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워런 버핏처럼 투자하라 - 완전 개정3판
로버트 해그스트롬 지음, 신현승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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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방망이와 공의 가격은 1.10달러이다. 야구 방망이는 공보다 1달러 더 비싸다. 공의 가격은 얼마인가?(p.352)

 

직관의 오류를 말하는 문제이다. 물론 직관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직관보다는 더 깊은 사고를 필요로 하는 일들이 있다. 투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 직관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깊이 생각해서 움직여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깊이 생각하지 않고 성급히 판단하고 투자하여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것이 투자의 전설이라는 워런 버핏과 우리의 차이일지도 모른다.

 

워런은 투자하는 방식은 일반인들과는 다른 면이 있다. 특히 인내의 문제에 있어서 그렇다. 다른 사람은 어떨지 몰라도 한때 주식을 투자하던 내 모습에는 조급함이 항상 묻어있었다. 내가 산 주식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성급하게 파는 등 손실 회피 성향을 보이곤 했다. 그렇기에 장기 투자라는 인내를 필요로 하는 투자 방식은 나하고는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워런은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변동성에 좌지우지 되지 않는다. 물론 워런과 같은 방식으로 투자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업, 어떤 주식을 선택할지가 중요하다. 잘못 선택한 주식이라면 단기든지, 장기든지 투자자에게 손해만 끼칠 뿐이다. 워런은 투자할 주식이나 기업을 어떻게 선택할까?

 

워런의 투자를 살펴보면 기업 요소, 경영 요소, 재무 요소, 시장 요소라는 네 가지 카테고리로 기본 원칙을 분류할 수 있고 각 카테고리마다 2-4가지 정도의 세부적인 판단 요소들이 있다. 당연한 듯 보이는 원칙들이지만 이전의 내 투자 습관을 보면 많은 부분에서 놓치고 있었던 요소들이기도 하였다. 예를 들어, 일관성 있는 기업 경영의 역사를 살핀다는 워런과는 달리 나는 돈이 되는 신사업을 자꾸 제시하는 기업에 혹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니 결과가 좋을 리 없었다.

 

워런 버핏의 투자 방식이 절대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오랜 세월 동안 보여준 결과를 보면 그의 방식을 깊이 생각하고 이를 투자에 적용해 볼 필요성은 있다. 물론 책의 결말에서 말하듯이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수준으로 올바른 장소를 찾아 합리적 예측을 하는 각자 자신만의 투자 기법을 발견하는 것이다. 당신이 또 다른 워런 버핏이 될지 누가 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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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유사 - 우리 역사 속 특급비밀37
박지은 지음 / 앨피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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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얘기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는 저자처럼 나 역시 재미있는 얘기라면 사족을 못 쓴다. 특히 역사 이야기라면 너무 좋아한다. 그런 역사 이야기 37개를 엮어 낸 책이 <한국유사>이다.

 

한국유사의 사는 역사()가 아니라 실제 일어난 일들()을 가리킨다. 저자는 정사 속에 박제된 역사가 아니라 이 땅에서 일어난 소소하고 재미난 일들을 보여주고 싶어단다. 이런 소소한 일들이 결국 역사가 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저자의 집필 의도에 많은 공감이 되었다. 역사란 뛰어난 인물 몇 명이 만들어내는 특별한 일들만이 아니다. 우리 주변의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이 쌓이고 쌓여 역사가 이루어진다. 그러기에 많은 이들도 그런 얘기를 하지 않는가? 역사란 민초들의 이야기라고.

 

그런데 책 내용은 생각과는 조금 달랐다. 처음 책을 접했을 때 민초들의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들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왕실의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다. 다만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보다는 숨어 있던 이야기들이 많았을 뿐이다. 잘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이라 흥미로웠던 것은 맞지만 너무 왕실에 치중한 내용들이라 조금 아쉬운 감이 있었다.

 

여러 이야기들 중에서 고려시대, 조선 건국 초기 왕들의 이야기는 마음 한 쪽이 아려올 정도로 안타까웠다. 왕이라는 지위가 무엇이기에 아버지와 아들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관계인 이들이 서로를 밀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했는지 너무나 안타까웠다. 이들 뿐만이 아니다. 조선 초 방원과 방번의 관계도 너무나 안쓰럽다. 형인지 동생인지 분명하게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아 결국 죽을 수밖에 없었던 방번. 그는 죽어가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저 평범한 백성으로 태어났다면 그렇게 허무하게 죽지는 않았을 텐데. 서로 따뜻한 사랑을 나누는 형제로 살아갔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역사는 시험을 위한 것이 아니다. 역사는 우리네 삶이 담긴 이야기이다. 때로는 사랑을 말하기도 하고, 때로는 권력을 탐하는 욕심을 말하기도 하고, 때로는 절망과 한을 말하기도 한다. 이런 역사 이야기가 재미있게 펼쳐진 한국유사, 한 번 읽어보면 그 즐거움에서 빠져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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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경제 2 - 최후의 승자 중국 CCTV 다큐멘터리 화제작 2
CCTV 다큐멘터리 <화폐> 제작팀 지음, 김락준 옮김, 전병서 감수 / 가나출판사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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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달러가 금융위기 이후 힘을 잃어가면서 중국의 위안화가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달러가 힘을 잃는다는 상황이, 위안화가 대체안으로 떠오른다는 이야기가 도대체 나의 삶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솔직히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이런 이야기는 경제학자나 정책 입안자들이 판단하고 대책을 세울 문제이지 일반인들과는 별반 관련이 없는 일처럼 보였다.

 

정말 화폐는 일반 사람들과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일까? 그건 당연히 아닐 것이다. 머나먼 옛날이라면 화폐가 없는 삶을 상상할 수도 있었겠지만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화폐는 우리의 삶에서 결코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이다. 하지만 이런 화폐에 대해 우리는 거의 알지 못한다. 매일 매일 사용하고는 있지만 과연 화폐가 무엇인지, 화폐의 힘은 무엇인지, 화폐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국가 간, 세력 간 다툼이 무엇인지는 제대로 알지 못한다.

 

화폐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보니 화폐를 둘러싼 미국, 유럽, 중국의 전쟁은 일반인들이 느끼지 못하는 순간에도 계속해서 진행 중이었다. 중국 CCTV의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옮긴 <화폐 경제2 최후의 승자>에서는 달러, 유로화, 엔화, 위안화의 현실과 미래를 세계적인 경제학자와 금융 전문가 30인이 어떻게 예측하는지를 보여준다.

 

물론 현재는 미국의 달러가 기축통화로써 전 세계에서 사용된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달러의 무분별한 발행이 달러의 가치를 하락시킨 것도 사실이다. 이런 면에서 달러의 미래가 암울하다고 이야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하지만 많은 석학들이 연방준비제도에 대한 신뢰를 내비치면서 달러의 미래가 결코 암울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이 책에 기고한 석학들은 달러보다 위안화의 미래가 더 미지수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가 싶었다. 위안화는 중국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부족한 부분이 많기에 이들은 위안화가 갈 길이 상당히 멀다고 진단한다. 또한 아시아에서 공동 화폐가 출현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한다.

 

한편 유로화에 대한 전망은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은 것 같다. 정치적인 면에서 서로 다른 국가들이 모인 유럽연합이기에 분명히 풀어야 할 숙제가 있지만 이들이 현재 겪는 채무위기나 인플레이션은 풀고 유로화가 안정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미래의 국제화폐가 하나일 필요가 없다는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센터의 우징롄 연구원의 주장에 많은 부분 공감하였다. 달러를 기반으로 한 미국의 행보는 알게 모르게 많은 나라에 피해를 주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소지가 많다. 그런 면에서 유로화나 위안화의 국제화폐화는 달러 독주 체제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방안임은 분명해 보인다.

 

화폐, 우리와 너무나 가까이 있는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졌지만 책을 다 읽은 후에는 국제사회에서 현재 화폐에 대한 인식이 어떤 것인지, 앞으로 어떤 흐름이 이어질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앞으로 이들의 예측이 어떻게 현실에서 이루어질지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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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저녁 엠마뉘엘 베르네임 소설
엠마뉴엘 베른하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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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인가부터 금요일을 일컫는 신조어가 생겼다. 불타는 금요일, 일명 불금. 아마 토요일 휴무가 시행되면서 불금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진 것은 아닐까 싶은데 그 유래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불금이라는 표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아마 한 주간 직장에서 일에 지쳐버린 이들이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다.

 

금요일 저녁. 자신도 모르게 일상에서 탈출을 시도한 여자, 로르가 있다. 독신으로 지내던 그녀는 내일이면 남자친구인 프랑수아의 집으로 들어가 함께 살 예정이다. 독신으로 지내는 마지막 날, 친구 마리의 초대로 그녀의 집으로 가는 중에 히치하이크를 하던 프레데릭을 차에 태우고, 그가 풍기는 냄새에 로르는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빠져든다. 자꾸만 프레데릭에게 빠져드는 자신을 보며 불안감을 느끼지만 그를 향한 자신의 욕망을 정당화하면서 그에게 조금씩 다가간다.

 

로르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내일이면 더 이상 독신이 아니라는 생각에 그저 순간의 충동에 빠져 하룻밤의 일탈을 꿈꾸었던 것일까? 아니면 단 한 번의 만남으로 그와의 사랑에 빠진 것일까? 성을 그저 단순한 유희로 생각한 것일까?

 

저자는 오로지 로르와 프레데릭이 만나 사랑을 나누는 순간의 모습을 담담히 그려낼 뿐이다. 그러기에 그녀의 생각을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 다만 마지막 장면에서 로르의 미래를 암시하는 듯한 이야기를 독자에게 툭 던져줄 뿐이다. 그것도 확실하지 않다는 듯이.

 

길지 않은 분량(130페이지)에 색다른 분위기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우리와는 다른 익숙하지 않은 정서라 공감하기 힘든 부분도 있지만 소설 속 새로운 세상에 눈을 돌릴 수 있었다. 로르와 비슷하다는 저자의 다른 또 다른 주인공들은 어떤 모습일지 한 번 찾아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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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석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
장하석 지음 / 지식채널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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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철학에는 서로가 엮일만한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언뜻 보기에 과학과 철학은 전혀 다른 분야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인문계 출신인 나로서는 철학과는 달리 과학은 고등학교 졸업 후 한 번도 관심을 가지지 않은 분야이다. 과학은 이과 출신들인 과학자들의 몫이라는 생각이 강하기도 했고 과학이라는 분야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이기도 했다.

 

사실 <과학, 철학과 만나다>라는 제목이 주는 압박감이 적지 않았다. 과학이나 철학이나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분야이기도 하고 자주 접하는 분야도 아니기에 더욱 그러했다. 하지만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과학철학 입문서라는 문구가 용기를 주었다. 과연 과학과 철학이 만나면 어떤 일이 생긴다는 것인지, 궁금증도 커져 갔다.

 

이 책은 케임브리지 대학교 석좌교수로 런던 대학과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20년간 과학철학을 교양과목으로 가르친 저자가 EBS 특별기획에서 강의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책은 3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과학지식의 본질에 관한 일반론을 파헤쳤으며, 2부에서는 과학사를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마지막 3부에서는 과학 분야에서의 창의력, 다원주의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을 다 읽은 후 든 생각은 과학이든지 철학이든지 결국 인간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묻고, 묻고, 또 물었던, 고민하고, 고민하고, 또 고민했던 이들이 있었기에 과학의 진보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과학과 철학은 비슷한 것 같다. 데카르트의 인식론을 통해 설명한 것처럼 인간의 감각도 불확실하고, 현재까지의 귀납적 결과가 미래의 모든 현상을 포용하는 것도 아니기에 과학에 한계가 있지만 끝없이 고민하고 생각하는 이들이 이런 불확실한 토대를 기반으로 지식의 체계를 늘려나가면서 과학은 계속해서 진보했다.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과학에서의 다원주의를 주장하며, 여러 종류의 과학자들이 철학적 사고를 통해 새로운 방향에서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고민하며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는 다원주의에 관용의 이득과 상호작용의 이득이라는 분명한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저자의 설명을 보며, 다원주의가 과학에서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이로운 방안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렵게 느껴지던 과학을 새롭게 바라보며 과학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었다. EBS에서 진행했던 저자의 강의와 함께 이 책을 본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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