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
강민호 지음 / 턴어라운드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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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것을 곧잘 만들어내는 창작의 힘이 강한 도시에 살면서 이들이 서울/수도권에 그 멋진 결과물들을 빼앗긴 건 단지 '마케팅'때문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처음에는 서툴렀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별 관심이 없었던 거였다. 그렇게 하나, 둘.... 빼앗긴 것들의 가치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안다면....!!!

마케팅의 힘! 이는 기업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제는 개인의 삶에 있어서도 빼놓을 수 없는 '삶의 기술'로 자리 잡아가고 있기에 강민호 대표의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은 결코 가볍게 접할 책이 아니었고, 내용 또한 만만하지 않았다. 판매활성화를 위한 상술을 높이는 기술 혹은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마케팅팁만 실린 책들과는 확실히 차별되는 책이었다. 먼저 '성공하라','더하라'고만 가르쳐온 기존의 충고와 달리 그는 '포기해야 할 것을 가르치는 기준'에 대해 고민했다는 점에서도 남다름을 엿볼 수 있었다.

사회적으로 '갑질'이라는 단어가 자주 들려와 자꾸만 얼굴을 찌푸리게 만드는데, 이는 기업이 고객을 자신보다 낮은 사람으로 평가하는데서 기인된 일들임을 저자의 책을 읽으며 통감했다. "당신의 고객은 어떤 사람들입니까?"(p166~167) 페이지를 읽으면서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바라봐준 회사들을 떠올려보았다. 소속이 어디든 간에 퇴근 후, 우리 모두는 어쨌든 어딘가의 '고객'으로 살아간다. 온라인이나 모바일상으로는 가장 저렴한 가격을 찾아 가격비교를 하더라도 비슷한 가격이라면 좀 더 좋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브랜드로, 가격이 비싸더라도 편리성을 쫓아 구매를 하기도 하는. 예를 들어 차를 타고 나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는 큰 마트보다 1~2분 거리의 편의점 물품이 더 비싸다는 것을 알아도 종종 구매할 때가 있는 것처럼.

우리 회사를 성공으로 이끌어 줄 고객은 반드시 우리보다 더 나은 사람들입니다
그 고객이라는 사람들에게 꼼수나 잔머리 같은 유치한 술수는 통하지 않습니다
오직 솔직함과 진정성만이 그들과 장기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p167

 

 

단순히 값싼 물건이 잘 팔리던 시대는 지났다. '국산품 애용'만을 외치며 애국심을 자극한다고 해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팔 수 있는 시대도 아니다. 간혹 제품은 최첨단을 걷고 있는데 구매자의 소비수준이나 기업의 고객기준은 여전히 올드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닐까? 한숨이 쉬어질 때가 있었는데 이 책을 읽는 순간, 생각의 중심을 어디에 두고 살아야할지 감이 오기 시작했다.

 

뺵빽한 예시, 확연히 구별되는 수치화, 모르고 지나쳤던 마케팅/경제 용어들...낯선 것들 투성이였지만 더블체킹해가면서 알아가는 재미에 심취하느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기 시작했는데, 다 읽고나니 일주일쯤 흘러 있었다.

 

<<프롤로그>>부터 특이했다. 출사표격인 서두를 '17살부터 35살까지의 이력서'처럼 기재해 둔 것.  마케팅 공부를 시작해보니 경영을 이해해야했고, 경제학과 국제관계를 접해야했으며, 그러기 위해선 각 나라의 역사와 문화, 사회에 대한 이해가 우선시 되어야함을 깨달았다고 고백하며 결국 이 모든 과정은 '사람'을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말하면서 책을 마무리한 저자는 알고 있었을까. 그의 공부가 또 다른 누군가에겐 시작의 자극점이 될 수도 있음을......

"마케팅은 무언가를 더하고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불필요한 포장을 벗겨내어 본질적인 가치를 그대로 드러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는 그의 생각에 공감 한 표를 던지면서 두고두고 자주 꺼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 시간이 지나면서 내용은 올드해질지 몰라도 그 자극점은 여전히 신선하리라는 믿음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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