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 - 하
오타 아이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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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정말 정의가 사라진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영화 <어벤져스>,<배트맨>,<슈퍼맨>에 열광하는 건 영화 속에서나 영웅을 발견할 수 있어서일까. 타인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은 호구인 것일까. 머리와 가슴은 아니다라고 자신있게 말하지만 막상 눈 앞 차로에 아이가 있고 차가 달려오는 상황 속에서 도로로 뛰어들 용기가 있을까, 나는. 다시금 스스로에게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내게도 없는 용기를 남에게 강요할 수는 없으므로.

하지만 세상 모두가 주저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타인을 위해 뛰어드는 의인들이 존재해왔다. 멀리서 온 외계인도, 값비싼 슈트로 자신의 몸을 지켜낼 수 있는 영웅도 아닌 우리와 똑같은 목숨이 하나뿐인 이웃들이었다. 일본 작가 '오타 아이'의 소설 <범죄자>는 썩어버린 세상을 향해 쏘아올린 하나의 신호탄이며, 뒤로 물러나 있던 양심의 외침이기도 하다. 인면수심의 범죄자들을 대상으로 한 완벽한 범죄. 형사 소마 료스케와 프리라이터 야리미즈 나나오 그리고 무차별 범죄에서 살아남은 슈지가 풀어가는 이야기 보다 나카사코와 마자키의 선택에 감동의 무게가 옮겨가게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자키가 아내와 가족이 사라져버린 희망이 없는 세상 따윈 어떻게 되든 나몰라라 했다면.... 나카사코가 자신의 아이와 비슷한 연령의 아이들이 회사의 제품을 먹고 장애를 일으킨 사실을 눈감아 버렸다면..... ! 사실 세상은 그 '만약' 속에서 굴러가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마자키의 계획은 완벽했다. 그 사이 변수가 존재하긴 했어도 푸드의 샘플이 오염된 사실은 세상에 알려졌고 그로 인해 고통받던 아이들을 위한 소송을 진행할 비용도 마련되었다. 범죄를 계획했던 그의 선행이 세상에 묻혔든 아니든 간에.

물론 180도 변할 세상이 아니다. 알기에 소설의 끝이 모든 진실이 밝혀진 순간에서 끝맺음 되었더라도 대단하다는 감탄을 멈출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는 반보 더 나아가 <니본>이라는 30분짜리 다큐를 본 희생자 가족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만약 시게토 슈지 씨의 증언이 진실이라면" 이라는 화두와 함께.

 

 

 

 

이 세상에 정의 같은 건 없어
p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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