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독의 제주일기
정우열 지음 / 예담 / 2014년 12월
평점 :
품절


올드독 캐릭터의 미친듯한 팬도 아니었는데 나는 어느새 이 까칠한 남자의 제주 생활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저 참 귀엽다 싶을 정도의 개캐릭터가 작가가 기르는 개를 모델로 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실사 사진을 보면서 그 두 개의 매력에 흠뻑 빠진 것은 인정한다. 소리와 풋코는 그만큼 매력적인 개들이니까.

 

슬프게도 소리는 지난 2014년 2월 제주에서 그 생을 마쳤다. 강아지 별로 돌아가 버린 것. 이젠 풋코 혼자 남아 주인과 함께 살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섬동거라이프는 흥미롭기만 하다. 대머리 유전자가 없는 집안에서 대머리가 되어 버린다면 자꾸 무언가를 공짜로 주려하는 섬친구 때문이라는 유쾌한 엄살로 시작되는 [올드독의 제주일기]는 제주를 한껏 담고 있다. 하지만 그 담긴 내용들이 외지인이 바라보는 제주의 삶이기 때문에 그 시선이 재미있기만 하다. 요런요런 좋은 곳들을 소개할께 하는 잠시잠깐 머물다갈 장소들을 골라주는 여행서도 아니요, 여기와서 살아라 권하는 귀촌서도 아니고, 나는 이렇게 좋은 곳에 살고 있다 여유롭게~라며 염장을 지르는 책도 아니기에 나는 이 책이 내게 딱 맞는 책이라 생각하며 구경했다. 아마 목적이 맞아서 더 재미나지 않았을까.

 

언젠가 한번은 살아보고 싶은 땅, 제주.

하지만 성격상, 라이프 스타일상 끝까지 살아낼 자신은 없기에 그저 인생의 한 토막을 보낼 그곳 제주에 대한 궁금증을 이 책 한 권으로 미리 경험해 본다 생각하고 뒤적이게 된 것이다. 닷새에 한 번 열려 '오일장'이라 이름 붙여진 제주의 오일장은 끝자리가 2와 7인 날에 열리고 주거공간에서 차로 한 시간 내에 갈 수 있는 해수욕장이 열 군데가 넘고, 해녀학교에 입학해 볼 수도 있다. 와우. 이토록 재미난 일을 도시에서는 왜 하지 못하는 것일까. 도시라서? 섬이 아니라서? 노노. 제주가 아니기 때문이다.

 

P44  제주도에 사니까 좋아요?

 

물론 나쁜 점도 많다고 말한다. 모기떼가 극성이고, 바람도 많이 불고 흙먼지가 집안으로 수시로 밀고 들어오며, 겨울 칼바람 속에 난방은 형편없으며 도시가스가 없는 곳, 제주. 그러면서도 난방비는 엄청 비싼데다가 그 싫어하는 벌레는 그득하다니.....특히 왕거미!!!윽.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는 줄 알았던 진드기떼를 만날 수도 있고 쓰레기를 태우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인것으로도 모자라 곰팡이 천국인 섬, 제주.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쯤은 살아보고 싶은 파라다이스가 바로 이곳이다. 그래서 올드독의 제주 일기가 가감 없이 그대로 보여지도록 '나 혼자 산다' 팀에 제보하도 해 봐야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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