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떠났다 그리고 자유를 배웠다 - 짜릿한 자유를 찾아 떠난 여성 저널리스트의 한 달에 한 도시 살기 프로젝트!
마이케 빈네무트 지음, 배명자 옮김 / 북라이프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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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함부르크에서 온 50세, 자식 없는 싱글, 마이케 빈네무트 에게 특별한 일이 일어났다. <누가 백만장자가 될 것인가?>라는 퀴즈쇼에서 50만 유로를 받게된 것.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일어난 일이 아니라 현실에서 일어난 일이라 마냥 부럽기만한 그녀의 행운은 한 달에 한 도시씩 총 열두 도시를 여행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상금을 여행에 쓰겠다!! 는 것이 그녀의 계획이었으므로.

 

1년간 세계 여행을 떠나면서 '자신에게 완전한 자유'를 선물하는 멋진 선택을 한 그녀. 예전에  NGO전문가  한비야가 무릎팍 도사라는 프로그램에 나와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자기 자신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가장 큰 선물'이라는. 한참 비전강의를 하고 있던 시절이라 그 말이 확 와닿았었는데 마이케처럼 큰 기회를 나는 스스로에게 선물 준 적이 없는 것만 같아서 잠시 책을 읽다가 접어 두고 곰곰히 떠올려 본다.  하기 싫지만 해야만 하는 일, 하고 싶지만 잘 진행되지 않아 골머리를 섞히던 일들을 잘 해내고 나면 작은 선물들을 스스로에게 하곤 했지만 여행이라는 큰 선물을 해 본적은 없구나!! 라는 자각과 함께 새로운 목표를 세우게 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여행을 하면서도 일상을 멈추지 않고 멋지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그녀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우리 앞에 던져놓았다.

 

2011년 1월 1일 시드니로 출발하며 시작된 여행 속에서도 그녀는 짬짬이 일을 했다. 프리랜서로 글을 쓰던 그녀는 20일을 여행하고 나머지 열흘 정도는 연재 중인 칼럼을 쓰고 의뢰받은 글들을 써냈다. 그렇게 일과 휴식의 황금비율을 오가며 보낸 1년은 즐거움과 일상 사이의 탄력적인 균형을 이루어냈고 이는 그녀가 살아온 50년 중에서 그 어느 해보다 바쁘면서 신났던 한 해가 아니었을까 짐작해본다. 여행블로거로 글을 올리면서 여러 사람과 '소통'하며 더 좋은 여행 정보들을 얻기도 했고 우쿨렐레 연주, 고기 손질법 등 여행지에서 할 수 있는 낯선 경험들로 일상을 채워나가며 호기심이 이끄는대로 살아본 그녀.그 자유스러움의 향기가 이 책을 읽는 내내 내게로 전해졌다. 함께 행복해지는 책. 어느새 나는 이 책을 지인들에게 그렇게 소개하고 있었다.

 

 

 

P9   20년 뒤에 당신은 틀림없이 했던 일보다 하지 않은 일 때문에 더 화가 날 것이다

 

 

1월의 시드니, 2월의 부에노스아이레스, 3월의 뭄바이, 4월의 상하이, 5월의 호놀룰루, 6월의 샌프란시스코, 7월의 런던, 8월의 코펜하겐, 9월의 바르셀로나, 10월의 텔아비브, 11월의 아디스아바바, 12월의 아바나 이렇듯 열두 도시 열두 개의 삶을 살았던 그녀의 50대. 그 출사표에 자유스러움이 한껏 묻어 나는 그만 그녀의 나이를 잊었다. 읽는 내내-. 특히 그녀에게 집을 내어주며 초대했던 사람들, 여행 중간에 만나 서스럼없이 함께했던 사람들에 대한 추억담을 읽으며 세상이 험악해지고 범죄율은 상상을 넘어설만큼 잔혹해지고 있다지만 초면인 여행객을 반겨주는 사람들도 여전히 우리의 이웃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구나!! 싶어 가슴 한켠이 따뜻해지기도 했다. 그녀가 만난 사람들 중엔 굳이 여행을 떠나지 않고도 멋지게 인생여행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나는 그들 중에서 "배우를 하기 위해 변호사로 돈을 버는 게 아니에요. 배우와 변호사, 두 가지 다 좋아하고 두 가지 다 잘할 수 있기 때문이죠"라고 말했다는 사람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좋아하는 일과 잘할 수 있는 일을 놓고 굳이 선택할 필요 없이 둘 다 즐기면서 사는 삶. 왜 이제껏 그 생각을 해 보지 못했던 것일까.

 

그녀 역시 사주에 '역마살'이 있어 매달 다른 곳에 살면서 행복을 느꼈던 것일까. 어쨌듯 기대에 부응하느라 삶을 허비해선 안된다는 공통적인 생각을 가진 저자의 책 속엔 가뭄 속에서 만난 시원한 단비처럼 마음을 촉촉히 적셔주는 고마움이 스며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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