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분야 주목할만한 신간 도서를 보내주세요.

 

 가족이 남기고 간 빈자리를 치유하는 과정은
고향 어머니가 지어주신 밥 한술과도 같다. 
그녀의 소설은 꼭 모든 걸 포기하고 싶을 그 때 세상에 나온다.
죽어도 괜찮을 지 끊임없이 타진할 때 돌아온다.
홀로 남겨진다는 것이 혼자 죽으라는 말이 아니라는
그녀의 위로가 얼마나 필요했는지, 마치 알고나 있었던 사람처럼.


소설가의 자전소설은 소설가의 그냥 소설보다 재미가 없다.
그래도 궁금하다. 소설가는 그 점도 이용하는 꽤 머리좋은 사람들이다.
첫사랑을 팔고 선생을 팔고 가족을 팔고 취미도 습관도
모두 팔 수 있는 그들이 부럽다.
아팠겠지만 그래서..글을 쓸 수 있었을 테다.
상처도 자산인 그들의 이야기가 그립다.
우리 상처들을 잠시 내려놓을 수 있는, 그래서 몰래 위로가 되는.

 
단편을 잘쓰는 작가들은 성능좋은 칼을 가지고 있는 요리사와 같다.
도루코보다 헨켈이 더 좋은 이유를 잘 아는 주부이기 때문이다.
언어의 칼질이 능숙한 소설가는 세상을 예리하게 베어낸다.
그리곤 삶의 조각들이 내 일상과 겹쳐지면 그 때 깨닫는다.
사는 건 거기서 거기.
가을이 떠나도, 세월은 계속됨을. 우린 서로가 구경꾼이었음을.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개도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고양이나 개가 등장하는 서사를 선호하지 않아왔다.
이쯤에서 불공평한 기준을 타파해 보고픈 욕구가 생기는건,
문학에 고양이가 대세라거나 문학상이 궁금하다거나
혹은 작가의 연배가 비슷하다거나...암것도 아니다.
멕시칸 사라다를 떠올리는 그 '사라다'라 말할 수 있는
순박이 좋아서다. 정말.

작가가 되지 못한 나는 늘, 작가의 꿈을 키우는 이야기에
마음이 기운다. 그리곤 울어 줄 것이다.
여성작가의 건조하고 냉정한 문체라 했다.
본능적으로 여성작가의 최루성 문장을 좋아하지 않는 내가
팔짱끼고 그래? 해본다. 그건...쉬운 일이 아닐게다.
뼛속까지 울어 본자 만이
웃어줄 수 있는 내공이다. 골수에 사무친 글이 아니기만 해봐. 

 

시월이 갔다. 
11월이 마지막은 아니다.
그래도 급하다.

서둘러 겨울을 준비하는 이들이여
아직은 다 끝난 것은 아닌 게다. 
조금은 더 그립고
보냄이 사무친다.

산다는 건,
보내는 것에 울더라도
다가올 것에 웃을 수 있는
손바닥 같은 것.

뒤집자... 

오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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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1 22: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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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1 22: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1 23: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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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02 09:2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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