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귀신나무 (문고판) - 개정판 네버엔딩스토리 11
오미경 지음, 원유미 그림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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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개의 작품들이 "따스함"이라는 고리로 연결되어 잔잔히 마음으로 전해져오는 책을 오래간만에 읽게 되었다.

서로가 서로를 보듬어 안고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얼마나 아름다운지 각 단편마다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특히 가슴이 먹먹해져 왔던 것은 <기름병 소동>이었다. 반찬 하나 없이 늘 고추장만으로 밥을 먹는 할머니를 위해 몰래 기름병을 훔쳤다가 들킨 옥주의 마음, 아이들이 가방 검사를 하면서 자기 자리까지 오게 되었을 때 얼마나 마음이 힘들었을까? 가방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 붙잡고 있던 옥주의 마음이 느껴져서, 눈물이 느껴져서, 결국 학교를 오지 못했던 그 아이의 모습이 느껴져서 너무 가슴  한 켠이 스산하다.  외로운 친구를 헤아릴 줄 아는 따뜻한 배려가 얼마나 필요한가.  문제의 겉을 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문제의 속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사실은 우리 모두가 저지르기 쉬운 잘못이기도 하다. 잘잘못을 가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왜 그렇게 행동을 했는지를 아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 순박하고 책임을 다하면서 모든 사람에게 배려와 친절을 베풀 줄 알던 <경비 서장 아저씨> 이야기나 서로간의 불편함과 앙금을 떨쳐버리고, 서로 화합하는 이야기를 다룬 <신발귀신나무>, 그리고 누렁이를 보내고 힘들어하시는 할아버지를 보고 새롭게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송아지> 등 어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따스한 이야기들이다.

각박한 세태 속에서 어찌보면 살아가기에도 힘들어서 주변을 둘러 볼 여유조차 없이 살고 있는 우리들과 우리 아이들에게 참으로 오아시스 같은 소중한 동화라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따스함과 관계의 소중함을, 배려와 친절, 사랑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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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노야, 힘내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13
김윤배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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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종일관 따스한 시선으로 작가는 두노와 두노를 둘러싼 일련의 환경에 대해 이야기한다. 뚜렷한 직업이 없는 아빠와 집을 나간 엄마 때문에 하루하루가 힘든 열한 살 두노가 미술반 선생님의 사랑을 통해 아픔을 극복하면서 성장해 가는 과정, 그리고 아름다운 결말까지 이어지는 이 동화는 비록 얇은 책이지만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다.

 특히 두노와 두노를 도와주는 미술 선생님을 보면서 아이를 가르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 동화이기도 하다. 작가의 이력을 살펴보면서 이 책의 내용에 수긍이 갔던 것은 이 책을 쓰신 작가분이 오랜 기간 교직에 몸담으셨던 분이였기 때문이다. 교직의 경험을 살리셔서 아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동화를 쓰신다는 작가분의 마음이 이 책에서도 잘 느껴지니까  말이다. 

어려운 형편이지만 오히려 그런 환경을 탓하기보다는 아버지를 걱정하는 두노의 착한 아믕씨에,  언제부터인가 각박하게 살면서 어찌보면 주변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었던 내 모습이 한없이 작고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아버지를 의심하고 부끄러워하기보다는 당당하게 맞서며 아버지를 신뢰하고 아버지에게 힘이 되는 씩씩한 두노를 보면서 내 아들도 저렇게 자라야 하는데 하고 내심 부럽기도 하다.

아이에게 힘을 주기 위해서, 자신이 힘들었던 시절을 떠올리시면서 두노를 진심으로 돕고자 애쓰시는 미술 선생님의 고운 마음에 감사하고, 이 시대에도 그렇게 두노의 미술 선생님처럼 아이를 진심으로 아껴주고 격려해주고 도와주시는 고마우신 선생님들이 많이 계실꺼라고 믿고 싶기도 했다.  

"아이들은 사랑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사랑받고 있다는 걸 느낄 때 아이들은 행복해요."
다람이 선생님의 말씀이지만 우리 모두기 기억해야 할 말이다. 사실 어디 아이뿐이랴. 누구든 사랑받고 있다는 걸 느낀다면 그 사람은 행복할 것이다. 

아이에게 힘을 주고 사랑을 주는  그런 엄마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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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박한별 동심원 4
박혜선 지음, 강나래 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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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풍당당 박한별]은 한별이처럼 응달에 숨어 있는 아이들에게 띄우는 환하고 눈부신 시엽서이다. 응달 아래에서 나오기를 꺼려하는 아이들은 이 동시집을 읽고 위안과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 아픔도 멋지게 이겨낼 수 있는 단단한 마음이 자신에게도 있음을, 지금의 아픔이 훗날 다른 수많은 아픔의 작은 한 조각임을 알게 될 것이다.
<출판사 소개 글>

단순한 동시집인 줄 알았다. 그런데 단순한 동시집이 아니었다. 
박한별이라는 아이가 엄마 아빠의 이혼을 딛고 단단하게, 아니 위풍당당하게 자리를 잡아가는 과정을 그린 시로 쓴 동화였다.
맞다, 그게 정확한 말이다. 시로 쓴 동화, <위풍당당 박한별>

한별이는 엄마 아빠의 이혼으로 시골 할아버지 댁으로 내려와 살게 되는데, 늘 마음 한 구석이 썰렁한 그런 아이로 살았다. 

빈 화분이었을 때는 
그냥 화분이었느데
봉숭아 모종을 옮겨 심었더니
봉숭아 화분이 되었다
 <중략>
그냥 새댁이었다가
나태어나고 한별이 엄마가 된 우리 엄마
지금은 내 이름 말고 
다른 아이 이름을 달고 있을 엄마

- 누구네 엄마일까?

알약 먹을 때처럼
 물 한 모금으로
 삼켜 버렸으면 좋겠어

<중략>
엄마
엄마
엄마라는 말까지

삼키고 나서 끝인 것처럼 
다시는 생각 안 났으면 좋겠어
- 생각을 꿀꺽 삼키다

동시집 앞부분에는 이렇게 엄마 아빠의 이혼 후 할아버지 댁에 내려와 살면서 엄마와 아빠를 그리워하는 한별이의 마음이 뚝뚹 묻어난다.

그러나 이렇게 슬프고 울기만 하면 위풍당당 한별이가 아니다. 한별이는 자연 속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점점 상처를 치유해나간다.


엄마 없다고 놀리는 현용이 끝까지 따라가서
등짝 한 대 멋지게 날려준
나, 박한별이야

위풍당당 박한별!
 - 위풍당당 박한별 중에서 

그리고 열심히 자연과 더불어 친구되며 씩씩하게 살아가는 한별이의 모습은 다음 시에서도 잘 들어난다.

경백이네 개 
경백이네 할머니처럼
사람만 보면 반가워 팔짝팔짝
우리 집 미루
나를 닮아서
만날 밖으로만 쏘다닌다.
- 개도 주인 닮는다

처음 읽었지만 시로 읽는 동화도 꽤 재미있다. 짤막한 동시들에서 어쩜 이렇게 한별이의 모습이, 마음이 잘 그려질까.
아이랑 같이 맞대고 읽으면서 내내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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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칠단의 비밀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15
방정환 지음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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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탐정소설입니다. 일제 강점기 어린이날을 제정하시고 어린이만을 위해 살아오신 재미난 이야기꾼 방정환 선생님의 작품입니다. 방정환 선생님은 워낙 이야기를 구수하게 잘 하셔서 그만 방정환 선생님을 감시하던 일본 순사도 선생님의 이야기에 눈물을 뚝뚝 흘렸다고 하네요.
그런 선생님께서 상호와 순자라는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해서 만드신 모험소설입니다.
 
내용을 간략히 설명하면 다음과 같아요.

<곡마단에서 자란 상호와 순자는 서울에 공연을 하러 왔다가, 어느 날 한 조선 노인을 만나 자신들이 조선 사람이라는 것과 친남매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노인과 상호가 만나는 모습을 본 곡마단 단장은 서둘러 서울을 떠나 중국으로 가기로 한다. 그날 밤 상호는 순자와 함께 곡마단을 탈출하려고 하지만 순자는 탈출에 실패하고, 상호는 한기호라는 학생과 함께 순자를 되찾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중국으로 건너가 칠칠단의 소굴로 들어간다. 상호는 고난을 이겨 내고 순자를 빼내는 데 성공했으나 다시 곡마단 단장에게 잡히고 만다. 그 사이 한기호는 중국에 살고 있는 상호의 아버지를 찾아내고, 많은 조선인들의 도움으로 상호와 순자는 무사히 구출된다 - 출판사의 책 안내 중에서 >

그러나 내용을 알았다고 이 책을 알았다고 생각하시면 절대 안됩니다.  본문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지요.
칠칠단의 비밀을 읽어내려가다보면 상호의 용감한 행동, 한기호의 기지와 의기 투합 등에 대해서 놀랍기도 하고, 매 순간마다 노심초사하게 됩니다. 과연 잡힐까 안 잡힐까? 순자를 구출할 수 있을까?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이야기책입니다.

이제 다 되었다고 안도한 순간 헉 하고 놀라게 만든 마지막 장면.
그래서 더 안타까웠던 순간이 생각나네요. 상호와 순자가 무사히 탈출할 줄 알았는데, 잡히는 대목에서는 정말 어떡하나 걱정만 되더군요.
그러나 마지막의 반전, 정말 이래서 방정환 선생님이 이야기꾼이신 것 같아요.

칠칠단의 비밀을 본 우리 아들, 너무 반가워합니다. 학급문고에서 빌렸던 책인데, 너무 재미있게 읽었다고요.

방정환 선생님의 이야기책이 이렇게 예쁜 문고본으로 다시 나와서 참 좋습니다.

일제강점기, 암울한 그 시절에 그래도 우리 어린이들을 보듬어주시고 꿈과 희망과 용기를 북돋워 주시고자 힘써주셨던 그분의 모습이 이 책에서도 여전히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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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오는 날의 약속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12
박경태 글, 김세현 그림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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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태 동화집 [첫눈 오는 날의 약속]은  초판 발행 11년만에 다시 문고본으로 우리에게 선보인 동화집이다. 
책을 읽으면서 이 책이 사장되지 않고 다시 이렇게 우리앞에 문고본으로 나오게 되었다는 사실이 그저 좋고 감사할 뿐이다.

10편의 동화 모두 너무나 소중하고 마음을 따스하게 채워주는 그런 동화들이기 때문이다.

교통사고로 딸을 잃은 붕어빵 장수 아저씨가 고아원 소녀를 만나 첫눈 오는 날에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지키면서 딸 잃은 슬픔을 극복하는 이야기인 <첫눈 오는 날의 약속>에서는 아저씨의 슬픔은 해바라기 고아원의 아이들로 인해서 치유된다. 아이들을 위해서 신나게 붕어빵을 구워주고, 눈사람을 만들어 주고 같이 눈싸움도 하면서 아저시도, 아이들도 서로 사랑의 힘으로 묶여지고 그 힘들은 서로를 일으켜세우는 지지대 같은 역활을 한다. 

교통사고로 부모님이 돌아가신 걸 알고 슬퍼하던 아이 옆에 천사 같은 할머니가 나타나 아이가 슬픔을 견뎌낼 힘을 얻게 되는 <엄마가 보낸 천사>에서도 할머니의 극진한 보살핌으로 아이는 다시 살아갈 희망을 가지고 힘도 내게 된다. 할머니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씀하신다. "남을 돕고 사는 게 가장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이다. 

이외에도 그렇게나 손주 보기를 원하시던 할머니가 줄줄이 손녀만 보시곤 속상해 하셔서 막내 경민이는 안아주시지도 않고 별로 마음도 주시지 않으셨지만, 막상 치매에 걸리셨다가 잠깐 의식을 되잧으셨을 때 경민이를 끌어안으시고다정하게  자장자장 자장가를 불러 주시면서 돌아가셨던 할머니 이야기도 읽으면서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죽음과 이별이라는 슬픈 소재가 등장하는 이야기이지만,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서로의 아픔을 달래주고 보듬어주는 모습들을 읽다보니  나 또한 저절로 착한 사람이 되는 것 같습니다.

서로의 아픔을 달래주면서 힝을 얻고 또 옹기종기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되는 여러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정말 마음에 와닿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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