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의 인생미답 - 살다 보면 누구나 마주하는 작고 소소한 질문들
김미경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무대 위에 홀로 서서 청중을 웃고 울리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경험과 지혜를 나누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만드는 일. 참 어렵다. 그런 그녀의 강의가 재미있다고 들어보라고 권했던 사람은 엄마였다. 김창옥 강사의 강의를 권했던 것처럼  어느 날 참 재미난 강의가 있다며 들어보라고 권했고 곧 어머니 세대가 참 좋아할만한 내용이구나!! 하고 감탄 했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빛나는 강의보다는 날카롭고 직설적인  글쪽이  더 좋다. 특히 <언니의 독설>을 읽은 후엔 더더욱-.

 

강사 김미경이 어떤 사람인지는 이제 알려질만큼 알려져 있어 다시 언급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잘나가는 피아노 학원 원장님이었다가 스타 강사가 된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그녀 스스로 강의에 녹여 대중 앞에서 오픈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만큼이면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 했던 그녀가 최근에 집필한 책의 제목은 <인생미답>이었다.

p60 내 인생의 배치도가 바뀔 때는 어떤 신호가 옵니다
       놀라거나 좌절하지 말고 '아! 이건 내게 지금까지와는 다른 삶을 살라는 신호가 아닐까?
       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삶이란 '1'과 '-1' 사이에서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하는 그녀는 삶이란 언제나 규칙적인 파장을 타며 리드미컬하게 오가는 것이 당연하니 잠시 잠깐 힘들다고 좌절하지 말라면서 힘차게 등을 두드린다. 글의 힘이 손바닥의 힘보다 쎄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글로 만난 위안이지만 든든한 한끼를 챙겨 먹은 것처럼 만족스럽다. 

 

항상 오늘이 기회라는 걸 안다. 인생의 지혜곡선을 넘을 나이가 되었다. 어느새.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오늘보다 놓쳐버린 어제의 기회가 더 아쉽고 내일에 한 발 다가가기 보다 오늘을 살아내는데 허덕대고 있다. 벌써 일년의 절반 가량이 지나버렸는데, 뒤돌아보면 한심하게 느껴질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게으름 탓도 있겠고 정해놓은 우선순위를 지키지 않고 일처리를 하고 있어 효율성이 현저히 떨어져 버린 탓도 있겠다. 그래서 남은 후반전은 좀 더 타이트하게 계획에 박차를 가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열차게 수정중이다. 하반기 계획을....다이어리에 적으면서...

 

새삼스레 이력서에 커리어를 더 늘려야 할 까닭도 없고 능력을 증명해야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며 산다. 여유로운 것을 좋아하고 깜빡깜빡 잘하면서 웃음이 많은 '개인적인 나'와 달리 업무에 투입되는 '사회적인 나'는 꼼꼼하면서 똑부러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 이유는 개인적인 내가 가진 흠(?)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에 관리자인 나의 불찰로 팀원 모두가 난처한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두 번, 세 번 때로는 열 번까지도 보고 또 보며 실수 없이 처리하려고 노력해왔기 때문이었다. 인정머리 없다는 소리는 나오지 않도록 하면서도 단호하게, 친절하게 대하면서도 강하게...그렇게 15년 즈음, 일하다가 손을 놓고 다시 개인으로 돌아와 넋놓고 살아가고 있다. 요즘은. 

너무 높은 산을 넘어 기운이 빠진 것처럼 혹은 너무 힘든 굴파기를 끝내고 손가락 끝에서까지 힘이 빠진사람처럼 널부러져서 복잡한 것들은 빼내고 공기와 여유를 뇌에 불어넣어가며 잃어버렸던 웃음까지 되찾아 집어넣을 욕심으로 2016년을 시작했다.

 

다른 시간을 사는 내게 그래서 <인생미답>은 '너'가 아닌 '나'를 다독이는 시간을 함께 하기 좋은 벗이었다. 일주일!! 차 한잔과 함께 천천히 읽어가며 보낸 일주일동안 얼마나 행복했던가. 김미경 강사의 말처럼 살다 보면 굳이 심각하게 묻지 않아도 매일매일 사건이 생기게 마련이다. 그때마다 다 답을 내려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나는 책을 통해 깨닫는다. 그저 흘러가듯 두다보면 시간이 흐른 뒤 매듭지어질 관계도 있을 것이며 당장은 나쁜 일 같이 보여도 지나보면 '새옹지마'격이었음을 알게 되는 시간이 올지도 모른다는 것을....

 

최근 읽은 와다 히데키 원장의 <혼자 행복해지는 연습>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나는 내 인생을 살고 남들은 그들 자신의 인생을 살면 그만  ". 인생을 이기적으로 살라는 충고가 아니라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게 놓여 살라는 팁이었다. 적절하면서도 현명한 충고라고 생각하고 메모했었는데 이 문장에 전제격인 명언을 <인생미답>속에서 건져냈다.

p15 이 세상에서 가장 쓸 만 한 건 바로 나야    라는 말이었다.

 

'이거 행복한 거 맞아?"라고 되묻기 전에 '내 스스로에게 기회라는 선물을 주고 있는가?'라는 질문부터 던지게 만드는 힘찬 문장이었다. 이는 예전에 바람의 딸 한비야씨가 어느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했던 말이기도 했다. 자기다움을 찾은 다음 그것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 앞서 언급한 책에 이어 김미경 강사의 <인생미답>에서도 그 연장선상에 있는 인생팁을 건져내면서 앞으로 주어진 10년의 삶 속에서 이 결심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야겠다는 목표가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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