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스 - 인종 혐오에 맞서 싸우는 행동주의자의 시원한 한 방!
이일하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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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혐한주의자들인 재특회(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모임)의 혐오시위에 맞선 일본시민들의 이야기를 다룬 이일하 감독의 영화 “카운터스(Counters, 헤이트스피치에 반기를 든 사람)”가 8월15일 개봉되었다.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해 상영관을 검색해보니 전국에서 1개 극장 정도가 아직 상영을 하고 있었다. 다큐영화의 특성상 개봉한지 3주 정도가 지났으니 상영관 수가 줄어든 것은 당연하겠지만 아마도 영화의 주인공이자 “오토코구미(카운터스의 행동대)”의 대장격인 다카하시의 성추행 전력의 폭로가 영향을 주었으리라 짐작된다.

그래서 2016년에 출간된 책을 먼저 읽었다. 아마도 영화와 책의 내용은 큰 차이가 없을 듯하다. 재특회의 혐오시위와 이를 저지하기 위한 카운터스의 활동을 따라가며 당시의 상황을 사진과 함께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다만 카운터스들의 다양한 활동에 비해 너무 다카하시가 주도하는 오토코구미에 치우친 경향이 있다. 카운터스의 다른 조직들 이른바 시바키(혼내다) 부대나 오시라세(알려주다) 부대, 쇼메이(서명) 부대들의 다양한 활동에 대한 서술이 적은 것은 조금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래서인지 오토코구미의 무력행사에 통쾌함을 느끼면서도 한편으론 찜찜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인종혐오와 차별을 옹호하는 자들에게 사용하는 폭력(개인적으론 오토코구미의 무력행사를 폭력이라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다)은 정당한가? 라는 물음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카운터스 내부에서도 이러한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오토코구미의 긍정적인 면에 더 많은 사람의 지지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오토코구미의 활동은 카운터스에 더 많은 시민 참여를 유발하였고 이를 통해 재특회의 혐오시위를 억제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책은 한국도 극우혐오단체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는 충고로 마무리된다. 한국사회에서도 극우단체들의 혐오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일본의 재특회 사례처럼 초기에 저지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막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어쩌면 지금의 한국에도 카운터스가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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