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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밖에서 찾은 완벽한 리더들 - 진화생물학 권위자 장이권의 20가지 동물의 리더십 이야기 ㅣ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11
장이권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월
평점 :
이 책의 띠지에는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있다.
"인류의 리더는 과연 동물의 리더보다 똑똑할까?"
수사법의 일종으로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 넘기기에는 지금 상황이 심상치 않다.
4차 산업혁명, 로봇이나 AI인공지능, 의료기술의 발달로 인류의 소위 '기술과 진보'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비약적으로 강해졌지만 세계가 돌아가는 모양새는 참담하다.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으며 공정에 대해 논하던 인류와,
지하에 무장 세력이 있다고 주장하며 병원에 폭격을 날리는 인류는
(그리고 그들을 지지하거나, 혹은 반대의 목소리를 내는 집단을 억압하는) 동일하다.
자국의 이익, 대의로 희생을 '불가피'한 무언가로 치부하던 알량함은,
'나'의 이익, 권리, 기분, 편의 같은 더욱 미시적인 영역까지 부끄러움 없이 장악한다.
<인류 밖에서 찾은 완벽한 리더들>은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생명과학전공 교수이자
이화여자대학교 자연사박물관 관장을 역임하고
진화적인 관점에서 동물의 행동과 생태를 연구한 저자 장이권님이
20가지 동물의 리더십 이야기를 '공감', '지혜', '정의' '의사결정', '협력'을 테마로
풀어낸 흥미로운 책이다.
동물이 주인공이다보니, 얼핏 동화같은 인상도 주고
'진화생물학'이라는 학문의 특성상 사회학이나 생명과학적 전문 지식이나 개념도 풍부해
넓은 스펙트럼의 독자에게 호기심과 재미를 선사해준다.
동물의 세계라고 인간과 별다를 것이 없다는 것은 오히려 고무적이기도 하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스스로 부르는 과대한 자의식을 가진 인간이,
우리가 원래 속한 '동물'의 영역에서 구성원의 욕구나 편파적인 자원의 배분을 조정하고
'화무십일홍'의 순리대로 일을 처리한다면 지금보다 더 나아질 구석이 많기 때문이다.
불평등을 완벽히 없애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인지한 마당에,
철저한 계급과 역할이 있지만 구성원의 이익과 조직의 이익을 일치시키며
조직의 지속가능한 생존을 추구하는 리더십의 꿀벌 사회나
리더만큼은 이익을 누리지 못해도,
혼자 살아가는 것보다는 더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팔로워십의 가치를 재발견 해보는 것도
이 책을 읽으며 얻을 수 있는 소중한 지혜가 될 수 있겠다.
인간이 만들어 낸 복잡다단한 제도와 규약이
때로는 큰 물고기는 도망가게 두고 작은 물고기만 옭아맬 수 있어도
결국에 하늘의 큰 그물은 제대로 기능하게 되어있고,
인간의 집단 지성이 이룩한 발전과 개선이 현재의 이 세계를 만들어 놓았으니
너무 암울하게만 생각하지 말아야지, 싶다가도
책의 곳곳에서 발견하는 멋진 동물들(그리고 그들의 놀라운 리더십)의 면면을 보면
이러다 인간의 시대가 저물어 가는 건 아닌가, 하는 디스토피아적 상상을 하게 된다.
말/언어가 없어보이는 동물들이, 고개짓 만으로도 의사를 의연하고 묵직하게 표현하는 것은
헛된 말의 홍수로 짜증이 끝을 모르고 쌓여가는 요즘, 부럽기까지 하다.
쉽게 읽히지만 결코 쉽게 잊혀지지 않는 책이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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