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산책 우리 아이 인성교육 시리즈 10
폴 쇼워스 지음, 알리키 브란덴베르크 그림, 문혜진 옮김 / 불광출판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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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공원에서 산책을 합니다. 나무들을 보고 꽃도 보고 하늘도 봅니다. 솔솔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벤치에 앉아 있으면 기분이 저절로 좋아집니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평소에 듣지 못했던 소리들이 들려오지요. 새소리, 바람소리, 사람들의 발소리가 선명하게 다가옵니다. <소리 산책>을 보면 그때의 기분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산책을 하러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기분이 좋아지는 어린 소녀를 만나볼까요.

 

 

소녀는 아빠와 함께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합니다. 빨리 걷지 못하는 강아지의 발걸음에 맞춰 천천히 걸어갑니다. 이들은 산책할 때 말하지 않지요. 소녀는 모든 소리를 귀에 담습니다.

뚜벅 떠벅, 또각 또각, 스잇 피잇, 부릉 크릉, 뜨링 찌릉, 애애 응애······.

발자국, 스프링클러, 자동차, 자전거 벨, 아기가 우는 소리를 들으며 걷다 보면 어느새 공원에 다다릅니다. 오솔길을 걸어 연못으로 가면 오리가 꽥꽥 우는 소리, 딱따구리가 딱딱 나무를 쪼는 소리도 들을 수 있지요.

 

 

소녀를 보면서 산책은 공원에 도착해서야 시작되는 게 아니라는 걸 느끼게 됩니다. 문 밖으로 나가는 순간부터 즐거운 걷기 시간이 시작되는 거지요. 길을 걸으면서 들을 수 있는 소리가 이렇게 다양한 줄은 몰랐습니다. 그저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겠다는 마음으로 걷기만 하면 들리지 않는 소리가 여유 있게 주변을 느끼며 걸을 때는 특별한 소리로 들릴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소녀는 이야기합니다. 소리 산책은 정말 근사하다고 말입니다. 동네를 걸으며, 정원을 걸으며 소리에 귀 기울이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으니 소리를 들어보라고 합니다. 바람 소리를 들으며 웃음 짓는 소녀는 정말 행복해 보입니다. 소녀의 말대로 밖에 나가는 시간을 즐겨봐야겠습니다. 지루한 시간이 즐거운 시간으로 바뀌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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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임수
샤를로테 링크 지음, 강명순 옮김 / 밝은세상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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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열두 번 변하는 게 사람의 마음이라고 하지요. 자기 자신조차 정확히 알 수 없는 그 마음을 다른 사람이 잘 알 수 있을까요. 그게 설령 가족이라 하더라도 말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의 속마음을 모두 내보이면서 살지는 않습니다. 어느 정도만 공개하며 그 중 일부는 소수에게만 살짝 터놓지요. 모두 아는 사실이지만 친한 사람을 만날 때는 이를 망각합니다. 아니, 평소에는 생각하지 않는 일이라고 하는 게 더 맞을 것 같네요.

 

<속임수>의 주인공, 케이트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살아오면서 언젠가 겪었던 '배신'이 떠오를지 모르겠습니다. 그 대상이 가족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는 가족에게 그런 감정을 느낀다면 상상 외의 고통을 느껴야할지도 모르니까요. 케이트는 아버지, 리처드가 살해당한 뒤 '완벽했던' 그의 과거를 알아가면서 전혀 몰랐던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가족을 사랑하고 자상하게 보살피던 사람, 평판이 좋은 훌륭한 수사관, 딸에게는 정신적인 지주였던 리처드에게 숨기고픈 비밀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그녀는 큰 충격을 받습니다. 그 비밀로 인해 여러 사람의 목숨이 사라지게 되었으니 보통 일이 아니지요. 희생자 중에는 리처드도 포함되니 참, 사람 일이란 알 수 없는 건가 봅니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면 처음에는 믿을 수 없어 그 사실을 부정하기 시작합니다. '그 사람이 이럴 사람은 아닌데.'. '뭔가 착오가 있을 거야. 그 사람을 만나 얘기해 봐야지.'하는 생각을 하다가 시간이 가면 비로소 배신당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지요. 원망을 하다가 자신이 잘못한 게 있었는지 되짚어 보기도 합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편하지 않을까요. 그 사람은 그럴 수도 있는 사람이라고 말입니다. 내가 잘못 행동해서, 내가 멍청해서 그런 일을 당한 것은 아닙니다. 그 사람은 속이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거지요. 미처 알지 못했던 것뿐입니다.

 

케이트는 여러 가지 단서를 따라가다 위험한 상황에 처하기도 하지만 결국은 살인자를 잡게 됩니다. 그러나 리처드의 잘못된 선택이 한 가족을 비극으로 내몰았던 사실은 바꿀 수가 없지요. <속임수>는 결국 선택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급박한 상황에서 리처드가 내린 선택을 보여주며 누구든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를 보며 법과 윤리를 모두 제치고 자신의 상황을 우선시한 대가로 가장 중요한 것을 치러야 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요. 문제는 그 대가를 치러야할 사람이 본인으로 한정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겁니다. 최종적인 선택에 대한 책임은 자신의 몫이라는 것을 생각한다면 선택을 내리기가 한결 쉬워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람의 마음과 선택, 그에 따른 배신에 대한 이야기는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무한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낼 것 같습니다. 이런 요소가 흥미롭게 조화된 스릴러 소설을 찾고 있다면 추천하고 싶은 책입니다. 말없이 눈빛만 봐도 통하는, 세상에서 가장 친한 사람이 있습니까? 서로 숨기는 게 없고 모든 것을 공유하고 있다는 생각을 혹시라도 하고 있다면 그 환상에서 살짝 빠져나오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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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불러도 오지 않는다 1
스기사쿠 지음, 백수정 옮김 / 늘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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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살 즈음, 길을 가다가 어느 집 마당에 새끼고양이 대여섯 마리가 있는 걸 봤습니다. 어미 근처에서 꼬물거리는 고양이들이 너무 귀여워 한참을 보고 있었지요. 지금 생각하면 남의 집이었는데 왜 들어갔을까 싶지만 그때는 고양이에 정신이 팔려 그런 걸 생각할 틈이 없었던 것 같네요. 옅은 줄무늬를 가진 고양이들은 한 손에 쏙 들어올 정도로 작았고 발은 너무나 앙증맞았습니다. 집으로 데리고 가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예뻤던 고양이였지만 키울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양이를 키우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이 아직도 남아 있지요.

 

<고양이는 불러도 오지 않는다>에는 어릴 때 봤던 것처럼 귀여운 고양이가 두 마리 나옵니다. 주인공의 형이 길을 가다 데려온 고양이들은 그와 동고동락하며 그의 삶에 깊숙하게 들어옵니다. 귀찮기만 한 고양이, 레오와 꼬미는 서서히 그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지요. 부상을 당해 복서의 꿈이 무너져 실의에 빠져 있다가도 고양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생각에 치열하게 삶을 이어갑니다. 이 책에는 주인공이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만화가가 되기까지의 내용이 담겨 있는데 그의 고단했던 삶이 무겁지 않게 묘사되어 있어 웃으면서 볼 수 있습니다. 같이 사는 고양이들과 엮어가는 소중한 날들을 보면서 저렇게 작은 존재들이 사람에게 너무나 많은 것들을 나눠주는구나 싶어 가슴이 뭉클합니다. 

 

고양이는 주인이 부른다고 바로 달려오지 않지요. 도도하게 사뿐사뿐 걸어 다니는 고양이를 떠올리는 제목을 보면 제목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강아지와는 다른 매력이 있는 고양이의 모습을 새로 알게 되면서 자꾸 고양이가 눈에 아른거리네요. 레오를 떠나보낸 주인공이 꼬미와 어떻게 지내게 될지 이후의 이야기도 궁금해집니다. 그가 또 다른 고양이를 집에 들이고 애인도 생긴다는데 그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 같네요. 도도한 꼬미의 반응이 정말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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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다 바오바오의 모험 넌 누구니?
루트씨 지음, 김효원 그림 / 아이들판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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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 뒤에서 얼굴을 내민 판다의 얼굴에 호기심이 가득합니다. 약간은 두려운 것 같아 보이기도 하는 판다는 아주 어려 보입니다. 아마도 호기심이 두려움을 눌러 저 뒤에서 결국은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책을 읽다보면 예상이 맞았음을 알게 됩니다. <넌 누구니?>는 판다 바오바오의 모험이야기거든요.

 

태어나서부터 줄곧 대나무 숲에 살고 있는 어린 판다 바오바오는 무척 겁이 많습니다. 작은 벌레를 보고도 무서워서 피할 정도니 정말 겁이 많은 거지요. 어느 날 너무 심심했던 바오바오는 혼자 대나무 순을 따먹고 뒹굴기도 했지만 전혀 재미있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문득 대나무 숲 밖에는 뭐가 있을지 궁금해지기 시작했지요. 숲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아빠의 당부가 있었지만 한 발짝씩 떼며 밖으로 나가봅니다. 호기심을 이길만한 게 어디 있을까요.

 

 

대나무 숲 밖에는 넓은 풀밭이 펼쳐져 있습니다. 바오바오는 천천히 걷기 시작하지요. 쉭쉭거리는 뱀을 만나 인사도 하고 코알라 옆에서 함께 잠이 들기도 합니다. 너구리를 만나 눈 주변이 자신과 닮은 것을 알고 미소 짓기도 하고 곰과 함께 앉아 식사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바오바오는 처음 만나는 동물들에게 먼저 다가가기 시작하지요. 처음의 소극적인 모습에서 점점 적극적으로 변하는 바오바오의 모습이 용감해 보입니다.

 

 

여러 친구들을 만나 함께 놀며 이야기를 나누고 집으로 돌아온 바오바오는 어딘지 모르게 부쩍 큰 느낌입니다. 세상에는 우리랑 다르지만 멋진 친구들이 많다고 이야기하는 어린 판다를 보고 엄마와 아빠는 흐뭇한 웃음을 짓겠지요.

 

아이들은 집에서 부모님과 생활하다가 어린이집, 문화센터 등에서 친구들을 만나게 됩니다. 처음에는 낯설어 다가가지 못하지요. 같이 놀고 싶지만 방법을 몰라 짓궂게 장난을 치기도 하고 심술을 부리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차츰 함께 노는 법을 알아갑니다. 먼저 다가가 말을 걸면서 친구와 친해지고, 장난감을 같이 가지고 놀면서 즐거움을 느끼게 되면 친구를 만나러 가고 싶다고 조르게 되지요. 작은 일에 토라지고 작은 일에 울음을 터뜨리기도 하지만 금새 다시 놀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웃음이 납니다. 이 아이들이 친구의 소중함을 느끼며 자라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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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 한울림 꼬마별 그림책
조은수 지음, 채상우 그림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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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모습에 짜증이 가득합니다. 심심함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는 것 같네요.

뭘 하면서 심심함을 달래야 할까요?

 

 

사자의 눈이 쟁반만 합니다. 놀라게 하는 일이 생긴 게 틀림없어 보입니다.

아! 심심한 아이가 자고 있는 사자의 콧털을 뽑아 버렸네요.

잠자는 사자를 건드리다니. 괜찮을까요?

 

 

여전히 심심한 아이는 오리 가족에게 짖궂은 장난을 칩니다.

평화롭게 물 위를 떠다니던 오리들은 물 속으로 뛰어든 아이 때문에 물벼락을 맞고 물가로 떠밀려가지요.

아이는 계속해서 코끼리, 나무늘보, 판다 등을 괴롭히고 동물 친구들은 아이를 피해 멀리멀리 가버립니다.

 

 

동물 친구들이 모두 가버리자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 같이 놀고 싶은 마음에 그런 행동을 한 모양이네요.

우는 아이에게 천천히 다가온 동물들은 친구는 못살게 구는 게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 줍니다.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노는 법을 배운 아이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핍니다.

 

이제 친구들과 어떻게 놀아야 할지 알게 된 아이는 심심하지 않게 지낼 수 있을 것 같네요.

어울려 노는 즐거움을 알게 된 아이가 친구들과 얼마나 재미있는 놀이들을 하고 놀지 기대가 됩니다.

 

<심심해>를 보면서 개성 있는 그림에 반했습니다. 그림에 생기가 넘치거든요. 동물들의 표정과 행동에는 놀란 감정이 그대로 드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의성어와 의태어를 통해 리듬감도 느낄 수 있어 좋은 것 같네요. 아이들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와 동물들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겠지요. 심심할 때는 어떻게 할지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아 마음에 듭니다. 다른 사람의 입장을 생각해보고 함께 노는 법을 알아 갈 어린 아이들이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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