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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향수 - The Dreamer 향기를 따라
진노랑 지음 / 바른북스 / 2023년 8월
평점 :
오늘 하루 잘 보내셨나요? 오늘도 바쁘게 지내셨나요? 힘들다, 지친다, 어렵다.. 그렇지만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이유가 뭘까요?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요. 우리 모두 각자가 가진 소중하고 특별한 추억들 때문이 아닐까 싶더라고요. 오늘을 살아가게 만드는 힘은 바로 따스했고 행복했고 즐거웠던 순간들이 아니었을까 싶은데요. 조금씩 희미해지는 기억을 되새길 수 있게 해주는 향수가 있다고 하네요. 신제품인가 봐요!
코로나로 장기 휴가를 받은 항공사 캐빈승무원 5년 차 시연이 우연히 만난 향수 이야기인데요. 사연이 없는 집안이 없다고 하지만, 온갖 대표 사연들이 다 모인 집안이 바로 시연네 집안인가 봅니다. 하지만, 내가 아는 누군가의 이야기더라고요. 어떤 면에서는 제 이야기인 듯도 했고요. 그리고 기억 소환의 마법은 이 모든 갈등을 순식간에 해결해버리네요. 기억의 향수가 아니라 마법의 향수인가 봅니다. 하나쯤 가지고 싶은 향수!! 어떤 향수일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저희 ‘더 드리머’에서는 향수를 향기로 배합해서 만들지 않아요. 앞서 잠깐 보셨던 것처럼 감정이나 느낌, 생각, 마음 등을 배합해서 소중하거나 특별한 기억을 되새기는 것을 도와주는 맞춤형 향수를.. /p.35
우연히 반대 방향으로 잘못 탄 버스. 그리고 뒤늦게 깨닫고 내린 정류장에서 만난 소나기 덕분에 들어가게 된 조용한 가게. 우연히 들어간 가게는 바로 향수가게?! 조금은 독특한 수제 향수가게인 듯하네요. 향이 아닌 감정이나 생각을 배합해서 만든다고 합니다. 같은 재료로 배합하더라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각지 다른 느낌의 향이 발향 된다고 하네요. 원료 계량도 손님의 마음에 담긴 크기에 비례해서 자연스럽게 된다고 하네요. 뭔가 사기꾼 같기도 하지만, 분위기 때문이었을까요? 시연은 고민 끝에 ‘그리움’, ‘존경’ 그리고 ‘투명’을 고릅니다. 음.. 어떤 향수가 만들어질까요? 어떤 향일까요? 기억에 관한 향수라는데, 어떤 마법을 보여줄까요?
어릴 적 창문에 비친 나뭇가지 그림자가 무서웠지만 큰 아빠 덕훈의 관심과 응원으로 용기 얻었던 시연은 살구꽃 향을.. 부모님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소년 가장이 되어버린 정환에게 든든한 힘이 되어주었던 작은 아빠 덕훈에게 응원의 조언을 들을 수 있었던 정환은 화이트 머스크 향을.. 잊어버렸던 과거를 만나고 자신을 응원해 줬던 동생 덕훈과의 대화를 통해 딸의 행복을 바라던 마음을 솔직하게 고백할 수 있었던 연주는 복숭아 향을..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못된 말로 몰아붙였던 남편 덕훈을 꿈에서 만나 고맙고 사랑하는 마음을 전할 수 있었던 수진은 국화꽃 향기를.. 똑똑한 형의 그늘에 가려 엄마에게 사랑받지 못했던 상처와 코로나 때문에 아빠 덕훈의 임종을 보지 못한 원망으로 가득했던 재민은 초코 바나나 향을.. 착한 아들이었기에 부모님을 실망시킬 수 없었지만 다시 만난 아빠 덕훈에게 솔직하게 고백을 한 재영은 초록 내음을..
친척 모두가 기댈 수 있었던 아름드리나무 같았던 덕훈의 1주기를 위해 모인 친척들은 조그마한 향수병 하나 덕분에 덕훈과 함께했던 소중했던 기억을 만났고, 그 기억 속에서 다시 만난 위로와 응원을 통해 새로운 용기를 내고 있더라고요. 서로가 서로의 고민을 알아보고 진심으로 걱정하는 마음으로 건네는 마법의 향수병 덕분에 모두가 행복을 찾아가고 있더라고요.
우연히 들어간 가게에서 얻은 마법의 향수 하나로 이들은 소중한 추억을 더 소중하게 만들었고, 그 기억에서 위로와 응원을 얻어 더 나은 미래로 한걸음 나아가는 이야기...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마법의 향수 때문이었을까요? 마법은 향수가 아니라, 서로가 서로에게 보내는 위로와 응원이 아니었을까 싶더라고요. 나 혼자가 아닌 옆에 있는 누군가와 함께 만드는 새로운 추억과 기억에게 과거를 이겨낼 힘을 얻고 또 다른 행복을 만들어나가고 있었던 게 아닐까요?
그리움, 기쁨, 슬픔, 행복, 원망, 고마움, 감사, 수줍음, 후회, 소심, 걱정, 미련, 불안, 존경, 공포, 당황, 사랑, 믿음, 신뢰.. 파스텔톤부터 원색에 가까운 각종 색이 담긴 유리병들. /p.37
오늘부터는 여우비가 내리면 이 이야기가 떠오를 듯해요. 아니, 향수가게 ‘더 드리머’를 찾게 될 듯해요. 그곳에서 수많은 향료를 바라보면서 고민하고 있을 듯하네요. 희미해진 기억 속에 남아있는 슬픔과 기쁨을 담아내고 싶기에.. 소중한 기억을 다시 한번 만나보고 싶기에.. 나만의 특별한 기억은 어떤 향일까 궁금한 마음으로.. 그리고, 더 기대되는 것은 앞으로 어떤 이들과 어떤 추억을 만들까 하는 부분이네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고르셨나요? 소중하거나 특별했던 기억을 만날 준비가 되셨나요? 아니면, 오늘 소중하거나 특별한 추억을 만들 준비가 되셨나요? 이 책과의 만남부터 시작해 보시면 어떨까요?
도서와 소정의 원고료를 받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