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있는 어른되기

쓸모인류 - 어른의 쓸모에 대해 묻다
빈센트.강승민 지음 / 몽스북 / 2018년 11월

제목과 저자 이름을 보았을때 마치 두 학자의 인류에 대한 대담형식의 책인지 알았다. 그러나 저자들은 모두 일반인들이었고 ‘쓸모 인류’ 라는 주제 자체도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의 쓸모에 관한 내용이었다. 40대의 평범한 가장이 60대의 다소 특이한 할아버지를 바라보며 분석하며 쓴 생각들의 정리라고 해야할까. 오랜 기간 한 직장에서 머물다가 새로운 시작을 한 40대 강승민은 가회동 한옥집으로 이사 온 60대 빈센트리와 많은 대화를 해나가며 자신의 쓸모에 대해 생각한다. 책을 읽어 가다 보면, 나 또한 옆집에 빈센트 리와 같은 어르신이 살았으면 하는 부러움을 느끼게 한다. 아침에 빈센트리의 주방에 앉아 그가 해준 못난이 빵을 먹으며 삶에 대해 얘기를 해보고 싶다. 사실 어떻게 생각해보면 빈센트리가 특별해 보이는 것은 도시 생활을 하며 그가 하는 적극적으로 삶을 개선하는 행위들 때문이 아닌가 한다. 직접 요리를 하고, 삶에 불필요한 주변 것들을 고쳐나가고 하는 행위들. 사실은 시골에서의 일반 시민들이 하는 행위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그가 좀 더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직접 그가 행하는 것도 있지만, 많은 부분은 그것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가서 돈을 지불하고 시키는 것이다. 오래된 의자에 페인트를 칠하는 것도 직접이 아닌 수리상에 가서 하는 행위는 사실 일반 소시민은 어렵지 않은가 생각된다. 그러면서도 그가 남달라 보이는 것은 그 일을 시키는 방식에 있어서도 상대방이 장인임을 인정하고 충분한 대가를 주고 꼼꼼하게 시킨다는 것이다. 삶에 있어서 본받고 싶고 다시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어르신이 주변에 없다면 이 책을 통해 빈센트리를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다시 한 번 영어 공부

지금, 멋진 영어 한 줄의 타이밍 1 : All-Star - 꼬박꼬박 하루 하나씩 클래식 영어 읽기 ㅣ 열두 달 멋진 영어 시리즈 1
이충호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18년 10월

우리나라사람에게 외국어, 특히 영어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은 상당히 클 것이다. 그러나 시간대비 효율성을 보면 상당히 낮지 않을까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아마도 재미가 아니라 의무적으로 시험 등의 목적을 위해 하는 의도도 크지 않을까 한다. 본 책의 저자는 그래서 본인이 외국어를 공부할 때 썼던 방법인 멋진 영어 문장들을 외우는 방식을 이 책에서 제시한다. 책의 구성은 마치 고등학교 시절의 참고서와 같은 구성을 하고 있다. 영어 문장, 우리말 해석, 중요 단어 형태로 일 단위로 공부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영어 문장의 내용이 다채로워서인지 지루하지 않다. 단어도 어떻게 모르는 것들만 잘 나와있어서 사전을 찾을 필요도 없고, 단어 뿐만 아니라 문장의 구조에 대해 약간의 설명도 있어 고등학교 시절 영어 공부하던 느낌이 난다. 사실 문장이 짧지는 않기 때문에 책의 원래 의도와 같이 하루에 한 쪽씩 공부하며 넘어가는 것은 나에게는 조금 무리였다. 그리고 굳이 차례대로 가지 않고 그 날 그 날 읽고 싶은 페이지를 넘겨 읽는 방식이 나에게는 더 맞았다. 외국어를 익히는데 있어 저자가 취했던 멋진 문장을 공부하는 방식은 꽤 괜찮은 것 같다. 책의 구성에 아쉬운 점 하나는 좋은 문장이 어디에서 인용되었는지는 쓰여 있는데, 그에 대한 배경 지식을 조금이나마 써놨으면 그 문장의 의도를 조금 더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가끔 유명인이 이 말을 왜 했을까? 라는 의문이 드는 구절이 있기 때문이다. 배경 의도가 있다면 조금 더 재미있고 잘 받아 들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몇 일 하지는 않았지만 벌써 모르던 단어도 몇 개 외우게 되고, 문장 구조도 조금 더 눈에 와 닿는다. 회사에 가져다 놓고 가끔 시간 날 때 마다 한 문장씩 외워보려 한다. 이 책을 마칠 때 쯤이면 정말 어느정도 영어에 자신이 붙지 않을까 한다. 부가적으로 나에게 힘이되고 살이 되는 좋은 문장들까지도 알게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영어 공부를 해보고자 마음 먹은 분이라면 이 책으로 가볍게 시작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마흔에게 용기를

내 나이 벌써 마흔인데 해놓은 게 아무것도 없어 - 흔들리는 나를 단단하게 잡아준 단 한 권의 인문고전
조기준 지음 / 피오르드 / 2018년 11월

남자 마흔이라는 나이. 일반적인 우리나라 사람들의 시각에서는 당연히 결혼을 하고 아이도 있는 모습을 상상한다. 물론 직장도 다니고 있는 모습. 지금 당신의 주변을 한 번 둘러 보자. 나의 주변만 보더라도 그렇지 않은 분들이 꽤 있다. 예전과는 많이 변화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도 그렇다. 여섯 마리의 고양이들과 살며 그 생활을 즐기고 있다. 그러한 생활상을 <맹자>를 읽어가며 서술하고 있다. 책의 구조는 <맹자>부분에 대한 해설, 그와 관련된 중국 고전 일화, 그리고 저자가 해석한 방식에 따른 서술로 이어진다. 처음에는 중국 고전 일화 중심으로 읽어갔다. 저자 서술 부분에 대한 내용이 저자가 본인이 홀로 살아가는 방식의 즐거움에 대해 너무 역설하는 것 같아서 다소 부담 스럽게 느껴졌다. 사실 혼자라서 외롭지만 과대 포장하고 있다는 느낌이랄까. 그러나 책을 점점 읽어가며 저자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에 점점 빠져 들어 갔다. 우리나라 현실 - 남의 눈치를 보며 한 평이라도 큰 아파트에 살려고 하고, 본인이 추구하는 방식이 아닌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으로 살아가려는 방식 등- 에 대해 비판하며 조금은 더 나 자신을 위해 살아가자고 저자는 말한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읽는 사람에 따라 그 전달되는 내용은 정말 다르다고 한다. <맹자>를 읽어가며 저자는 우리의 현실이 보였던 것이다. ‘일반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는 대부분의 우리들에게 저자는 말한다. 좀 다르게, 자신을 위해서 살아가라고. 다르게 사는 것이 틀리게 사는 것은 아니라고. 다만 맹자의 내용과 저자가 서술하는 부분에 대한 연관성이 낮아 보이는 부분도 많이 눈에 뛴다. 과연 무슨 연결고리를 가지고 저자는 이걸 말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드는 주제들이 있다. 저자는 <맹자>의 해석보다는 본인의 생활상에 대해 너무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듯도 하다. 그리고 <맹자> 원문을 쓴 부분은 바로 풀이만 되어 있어, 각 한자어가 어떻게 이런 풀이가 되는지 궁금한 면도 있지만, 그러한 부분까지 한 책에 바란다는 것은 조금 무리일 수도 있겠다. 마흔이라는 나이. 사람들의 시선이 부담스럽거나 조금 용기가 필요한 분들에게 이 책은 작은 용기를 당신에게 심어 줄 것이다.

주시자가 되어 참나 보기

미소 흐르는 참나의 삶 - 진정한 기쁨 온전한 행복
청헌.자성청정 지음, 최호열 엮음 / 미라클 / 2018년 11월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 중에 명상을 해보려고 시도해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적어도 이 책을 읽어볼까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분명 명상이라는 것을 고민해 보았을 것이다. 나 또한 명상을 제대로 해보려 여러 책도 읽어 보고 시도도 해보았지만, 정말 이것이 제대로 된 명상인것인가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던 중 이 책을 만났다.

이 책은 다른 명상 책들과는 다르다. 내가 많은 명상책들을 본 것은 아니지만, 명상이라는 것을 접근하는 방법이 많이 다른 듯 하다. 이 책의 가장 핵심은 짧고 분명하다. '주시자'가 되어 바라보는 것. 주시자라는 것은 작게는 나와 앞에 있는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되는 것에서부터 더 크게 우주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으로 까지 확대가 된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가 임의로 이름 붙여 놓은 것들에 대한 것이 의미 없음을 깨닫게 되는 과정을 말하고 있다. 진정한 자아를 바라본다는 것. 그 깨달음이라는 것에 도달했을때 어떤 느낌일까. 이 책의 말미에는 이 수련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수행자들의 경험담도 수록되어 있어서 간접적으로나마 그것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최대한 어려운 개념을 쉽게 설명하려 알기 쉬운 그림도 동원하고 하였지만, 가끔 나오는 한자 용어들에 대한 설명이 없는 점은 다소 아쉬운 점이다.

과연 그 깨달음의 세계는 어떠할까. 방법은 달라도 결국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참나라는 세계가 기존의 내가 관심이 있던 명상을 통해 마음의 안정을 찾고자 하는 것과 같은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새로운 수련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어머니의 봄날은 언제인가? 지금

어머니 봄날은 간다 - 우리 가슴에 어머니가 살아계시는가?
윤정 지음 / 북보자기 / 2018년 10월

나이가 하나 둘씩 먹어갈 수록 부모님에 대한 마음이 간절해 진다. 그 중에서도 엄마에 대한 애절한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것도 같다. 그런 마음을 헤아려 보고자 이 책을 집어들었다.

수필과 시가 혼합된 독특한 구조의 책. 자기 소통 상담가라는 독특한 저자의 소개. 그냥 가볍게 읽어보고자 한 번 들었던 책은 손에서 놓지 못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읽어 버리고 말았다. 갓난 아이의 탄생과 그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내용으로 시작하는 내용은 다소 우울하면서도 잔잔하게 몰입도를 가지고 한 인간의 일생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저자는 너무나도 솔직하게 본인의 이혼과 어머니에 대한 반항 아버지의 외도등을 책에 들어내고 있다. 자기의 허물을 이렇게 한 권의 책에 훤희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서로 아픈 면을 보여주면 더욱 친한 사이가 된다고 했던가. 이 책도 그럼으로써 나의 손에서 떨어지지 않았다.

어머니의 봄날. 저자의 어머니는 너무도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아 내신것 같다. 저자가 우려하듯이 우리 다음 세대 정도에 이런 애절한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느끼게 해주는 어머니들이 얼마나 될까. 가족. 특히 아이들을 위한 본인의 희생. 그 힘이 우리를 지금 이렇게 살아가게 해주는 듯 하다.

이 책을 읽으며 저자가 얼마나 많이 어머니와 대화를 했을까를 생각하게 된다. 어머니의 어린 시절부터 처녀 시절, 결혼에 대한 이야기, 돈을 벌기 위한 사투에 대한 이야기등을 풀어낼때 본인이 아니면 알 수 없는 이야기들을 저자는 풀어낸다.

이 책의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두 가지를 말하고 있는 듯 하다. 우리를 위해 봄날이 언제인지 모르고 지나쳐가는 우리의 어머니들을 위해 효도를 하자고. 또 우리 또한 그런 부모가 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