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 필요한 순간 - 인간은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는가
김민형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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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필요한 순간이란 책 제목이 끌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중고등학교 때 한번 정도는 생각해보았을 것이다. “방정식이니 함수니 미적분 같은 것은 도대체 왜 배우는 거야?” “난 이공계에 갈 것도 아닌데 꼭 이렇게 배워야 돼” 라는 생각 말이다. 난 이 책에 그 해답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우리가 왜 죽어라고 방정식을 풀고 미적분을 풀고 확률과 통계문제를 풀어야 했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결과적으로 말하면 “수학이 필요한 순간”이 아닌 “수학적 사고가 필요한 순간”이 책의 내용에 더 부합하는거 같다. 우리에게 수학은 언제나 풀어야 하는 시험문제로만 인식되어진다. 그래서인지 수학적 사고가 세계를 사고하는 가장 기본적이고 근본적인 능력이라는 사실에 대해 갸우뚱해진다. 내가 일상생활에서 수학적 사고를 하고 있다고?...그런가.
책은 총 7개의 대화체 강의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 마다 인간의 사고능력을 확장시켜온 수학의 다양한 이론 및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모든 장이 흥미롭고 좋았지만 나에게는 제3강의 “확률론의 선과 악” 편이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이다. 승패를 가늠하는 “점수의 문제”에서부터 윤리적인 판단인 트롤리의 문제까지 수학의 확률은 아주 깊숙이 들어와 있었다. 4강의 민주주의에 가장 적합한 대표자를 어떻게 선출할 것인지에 대한 부분도 매우 흥미로웠다. 투표 방법론에 따라 당선자가 바뀔 수 있음을 수학적으로 보여준 것은 우리가 너무나도 쉽게 받아들이고 있는 현재의 투표제도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수학적인 사고란 일상의 문제에서 정답부터 빨리 찾으려고 하기보다 좋은 질문을 먼저 던지는 것이라고 말한다. 정답보다는 의미 있는 질문이 먼저라는 저자의 생각에 백퍼센트 동의하며 우리나라의 현실교육도 좀 변화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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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스 - 인종 혐오에 맞서 싸우는 행동주의자의 시원한 한 방!
이일하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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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혐한주의자들인 재특회(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모임)의 혐오시위에 맞선 일본시민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일하 감독의 영화 “카운터스(Counters, 헤이트스피치에 반기를 든 사람)”가 8월15일 개봉되었다.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해 상영관을 검색해보니 전국에서 1개 극장 정도가 아직 상영을 하고 있었다. 다큐영화의 특성상 개봉한지 3주 정도가 지났으니 상영관 수가 줄어든 것은 당연하겠지만 아마도 영화의 주인공이자 “오토코구미(카운터스의 행동대)”의 대장격인 다카하시의 성추행 전력의 폭로가 영향을 주었으리라 짐작된다.

그래서 2016년에 출간된 책을 먼저 읽었다. 아마도 영화와 책의 내용은 큰 차이가 없을 듯하다. 재특회의 혐오시위와 이를 저지하기 위한 카운터스의 활동을 따라가며 당시의 상황을 사진과 함께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다만 카운터스들의 다양한 활동에 비해 너무 다카하시가 주도하는 오토코구미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 카운터스의 다른 조직들 이른바 시바키(혼내다) 부대나 오시라세(알려주다) 부대, 쇼메이(서명) 부대들의 다양한 활동에 대한 서술이 적은 것은 조금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서인지 오토코구미의 무력행사에 통쾌함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론 찜찜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인종혐오와 차별을 옹호하는 자들에게 사용하는 폭력(개인적으론 오토코구미의 무력행사를 폭력이라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다)은 정당한가? 라는 물음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카운터스 내부에서도 이러한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오토코구미의 긍정적인 면에 더 많은 사람의 지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오토코구미의 활동은 카운터스에 더 많은 시민 참여를 유발하였고 이를 통해 재특회의 혐오시위를 억제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책은 한국도 극우혐오단체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충고로 마무리된다. 한국사회에서도 극우단체들의 혐오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일본의 재특회 사례처럼 초기에 저지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막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어쩌면 지금의 한국에도 카운터스가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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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 아포칼립스 - 사랑과 혐오의 정치학
시우 지음 / 현실문화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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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월 전 내가 즐겨 듣는 역사학 팟캐스트에서 성소수자 특집을 4부에 걸쳐 방송하였다. 퀴어라는 문화와 역사, 산적한 많은 문제들에 대해 아주 밀도 있는 방송이어서 인상적으로 들었다. 퀴어라는 낯선 문화에 대한 이해의 시작이었다.
세바스찬 렐리오 감독의 영화 “판타스틱 우먼”은 트랜스젠더 여성이 세상의 편견과 폭력에 맞서 자신을 지켜나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간접적으로 알게 해주었다.
이번 “퀴어 아포칼립스 : 사랑과 혐오의 정치학”은 퀴어 문화를 이해하려는 나의 세 번째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보수적인 개신교회의 반퀴어 운동을 통해 우리 사회의 퀴어 혐오를 분석하고, 한국사회가 어떤 식으로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제시하고 있다. “퀴어 아포칼립스”라는 제목에 비해 책은 매우 가독성이 높고 쉽게 쓰여 있다. 현장활동가 및 퀴어 당사자들의 목소리와 최근 퀴어문화축제의 다양한 이야기도 소개되어 있어 내용을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유튜브에 퀴어문화축제의 영상들이 많아 책과 같이 보면 이해에 도움이 된다.) 다만 머리로는 이해했는지 모르지만 마음으로 공감한다고는 아직 말할 수 없다. 나에게 퀴어라는 문화는 아직 많이 낯설다. 규범화된 사회와 고정된 정체성에 대한 저항의 실천이라는 개념도 아직은 나에게 어렵게 느껴진다. 아직은 내가 초보적인 이해의 단계에 머물러 있어서이기도 하겠지만 우리 사회에 퀴어문화를 이야기할 수 있는 수단이 매우 제한적인 것도 원인일 것이다. 이건 퀴어 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적 약자들의 공통된 문제이기도 하다. 하여튼 “퀴어 아포칼립스 : 사랑과 혐오의 정치학”은 퀴어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는 책임에는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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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제 - 전쟁과 대운하에 미친 중국 최악의 폭군
미야자키 이치사다 지음, 전혜선 옮김 / 역사비평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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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이치사다의 수양제는 옹정제를 읽은 후 이번이 두번째 책인데 옹정제 만큼이나 재미있게 읽었다. 수양제를 읽는 내내 두 가지면에서 정말 놀랐다.
첫째는 아무리 전근대사회라고 하더라도 이 정도의 황제가 15년이라는 재위기간을 가진다는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말 중국에서 황제라는 지위는 현재의 사람으로는 도무지 짐작할 수 없는 절대적 권위를 가지는거 같다.
둘째는 360년의 혼란기를 끝내고 중국을 통일한 왕조가 어떻게 싸우면 113만명의 병력을 끌고가서 요동성 하나를 함락하지 못해 대패를 할 수 있는지도 정말 미스테리다.
38년이라는 수나라의 역사만큼이나 조금은 어처구니 없는 왕조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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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전쟁이라는 신화 - 미국의 제2차 세계대전, 전쟁의 추악한 진실 질문의 책 12
자크 파월 지음, 윤태준 옮김 / 오월의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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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학살의 또 다른 이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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