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석의 과학, 철학을 만나다
장하석 지음 / 지식채널 / 2014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과학과 철학에는 서로가 엮일만한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언뜻 보기에 과학과 철학은 전혀 다른 분야처럼 느껴진다. 실제로 인문계 출신인 나로서는 철학과는 달리 과학은 고등학교 졸업 후 한 번도 관심을 가지지 않은 분야이다. 과학은 이과 출신들인 과학자들의 몫이라는 생각이 강하기도 했고 과학이라는 분야가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이기도 했다.

 

사실 <과학, 철학과 만나다>라는 제목이 주는 압박감이 적지 않았다. 과학이나 철학이나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분야이기도 하고 자주 접하는 분야도 아니기에 더욱 그러했다. 하지만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과학철학 입문서라는 문구가 용기를 주었다. 과연 과학과 철학이 만나면 어떤 일이 생긴다는 것인지, 궁금증도 커져 갔다.

 

이 책은 케임브리지 대학교 석좌교수로 런던 대학과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20년간 과학철학을 교양과목으로 가르친 저자가 EBS 특별기획에서 강의한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책은 3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과학지식의 본질에 관한 일반론을 파헤쳤으며, 2부에서는 과학사를 몇 가지 사례를 통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마지막 3부에서는 과학 분야에서의 창의력, 다원주의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책을 다 읽은 후 든 생각은 과학이든지 철학이든지 결국 인간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묻고, 묻고, 또 물었던, 고민하고, 고민하고, 또 고민했던 이들이 있었기에 과학의 진보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과학과 철학은 비슷한 것 같다. 데카르트의 인식론을 통해 설명한 것처럼 인간의 감각도 불확실하고, 현재까지의 귀납적 결과가 미래의 모든 현상을 포용하는 것도 아니기에 과학에 한계가 있지만 끝없이 고민하고 생각하는 이들이 이런 불확실한 토대를 기반으로 지식의 체계를 늘려나가면서 과학은 계속해서 진보했다.

 

마지막 부분에서 저자는 과학에서의 다원주의를 주장하며, 여러 종류의 과학자들이 철학적 사고를 통해 새로운 방향에서 다양한 질문을 던지고 고민하며 다양한 방법을 활용하는 다원주의에 관용의 이득과 상호작용의 이득이라는 분명한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저자의 설명을 보며, 다원주의가 과학에서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이로운 방안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렵게 느껴지던 과학을 새롭게 바라보며 과학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었다. EBS에서 진행했던 저자의 강의와 함께 이 책을 본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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