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사 - 우리 역사 속 특급비밀37
박지은 지음 / 앨피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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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얘기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는 저자처럼 나 역시 재미있는 얘기라면 사족을 못 쓴다. 특히 역사 이야기라면 너무 좋아한다. 그런 역사 이야기 37개를 엮어 낸 책이 <한국유사>이다.

 

한국유사의 사는 역사()가 아니라 실제 일어난 일들()을 가리킨다. 저자는 정사 속에 박제된 역사가 아니라 이 땅에서 일어난 소소하고 재미난 일들을 보여주고 싶어단다. 이런 소소한 일들이 결국 역사가 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란다.

 

저자의 집필 의도에 많은 공감이 되었다. 역사란 뛰어난 인물 몇 명이 만들어내는 특별한 일들만이 아니다. 우리 주변의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이 쌓이고 쌓여 역사가 이루어진다. 그러기에 많은 이들도 그런 얘기를 하지 않는가? 역사란 민초들의 이야기라고.

 

그런데 책 내용은 생각과는 조금 달랐다. 처음 책을 접했을 때 민초들의 이야기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들의 이야기라기보다는 왕실의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다. 다만 우리가 알고 있는 이야기보다는 숨어 있던 이야기들이 많았을 뿐이다. 잘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이라 흥미로웠던 것은 맞지만 너무 왕실에 치중한 내용들이라 조금 아쉬운 감이 있었다.

 

여러 이야기들 중에서 고려시대, 조선 건국 초기 왕들의 이야기는 마음 한 쪽이 아려올 정도로 안타까웠다. 왕이라는 지위가 무엇이기에 아버지와 아들이,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관계인 이들이 서로를 밀어내기 위해 안간힘을 써야 했는지 너무나 안타까웠다. 이들 뿐만이 아니다. 조선 초 방원과 방번의 관계도 너무나 안쓰럽다. 형인지 동생인지 분명하게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지 않아 결국 죽을 수밖에 없었던 방번. 그는 죽어가면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그저 평범한 백성으로 태어났다면 그렇게 허무하게 죽지는 않았을 텐데. 서로 따뜻한 사랑을 나누는 형제로 살아갔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역사는 시험을 위한 것이 아니다. 역사는 우리네 삶이 담긴 이야기이다. 때로는 사랑을 말하기도 하고, 때로는 권력을 탐하는 욕심을 말하기도 하고, 때로는 절망과 한을 말하기도 한다. 이런 역사 이야기가 재미있게 펼쳐진 한국유사, 한 번 읽어보면 그 즐거움에서 빠져나오기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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