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킬 수 없는 약속
야쿠마루 가쿠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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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 약속(誓約) _ 야쿠마루 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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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이 알아선 안되는 어두운 과거를 지닌 남자, 그리고 그 과거를 아는 의문의 사람으로부터의 협박, 사건의 실체로 다가갈수록 증폭되는 의문과 마지막 반전. 이런 것들이 장르소설인 추리소설의 전형적인 구도인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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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킬 수 없는 약속’도 이런 구도를 착실히 따라가는 것 같아 부분적으로 어디에선가 본 듯한 또는 어디에선가 읽은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아마도 추리소설이나 스릴러영화를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아쉬운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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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도가와란포상 수상작가이자 일본 사회파 추리소설의 절대강자란 수식어가 달린 야쿠마루 가쿠의 작품은 처음 접했다. 일본 추리소설을 많이 읽지는 않아 잘 몰랐는데 국내에도 작가의 작품이 8권 정도 번역된 걸로 봐선 꽤나 인지도가 있는 작가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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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파 추리소설’하면 마쓰모토 세이초가 생각나는데 열차시간 트릭의 ‘점과 선’은 정말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난다. 그리고 압도적인 분량을 가진 미미여사의 ‘모방범’도 흥미롭게 읽었었다.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은 그런 작품과 비교해서는 다소 힘이 떨어지지만, 선선한 이 가을, 부담없이 읽기에 적당한 추리소설인건 분명한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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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
류츠신 지음, 이현아 옮김, 고호관 감수 / 단숨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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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三體, The three body problem) _ 류츠신

개인적으로 영화장르 중에 SF영화를 꽤 좋아한다. 웬만한 SF영화는 개봉하면 꼭 보는 편인데 그에 반해 SF소설에 대한 관심은 SF영화만 못하다. 올해 읽은 SF소설이라고 해봐야 앤디 위어의 ‘아르테미스’ 정도이고 작년에는 아서 클락의 ‘라마와의 랑데뷰’ 개정판 정도이니 1년에 1~2권 정도가 고작인 셈이다.

그러다 우연히 중국작가 류츠신의 ‘삼체(三體, The three body problem)에 대한 팟캐스트 방송을 듣고 매우 흥미가 생겼다. 중국에서 300만 부 이상 판매되었고, 아시아 최초로 휴고상 을 수상했다는 타이틀도 관심을 끌었지만 무엇보다도 작가에 관심이 갔다. 컴퓨터 엔지니어 출신으로 마작으로 한 달 월급에 해당하는 800위안을 잃은 뒤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 사실도 재미있지만, 중국의 전파망원경 관련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강연도 하고, 일반 대중과학서를 쓸 수 있을 정도의 과학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놀라웠다. 그리고 작가가 연재하는 오프라인 과학잡지의 구독자가 40만명이라니 대한민국에서는 쉽게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이런 작가가 쓴 SF소설은 얼마나 대단할지에 대한 궁금증으로 1권을 읽었는데 한마디로 말해 ‘빠져든다’는 표현이 적절할 거 같다. 세 개의 별(태양) 주위를 도는 행성에 사는 외계문명과의 접촉이란 아이디어도 신선했고, 웬만한 천문학과 물리학 관련 지식은 총망라되어 있다. 이 책에 나온 과학지식에 대한 조금의 이해만 있어도 과학덕후 소리를 들을만하지 않을까.

삼체는 ‘지구의 과거’ 3부작으로 총 3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국내에는 2권까지만 번역본이 나왔고 아직 3권은 나오지 않았다. 책의 인기가 높아 아마도 조만간에 번역본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올해가 가기 전에 나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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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히스토리쿠스 - 지금 여기를 위한 역사 공부
오항녕 지음 / 개마고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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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히스토리쿠스(Homohistoricus) _ 오항녕

올 해 읽은 역사분야 서적이 26권 정도 된다. 작년에 읽은 역사분야 책도 30권 남짓 되는 듯 하다. 고대사부터 고려, 조선, 식민지시기, 현대사 그리고 세계사까지...관심이 가는 시대나 테마에 대해 나름 읽는다고 읽었다. 물론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근데 곧 잊어버리고 정리도 잘 되지 않는 역사책을 나는 왜 읽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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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읽은 책 중에 ‘민란의 시대’ 라는 책이 있다. 조선 후기에 발생한 민란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이걸 아는게 지금 현재를 살아가는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나 라는 의문이 든다. ‘조선왕실의 백년손님’이란 책도 읽었다. 부마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인데 재미있었지만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 부마들의 삶을 통해 내가 배워야하는게 무엇일까…?

‘지금 여기를 위한 역사공부’ 라는 부제를 단 오항녕의 ‘호모히스토리쿠스’는 이러한 나의 의문에 대한 답(?)을 주는 책 같다. 지금까지 역사책을 읽었지만 모든 것이 파편화된 지식으로만 남았다면 이것을 잘 꿰어 하나로 정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 같았다.
역사연구에서 구조(조건), 의지, 우연에 대한 탐구는 지금 현실의 다양한 문제를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틀로서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또한 저자는 진보사관과 국민국가사 중심의 역사서슬을 비판하며, 일상의 작은 기록들도 역사가 될 수 있다며 역사라는 인식의 틀을 전환하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사실에 기반하지 않는 추론이나 해석을 경계한다.

E.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를 읽었을 때 이 책을 읽으면 역사가 무엇인지 알게 될 줄 알았다. 근데 솔직히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근데 ‘호모히스토리쿠스’는 작지만 뭔가 손 끝에 실마리가 잡히는 느낌이다. 그 점에서 나에겐 E.H 카의 ‘역사란 무엇인가’ 보다 오항녕의 ‘호모히스토리쿠스’가 더 나은 책인건 분명한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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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미술관 - 그림 속에 숨은 인권 이야기
김태권 지음 / 창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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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미술관 _ 김태권

‘불편한 미술관’은 책의 첫 구절에서 전체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고 있다. 근데 그 문구가 듣기에 따라서는 불편할 수도 있다. 이 책의 제목이 불편한 미술관인 것처럼 말이다.

“인권문제에 있어서 누구나 ‘잠재적 가해자’이다”

스스로 착하고 바른 삶을 살았다고 자부하지는 않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해자란 말을 들으면 발끈할 것이다. 아무리 잠재적이라고 해도 말이다.

‘강남역 살인사건’이 발생한 후 강남역에서 여성들이 시위를 하였을 때 일부 남성들이 ‘남성들 모두를 잠재적 가해자로 모는 시위에 반대한다’고 외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 남성들은 자신을 잠재적 가해자로 모는 여성들이 많이 불편했던가 보다. 그러나 여성들이 느끼는 일상의 불안에 대해 조금만이라도 공감한다면 그런 주장을 하기는 힘들 것이다.

김태권 작가의 ‘불편한 미술관’은 다양한 주제들로 표현된 미술작품들을 통해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난민, 성폭력, 제노사이드, 강제구금, 표현의 자유 등의 인권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책의 소재로 미술을 사용한 만큼 그림에 대한 친절한 해설도 곁들이고 있다.

주제 하나 하나가 몇 권의 책으로도 부족한 민감하고 중요한 사안이지만 이 책은 미술관에서 작품을 감상하듯이 가볍게 서술한다. 다만 책이 제시하는 문제의식만은 가볍지 않다. 우리가 모두 동의하는 인권문제가 이론이 아닌 구체적인 현실문제로 다가왔을 때 얼마나 많은 딜레마에 빠지는지 책은 생생하게 보여준다. 혐오와 풍자의 경계문제 부터 어디까지 표현의 자유를 허락할 것인지, 여성혐오와 인종주의를 결합한 정치선동 등 다양한 현실문제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책을 다 읽은 후 불편함의 작은 불씨가 마음에 남기를 바란다는 당부를 한다. 아마도 이런 불편함이 자신의 인권감수성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듯하다. 그런 점에서 미술작품을 통해 인권을 이야기한 저자의 시도는 성공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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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c² -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방정식의 일생
데이비드 보더니스 지음, 김희봉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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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학창시절일 때 학습보조기구 중에 하나인 엠씨스퀘어란 제품이 있었다. 당시에는 매우 첨단 제품처럼 보였고 “응답하라 1994”에도 잠깐 나왔었다. 사용해보지는 못했지만 당시에는 꽤 화제가 된 제품이라 이름 정도는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엠씨스퀘어란 말이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의 일부인 방정식 E=mc²에서 mc²을 지칭한다는 것은 한참 뒤에 알게 되었다. 지금도 판매하는지 인터넷에 들어가보니 아직 시판중이었다. 대한민국 5천만의 뇌를 바꾸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내걸고 있는데 어떤 원리로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아인슈타인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다.

과학저널리스트인 데이비드 보더니스가 쓴 “E=mc² “은 많은 사람들이 들어는 보았지만 의미는 거의 이해하지 못하는 방정식 E=mc²에 대한 이야기이다. 저자는 상대성이론이나 아인슈타인의 일생에 대한 책은 넘쳐나지만 이러한 책들은 너무 많은 것을 설명하려다 정작 아무것도 이해시키지 못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E=mc²이란 방정식 하나에 대해서만 위인의 전기를 쓰듯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상대성이론이 탄생한 베른 특허청의 이야기에서 시작해 “에너지 E” “등호 =” “질량 m” “빛의 속도 c” “제곱 ²”에 대한 역사와 2차대전 당시 미국과 독일 나치사이에 벌어진 죽음의 폭탄인 원자폭탄 제조경쟁까지를 아주 재미있게 다루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과학책이자 어떤 면에선 역사책에 가깝다. 그래서 공식이나 어려운 과학용어는 최대한 배제하고 쉽게 쓰여져 있다. 방정식 E=mc² 에 대해 막연히만 알고있었다면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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