에는 유상증자, 무상증자, 감자, 기업분할, 기업합병, CB, BW 등 다양한 요소와 관련된 사례들이 풍부하게 제시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눈에 들어왔던 페이지는 단연 현재 보유중인 알테오젠과 관련된 무상증자 챕터였습니다. 무상증자를 왜 하는지, 주가에 주는 영향은 어떠한지 순식간에 이해할 수 있었고, 그래서 공시를 바탕으로 어떻게 투자전략을 세워야할지까지 사고를 확장할 수 있었습니다. 곧장 MTS를 실행하여 증자와 관련된 공시를 훑어보며 배운 내용을 실제사례에 적용해보기도 했습니다. 앞으로 무상증자와 관련된 공시가 뜬다면 어떤 정보에 중심을 두고 읽어나가야할지에 대한 나만의 기준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한편 한 권의 책을 통해 다양한 공시들을 만나보는 과정에서 공시에 대한 낯설음과 막연함이 상당부분 줄어들었고, 책에서 배우지 않은 공시의 경우에도 천천히 읽어가며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공시에 대한 배움을 바탕으로 다른 증시변수를 향해서도 배움의 폭을 넓혀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금융이나 회계에 대한 사전지식이 있다면 훨씬 이해하기 쉽겠지만, 꼭 그렇지 않은 초보투자자라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되어 있습니다. 투자 실력과 투자의 재미를 늘려가기를 기대하는 초보투자자분들께 강력히 권하고 싶습니다. 일단 저부터 단톡방에서 함께 투자하고 있는 개미투자자 친구들에게 선물해주려고 합니다. 그리고 연애인 가십기사 한 줄 읽을 시간에 공시 한 토막을 더 읽으려고 합니다. 그게 더욱 재미있게 느껴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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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재미있는 수학이라니 -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매혹적인 숫자 이야기
리여우화 지음, 김지혜 옮김, 강미경 감수 / 미디어숲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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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에 푹 빠져있는 요즘입니다. 넷플릭스를 결제하고, 영화의 영어자막을 보면서 반복청취할 수 있는 기능을 알게 되면서, '시험점수를 위한 도구'가 아닌 '세상과 소통하기 위한 언어'로서의 영어를 배우는 재미를 새로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무엇을 공부하든 중요한 것은 배움의 '대상'이 아닌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태도'임을 절실히 자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학생 때부터 이런 배움의 재미를 알았다면 얼마나 좋았겠냐는 아쉬움이 남지만, 이제라도 배움을 향한 인식의 전환을 맞이하게 된 것이 정말이지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아하는 것이 하나 늘어날수록 삶의 재미가 하나 더 늘어나기 마련인데, 배움 자체를 즐길 수 있게 된다면 삶의 즐거움을 얼마든지 확장할 수 있게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사리 확신이 서지 않는 과목이 있습니다. 바로 '수학'입니다. 학창시절부터 저를 힘들게 했던 그 수학, 수학의 정석 '집합' 단원만 너덜너덜하게 만들었던 그 수학, 문과를 선택하는데 일등공신으로 활약했던 그 수학 말입니다.

<이토록 재미있는 수학이라니>는 그런 의미에서 눈길을 끄는 책이었습니다. 영어를 향한 호감이 공부를 순탄하게 만들었듯, 수학을 향한 오래된 거부감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았죠. 학교 공부에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수학의 재미를 새로이 자각하게 만들어줄 것 같았습니다. 저자 또한 그런 의도로 책을 집필했다고 말합니다. 지은이 리여우화는 수학을 향한 열정과 사랑이 넘치는 수학 마니아라고 스스로를 소개합니다. 인기 팟캐스트 <리쌤과 수학 수다>의 메인 진행자로서 중국의 수학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학창시절에 수학이 힘들다고 말하는 친구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실제로 그는 수학이 힘들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로 '배경지식이 필요 없다'는 점을 꼽습니다. 문제 풀이보다는 암기가 걱정이어서 시험 시작과 동시에 외웠던 공식을 시험지 위에 모조리 적어놓고 풀이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암기도 물론 피곤하지만, 응용문제를 푸는것이 훨씬 어렵고 두려웠던 저로서는 도무지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한 가지 사실을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제가, 수학 문제를 풀면서 머릿속으로 연산하는 과정을 막연히 두려워했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작업기억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저는 사실 생각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멋진 영화를 보고, 마음을 고양시키는 음악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문장을 담은 책을 읽고 그것에 관해 생각하고 파고들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사고의 연결과정을 즐깁니다. 똑같이 머리를 쓰는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수학이라는 이유만으로 아무것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막연히게 거부하고 불안해하고 두려워했던 것입니다. 문제는 수학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저의 태도였음을 다시 한 번 절실히 자각하게 되었습니다.

책은 5개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단계별로 난이도가 높아집니다. 싸우지 않고 케이크를 공평하게 나누기, 좁은 복도를 돌아서 과학적으로 소파 옮기기, 공평해 보이는 가위바위보 게임에서 헛점 찾기, 알파고의 수학적 연산 등 일상과 연결된 수학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다소 난이도가 있습니다. 저의 경우 첫번째 챕터부터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런 덕분에 그동안 내가 수학을 어떻게 대해 왔는지, 수학을 대하는 나의 머리와 마음이 어땠는지 확실히 자각할 수 있었습니다. '머릿속 사고과정'을 통해서 문제상황을 구체화하고 답을 찾아가는 과정도 또렷하게 경험해볼 수 있었죠. 결과적으로 이해하지 못한 문제가 이해한 문제보다 적었지만, 첫술에 배부를 수 있겠습니까? 반복적으로 읽고 풀어가며 수학과 친해지다보면 언젠가 모든 문제를 이해하고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가져봅니다. 

난이도는 살짝 어렵습니다. 수학에 대해 깊은 거부감이나 두려움을 가진 분들이 이 책을 통해서 갑자기 호감을 불러일으키기는 쉽지 않을겁니다. 수학에 대해 약간의 애정이나 실력이 있고, 그것을 일상과 연결하며 사고의 놀이를 즐겨보기를 기대하는 분들이라면 아주 재미있는 독서가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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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해커스 2주 만에 끝내는 KBS 한국어능력시험 - 국알못부터 실력자까지 2주 완성 플랜 수록ㅣ KBS 한국어능력시험 핵심 요약강의+듣기 영역MP3 무료 제공ㅣ[부록] 어휘.어법 핸드북, 적중모의고사
해커스 한국어연구소 지음 / 챔프스터디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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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6일 KBS한국어능력시험 응시를 목표로 준비중입니다. 이미 한 차례 다른 책을 소개한 바 있는데요, 오늘 소개할 책은 '해커스 자격증'에서 출간된 「KBS 한국어능력시험(2021)」입니다. 저의 경우 이미 다른 기본서로 기초를 다진 바 있기 때문에 시험을 1주일여 남겨두고 한 권을 더 풀면서 최종 마무리를 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모의고사집을 구입할까 생각도 했지만, 저의 경우 시험점수를 높임과 동시에 기본적인 한국어능력을 키움으로써 말하고 쓰는 능력을 성장시키는 것 또한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서를 한 권 더 풀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책을 받고 전체적인 구성을 훑어본 뒤 이 책을 선택한 것이 꽤 괜찮은 선택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목에 '파랭이 한국어 버젼'이라고 적었는데요, 토익을 준비해본 분이라면 누구나 '해커스 파랑이'를 알고 계실겁니다. 이 책 또한 파란색 표지를 갖고 있기에 바로 파랭이 교재를 떠올릴 수 있었는데요, 싱겁고 단순한 연상작용일줄만 알았던 이 생각이 본문의 내용을 훑어보는 과정에서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해커스 파랭이에서 느꼈던 그대로 체계적인 구성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1권과 2권으로 분권되어 있는데요, 그 기준이 매우 독특합니다. 바로 '암기'와 '전략'입니다. 1권은 '암기만 하면 맞히는 파트'라는 부제를 달고 있고, 2권은 '전략만 알면 맞히는 파트'라는 부제와 함께합니다. 7개의 영역으로 이루어진 한국어능력시험을 수험전략에 따라 반으로 나눠 재분류한 것입니다. 꽤나 참신한 구성이었습니다. 이렇게 대놓고 나누어진 분류를 알고 난 뒤 공부를 시작하니, "외워야 겠다" 내지는 "전략적으로 이해해야겠다"라는 태도가 자연스럽게 몸에 갖춰지며 한결 능률적으로 공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큰 목차만 체계적인 것이 아닙니다. 세부 목차 또한 그렇습니다. 본문의 첫 페이지를 넘기면 '대표 기출 유형 공략'이 독자를 맞이합니다. 해당 영역의 기출문제를 풀어보며 어떻게 공부에 접근해야할지 방향을 잡을 수 있습니다. 뒷 페이지를 넘기면 '핵심 개념 압축 정리'를 통해 본격적으로 문제를 풀기 위한 지식을 갖춥니다. 그렇게 공부를 하고 나면 '출제예상문제' 파트를 통해 배운 내용을 익히고 검토하고 보완할 수 있죠. 단순하면서도 직관적인 구성이 빠르고 효율적인 공부를 도왔습니다.

가장 큰 장점은 바로 '무료강의' 였습니다. '해커스 자격증'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다양한 '핵심요약강의'와 '이론+문풀'강의를 수강하실 수 있습니다. 무료로 말입니다. 선생님의 설명이 참 쏙쏙 들어오더라고요. '한국어'와 '시험을 위한 한국어'는 미세하게 다릅니다. 시험에 임하며 어떤 태도로 접근해야 할지에 대한 미세한 차이를 꼭꼭 짚어주셔서 참 좋았습니다. 이 강의는 꼭 들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구성도 참 좋았습니다. 시험장에 챙겨갈 수 있넌 '어휘 어법 핵심기출 암기 핸드북'도 귀엽고 알찼고요, 무엇보다도 1회분의 실전모의고사가 첨부된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시험 하루 전 날 마무리용으로 풀어보기에 참 좋겠더라고요. 정답은 동봉되어있고, 구체적인 해설은 해커스 홈페이지에서 다운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실전모의고사와 본문 문제풀이를 위한 듣기파일 역시 함께 다운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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