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저녁 엠마뉘엘 베르네임 소설
엠마뉴엘 베른하임 지음, 이원희 옮김 / 작가정신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언제인가부터 금요일을 일컫는 신조어가 생겼다. 불타는 금요일, 일명 불금. 아마 토요일 휴무가 시행되면서 불금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진 것은 아닐까 싶은데 그 유래가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불금이라는 표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아마 한 주간 직장에서 일에 지쳐버린 이들이 일상에서 탈출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다.

 

금요일 저녁. 자신도 모르게 일상에서 탈출을 시도한 여자, 로르가 있다. 독신으로 지내던 그녀는 내일이면 남자친구인 프랑수아의 집으로 들어가 함께 살 예정이다. 독신으로 지내는 마지막 날, 친구 마리의 초대로 그녀의 집으로 가는 중에 히치하이크를 하던 프레데릭을 차에 태우고, 그가 풍기는 냄새에 로르는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빠져든다. 자꾸만 프레데릭에게 빠져드는 자신을 보며 불안감을 느끼지만 그를 향한 자신의 욕망을 정당화하면서 그에게 조금씩 다가간다.

 

로르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내일이면 더 이상 독신이 아니라는 생각에 그저 순간의 충동에 빠져 하룻밤의 일탈을 꿈꾸었던 것일까? 아니면 단 한 번의 만남으로 그와의 사랑에 빠진 것일까? 성을 그저 단순한 유희로 생각한 것일까?

 

저자는 오로지 로르와 프레데릭이 만나 사랑을 나누는 순간의 모습을 담담히 그려낼 뿐이다. 그러기에 그녀의 생각을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다. 다만 마지막 장면에서 로르의 미래를 암시하는 듯한 이야기를 독자에게 툭 던져줄 뿐이다. 그것도 확실하지 않다는 듯이.

 

길지 않은 분량(130페이지)에 색다른 분위기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우리와는 다른 익숙하지 않은 정서라 공감하기 힘든 부분도 있지만 소설 속 새로운 세상에 눈을 돌릴 수 있었다. 로르와 비슷하다는 저자의 다른 또 다른 주인공들은 어떤 모습일지 한 번 찾아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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