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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경제 2 - 최후의 승자 ㅣ 중국 CCTV 다큐멘터리 화제작 2
CCTV 다큐멘터리 <화폐> 제작팀 지음, 김락준 옮김, 전병서 감수 / 가나출판사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미국의 달러가 금융위기 이후 힘을 잃어가면서 중국의 위안화가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하지만 달러가 힘을 잃는다는 상황이, 위안화가 대체안으로 떠오른다는 이야기가 도대체 나의 삶과 무슨 관계가 있을까? 솔직히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 이런 이야기는 경제학자나 정책 입안자들이 판단하고 대책을 세울 문제이지 일반인들과는 별반 관련이 없는 일처럼 보였다.
정말 화폐는 일반 사람들과 전혀 관계가 없는 것일까? 그건 당연히 아닐 것이다. 머나먼 옛날이라면 화폐가 없는 삶을 상상할 수도 있었겠지만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에게 화폐는 우리의 삶에서 결코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이다. 하지만 이런 화폐에 대해 우리는 거의 알지 못한다. 매일 매일 사용하고는 있지만 과연 화폐가 무엇인지, 화폐의 힘은 무엇인지, 화폐를 둘러싸고 일어나는 국가 간, 세력 간 다툼이 무엇인지는 제대로 알지 못한다.
화폐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는 말이 있다 보니 화폐를 둘러싼 미국, 유럽, 중국의 전쟁은 일반인들이 느끼지 못하는 순간에도 계속해서 진행 중이었다. 중국 CCTV의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옮긴 <화폐 경제2 – 최후의 승자>에서는 달러, 유로화, 엔화, 위안화의 현실과 미래를 세계적인 경제학자와 금융 전문가 30인이 어떻게 예측하는지를 보여준다.
물론 현재는 미국의 달러가 기축통화로써 전 세계에서 사용된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달러의 무분별한 발행이 달러의 가치를 하락시킨 것도 사실이다. 이런 면에서 달러의 미래가 암울하다고 이야기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하지만 많은 석학들이 연방준비제도에 대한 신뢰를 내비치면서 달러의 미래가 결코 암울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이 책에 기고한 석학들은 달러보다 위안화의 미래가 더 미지수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닌가 싶었다. 위안화는 중국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부족한 부분이 많기에 이들은 위안화가 갈 길이 상당히 멀다고 진단한다. 또한 아시아에서 공동 화폐가 출현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한다.
한편 유로화에 대한 전망은 그렇게 어둡지만은 않은 것 같다. 정치적인 면에서 서로 다른 국가들이 모인 유럽연합이기에 분명히 풀어야 할 숙제가 있지만 이들이 현재 겪는 채무위기나 인플레이션은 풀고 유로화가 안정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마지막으로 미래의 국제화폐가 하나일 필요가 없다는 중국 국무원 발전연구센터의 우징롄 연구원의 주장에 많은 부분 공감하였다. 달러를 기반으로 한 미국의 행보는 알게 모르게 많은 나라에 피해를 주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소지가 많다. 그런 면에서 유로화나 위안화의 국제화폐화는 달러 독주 체제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방안임은 분명해 보인다.
화폐, 우리와 너무나 가까이 있는 이야기이다.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졌지만 책을 다 읽은 후에는 국제사회에서 현재 화폐에 대한 인식이 어떤 것인지, 앞으로 어떤 흐름이 이어질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앞으로 이들의 예측이 어떻게 현실에서 이루어질지 무척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