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청춘 - 경제학의 관점으로 보는 청춘의 선택과 기회
조원경 지음 / 쌤앤파커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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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여 페이지의 길지 않은 분량, 얼핏 보아 만만해 보이는 제목. 어렵지 않게 완독하고 다음 책으로 넘어갈 줄 알았다. 책을 펼치고 1장을 읽을 때까지만 해도 그랬다.

 

결론을 말하자면 쉽지도 않았고 읽는 데 시간도 꽤 오래 걸렸다. 책장을 덮은 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제목을 왜 이렇게 지었을까?’였다. 1장의 결혼과 연애에 대한 경제적 관점에서의 분석을 제외하면 굳이 책의 독자를 청춘에 국한시켜야 했냐는 의문이 들었다.

 

책은 다양한 쟁점을 다룬다. 불확실성이라는 큰 틀 안에서 워라벨, 기본소득제, 지역 균형 개발, 트럼프노믹스와 브렉시트의 등의 개념을 소개하고 분석한다. 저자가 기재부에 근무하는 현직 공무원이라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저자 본인의 의견을 직접적으로 제시하기 보다는 주제와 관련된 여러 학자의 주장을 대비하여 독자들에게 가치판단의 기회를 넘겼다. 이전에 읽었던 조원경 국장의 식탁 위의 경제학자들에서와 마찬가지로 복잡할 수 있는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깔끔하게 정리해 내용을 이해하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민감한 정책에 대한 저자의 개인적인 판단은 책에서 읽어내기 힘들다. 하지만 정부나 정책 입안자들이 인기영합주의에 함몰되지 않고 소신과 책임을 지녀야 한다는 저자의 경제공무원으로서의 신념은 여러 곳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무척 와닿았다.

 

청춘만을 위한 경제 책은 분명 아니다. 최근의 사회, 경제적 이슈에 대한 경제학자들의 서로 다른 의견이 궁금하다면 좋은 자극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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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늙은 여자 - 알래스카 원주민이 들려주는 생존에 대한 이야기
벨마 월리스 지음, 짐 그랜트 그림, 김남주 옮김 / 이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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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페이지가 채 넘지 않는 짧은 소설이다. 양장본임을 감안하더라도 원채 짧은 소설이라 가볍게 들고 다니며 읽을 수 있었다. 하지만 소설에 담긴 이야기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배경은 알래스카의 혹독한 겨울. 힙겹게 겨울을 나던 한 부족에게 한계가 찾아온다. 살아남을 방법을 강구하던 족장의 머릿속에 매번 불평불만만을 늘어놓는 늙은 두 여인이 스쳐 지나간다. 입을 줄여 부족 전체의 생존확률을 높이기 위해 족장은 양심의 가책을 뒤로한 채 두 여인을 버리고 길을 떠난다.

 

부족한 식량, 추운 날씨 그리고 무력감. 버려진 두 늙은 여인의 눈앞에는 절망만이 남아 있었다. 늙었다는 이유로 매사에 불평만 가득했던 두 여인이었기에 거대한 자연 앞에서 그들의 죽음은 너무나도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생존에 대한 의지는 쉽게 꺼지지 않았다. 부족과 가족들에게 느낀 절망과 두려움을 간직한 채로 두 여인은 지난 세월의 기억들을 떠올려갔다. 짐승을 사냥하고, 거처를 마련하고, 체온을 보존하는 방법들을 기억해내면서 목숨을 건 둘만의 겨울나기가 시작되었다.

 

지팡이 없이는 발걸음을 옮기지 못했던 그들은 두 발로 산을 넘고 강을 건넜다.

많은 것을 보고 경험했기에 그들은 도구를 만들고 사냥을 해 한겨울에도 굶지 않는다.

누구보다 오래 살아왔기에 그들은 기억을 더듬어 마침내 식량이 풍부한 곳을 찾아낸다.

다음 겨울을 나기 위해 그들은 저장고를 만들고 충분한 식량을 비축한다.

 

그리고 부족이 돌아온다.

 

짧은 이 이야기가 독자에게 던지는 의미는 다양하다. 인간의 생존에 대한 의지, 연륜과 경험의 중요성, 기댈 수 있는 동료의 소중함 등등. 그중에서도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생존에 대한 인간의 의지와 그 의지를 실현시켜주는 경험의 중요성이 아닐까 싶다.

 

알래스카의 그위친 부족에게 내려오는 이야기를 각색한 이 소설은 구전문학의 특성상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함축적이기보다는 직설적으로 그 교훈을 전달해주기에 어렵지 않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어차피 죽을 거라면 뭔가 해보고 죽자라고 의지를 다지던 두 여인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나약하고 포기가 빠른 나 자신을 뒤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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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식당
최봉수 지음 / 비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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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포스팅한 식빵 고양이의 비밀에 이은 뚱냥이 그림책 2편이다. 사실 두 권이 이어지는 내용도 아니고 출간일 또한 같아서 전편, 후편의 의미는 없지만, 이 책을 나중에 읽었으므로 편의상 2편이라 부르려 한다. ‘고양이 식당도 전편과 같이 두 개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1고양이 식당은 뚱냥이들이 운영하는 식당에 인간 손님이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우스꽝스러운 사건을 다루고 있다. 웨이터 역할을 하는 턱시도 고양이의 매력이 철철 넘친다. 2크리스마스 케이크 대회에서는 파티준비를 하는 고양이들의 귀여운 모습을 엿볼 수 있다. 꾹꾹이로 케이크 반죽을 만드는 장면이 하이라이트이지 않을까 싶다.

 

뚱냥이 시리즈 두 권을 읽는 내내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길지도 않았고 심오한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책이 주는 기쁨과 만족도는 어떤 양서 못지 않았다. 마침 책 커버의 색과 비슷한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살고 있어 사진도 이쁘게 나온듯싶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항상 가까운 곳에 두고 우울하거나 기분이 싱숭생숭할 때 펼쳐보기 딱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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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 고양이의 비밀
최봉수 지음 / 비채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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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소장용, 선물용으로 더할 나위 없는 힐링 그림책이다. 식빵 공장에서 일하는 뚱냥이들의 하루와 고양이 티타임에 관한 내용, 두 가지 이야기가 들어 있다

 

많은 내용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야기 자체에 의미가 있거나 한 건 아니지만 뚱냥이들의 매력이 책을 읽는 내내 미소짓게 만든다. 보면 볼수록 고양이의 귀여운 점들만 아주 잘 묘사한 매력넘치는 캐릭터다... 작가가 고양이를 아주 잘 아는 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초판 한정으로 식빵뚱냥 스티커가 사은품으로 증정된다. 귀여운 스티커가 많이 있어 어디에 쓸지 고민 중이다

 

아무튼 이 책은 소장용으로 적극 추천한다. 텐바이텐에 인형도 판매한다는 소문이 있던데 가까운 매장이 어디더라...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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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데이 걸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카트 멘쉬크 그림, 양윤옥 옮김 / 비채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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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를 시작으로 상실의 시대, 해변의 카프카,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등 무라카미 하루키의 장편 소설은 적지 않게 접해봤다. 하지만 하루키의 단편을 펼쳐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63페이지의 짧은 이야기이며 그마저도 작가의 말과 카트 멘시크의 일러스트를 빼면 더 짧아진다.

 

일단 이 책의 적지 않은 부분이 낯설게 느껴졌다. 단편 소설은 몇 편을 엮어 소설집으로 내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100페이지도 넘지 않는 짧은 소설 한 편이 책 한 권으로 나온 것이 꽤나 낯설었다. 또 하나는 책에 가득한 카트 멘시크의 일러스트였다. 소설의 내용을 화려하고 몽환적으로 표현한 일러스트는 책의 분위기를 한층 더 신비롭게 만들었다. 짧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13,000원이라는 비교적 높은 가격이 책정된 것도 이 일러스트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나 싶다.

 

다시 내용으로 돌아와서 버스데이 걸은 스무 살 생일을 맞은 그녀의 이야기를 다룬다. 생일 당일에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게 된 그녀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기는 나이 든 사장을 만난다. 특이한 말투를 구사하는 사장은 그녀에게 무엇이든 들어줄 테니 스무 살 생일의 소원을 말해달라고 한다. 사장과의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시간이 흐른 어느 날 그녀는 와 만나 당시의 일을 떠올린다. 그리고 에게 물으며 이야기는 끝을 맺는다. 당신의 스무 살 생일과 그 날 빌었던 한가지 소원은 무엇이었냐고...

소설에서 그녀의 구체적인 소원의 내용은 나오지 않지만, 부나 지식, 아름다운 외모 같은 일반적인 소원이 아니라는 것을 대화를 통해 알 수 있다. 독자에게 소원의 해석을 넘김과 동시에 질문을 던진다. 스무 살 생일에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기억하는가 그리고 그 당시에 소원은 무엇이었는가.

 

솔직히 말해서 스무 살 생일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 입시에서 좋지 않은 결과를 받고 미래를 고민하던 시기로 생각한다. 아마 그냥 평범한 하루 중 하나가 아니지 않았을까 싶다.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일생에 단 한 번뿐인 스무 살 생일이라는 말에 아쉬운 감정도 많이 느꼈지만, 최근의 생일들을 생각해보면 또 그렇지는 않았다. 소중한 사람들과 행복한 생일을 보낸 기억들이 맘속에 가득하다. 앞으로의 생일도 일생의 단 한 번뿐인 소중한 날들로 채워졌음 한다.

 

짧았지만 이것저것 생각할 게 많은 하루키의 단편이었다. 하루키의 소설에서 느껴보는 이런 감정도 나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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