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기후적응 시대가 온다 - 종말로 치닫는 인간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
김기범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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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환경보호를 주장하는 구호들을 볼 수 있다. “지구가 아파요.”, “지구가 죽어가요.”, “지구를 구해요.”, “지구를 살려요”와 같이 지구를 의인화 하는 문장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표현들은 인류와 지구의 운명을 동일시하는 표현이다. 혹은 한국 ’지구의 날‘ 홍보 캠페인에 쓰인 ’오늘도 나는 지구를 구했다‘라는 문구나 기후위기 관련 서적 제목 중 ’우리 인간이 아픈 지구를 구하거나 살릴 수 있다‘라는 표현은 인류가 지구를 ’사람처럼‘ 대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인류와 지구를 동일시하는 태도이고 인류의 멸종을 곧 지구의 멸망이라 여기는 것으로써 ‘인간중심적 클리셰’라는 점이다.

저자는 이런 사회 분위기에 반문한다. 기후위기를 포함해 인류가 자행한 환경파괴로 인해 벌어진 ‘지구의 변화’들을 지구가 아프고, 죽어간다고 표현하는 것은 옳을까? 그보다 근본적으로, 인류가 지구를 살리거나 죽일 수 있는 것일까?라고.

현재 우리는 기후위기에 도래했고, 인류를 포함한 다양한 지구 생물이 파국을 맞을 수 있음을 많은 환경단체나 과학자들이 경고하고 있다. 이에 대응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주장은 이 책의 중심 전제이기도 하다.

기후위기에 당장 획기적인 대응을 하지않으면 46억 년의 지구 역사처럼 등불이 켜지고 꺼지듯이 등장하고 사라졌던 숱한 생물종들처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인간은 지구를 위해 스스로 ‘슈퍼히어로’가 될 것이 아니라, 지금 전시 동원 체제에 준하는 ‘기후위기 동원 체제’를 갖춰 절체절명의 위기를 살아내야 한다는 심정으로 우리 자신의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

기후위기와 환경 훼손 등 인위적인 요인들로 인해 지구 생물종들의 멸종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인류가 ‘여섯 번째 대멸종’을 앞당기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멸종Great Dying은 지구에서 생명체가 태어나 진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다섯 번의 대량 멸종을 가리키는 말이다.)

과학자들은 대멸종 가운데서도 약 2억 5,200만 년 전인 고생대 페름기 말기의 멸종이 가장 극심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페름기 대멸종이 지구 사상 최대의 멸종 사건이라 불리는 이유다.

페름기 대멸종이 기후위기와 관련해 자주 언급되는 이유는 당시 벌어졌던 지구온난화 현상이 현재 지구에서 벌어지는 기후변화와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이다.

여섯번째 대멸종이 현실화되면 70~90%의 생물종이 사라지고, 인류라는 종 역시 멸종하거나 극히 일부만 살아남는다 해도, 지구의 주역 즉 지배적인 종이 바뀔 뿐 지구라는 행성 자체는 그와 상관없이 유지될 것이다. 편의상 지구의 주역이란 말 자체를 사용 했을 뿐 사실 맞지 않는 이야기다. 인간은 자연 앞에 한낱 먼지 같은 존재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저자는 이야기 한다. 지구 전역에 서식하고 인간보다 많은 개체 수를 자랑하며, 인간보다 먼저 지구에 출현한 개미, 또는 개미보다 더 작은 미생물들이야말로 어쩌면 진정한 지구의 주역일지도 모른다고.

저자가 쓴 이 책으로 기후위기로 인해 실제로 닥칠 미래를 미리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전에는 그냥 환경을 보호하고 훼손하지 말아야지라는 약간의 형식적인 말들만 내뱉을 뿐 체감하지 못했다고 할까? 이 책을 통해 지금 이 순간부터 가져할 마음가짐과 실생활에서부터 실행해야 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생각 해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소소한 것에서부터 환경을 훼손하지 않고 지킬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실천해야겠다고 깨닫게 해주었다.

지금 인류의 상황이 생각보다 더욱 심각하다는 걸 절감했다.

온실가스로 인한 온도 상승으로 해수면 상승이 이루어지게 될 경우 마셸제도(29개 환상산호초와 1,100여 개의 저지대 섬들로 이루어진 나라)와 인근의 캐롤라인제도, 쿡제도, 몰디브, 하와이 북서부의 섬 등 많은 섬이 2030년~2060년에는 사람이 거주하기 힘든 지역으로 바뀔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바로 10년 뒤의 이야기이다.

또한, 가장 부끄러우면서도 충격적이었던 것은 한국이 온실가스 배출(환경파괴)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나라라는 점이다. ‘기후악당’ 혹은 ‘기후불량 국가’라는 불명예의 호칭을 안았다.

이렇게 평가한 주요 원인은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의 가파른 증가 속도에 있다고 하였다. 배출량 증가속도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1개국 중에서도 ‘매우 드문 것’이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다.

한국이 2007~2014년 70억 달러의 재정을 석탄 관련 프로젝트에 투여한 것도 나쁜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서 우리는 한번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거의 최고 수준이라는 이야기는 우리들 각 개인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우리가 흔하게 사용하는 플라스틱, 비닐, 합성세제 등 환경을 파괴하는 행위를 죄책감 없이 아무 생각없이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개인이 모여 사회가 구성되는데 많은 사람들이 같은 행위를 한다면 인류에 미래는 없다. 저자는 앞으로의 6년이란 기간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하였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 기간동안 변화가 없다면 앞으로 닥칠 미래는 서서히 지옥이 될 수 있다.

현재 대다수의 나라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느끼고 정부에서부터 움직이고 있다. 그에 반해 한국 정부는 그 심각성에 대해서 아직도 잘 모르는 것 같다. 기후위기 대응 정책이 더욱 강력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실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고 지금의 환경이 앞으로 계속 지속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환경파괴로 다가올 미래는 상상 그 이상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 현실과 속사정을 낱낱이 파헤치고 알려주는 것이 이 책이다.

미래에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을 자신의 자식과 후손에게 남겨주기 위해서는 경각심을 갖고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 현재의 심각성을 모르는 사람들이라면 이 책을 무조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2030기후적응시대가온다 #종말로치닫는인간에게주어진마지막기회

#김기범지음 #미래예측 #기후관련도서 #환경도서

#추수밭 #추수밭출판사 #신간서적 #신간도서

#도서리뷰 #북스타그램 #도서서평단 #책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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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놀 인스타 @hagonolza


인류의 기후위기 대응에는 크게 두 가지 방향이 있다.
첫째, 더 이상의 온도 상승을 막기 위한 전 세계적인 공조 체제를 마련하고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획기적인 변화를 추진하는 것.
둘째, 이미 온도가 올라간 상황에서 근미래에 닥쳐올 기후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적응 정책’을 펼치는 것.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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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 어 원더풀 월드
정진영 지음 / 북레시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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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몇 해 전 가을, 영산강자전거길을 따라 자전거로 여행할 때의 기억을 떠올렸다. 죽산보를 지나 강을 따라 달리다가 물을 마시려고 갓길에 잠시 자전거를 세워 뒀다. 아무도 오가지 않는 고요한 길에 서늘한 바람이 불었을 때 눈을 감고 온몸으로 바람을 느꼈다. 풀내음이 바람에 은은하게 스며든 바람이었다. 그 때 문득 살아 있다는 것이 그 자체로 참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때 느낀 기분을 논리적으로 표현할 수 없어 제대로 표현하기 위해선 소설뿐이라는 생각에 이 책이 탄생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소설의 소재도 ‘자전거‘다. 구체적으로는 말하자면, ’로또‘와 ’자전거‘라고 해야할까?

전혀 연관성이 없는 두 소재가 하나의 이야기로 펼쳐지는 과정이 정말 흥미로웠던 소설이었다.

대략적인 줄거리를 이야기 하자면,

‘여산정공’이란 회사를 운영하는 오제일과 그 회사를 다니고 있는 문희주, 박상익, 우희철, 이재유, 임정연이라는 직원이 있었다. 어느 회식 날 오제일이 직원들에게 사준 로또 중 한 개가 1등 당첨이 된 사실을 알게 되면서 출근한 어느 날 난리가 난다. 오제일은 무작정 직원들의 로또 번호를 확인한다. 이유를 말하지도 않고 일단 대놓고 수소문을 하기 시작한다. 다들 꽝이어서 버렸다고 당첨자가 아니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그러던 중 사장은 출근하지 않은 직원인 ‘문희주’가 1등 당첨자라고 확실하게 된다.

문희주가 로또 1등 당첨이 되면 자신에게 지바겐 한 대를 사주겠다고 말한 걸 기억하고 구두 약속도 효력이 있다며 그를 찾기 위해 안달 한다. 결국 사장은 문희주를 찾아 오는 조건으로 그 사람에게 연봉 1,000만원을 올려 주기로 약속하게 된다. (2명이 같이 찾아 온다면 각 500만원씩). 기한은 일주일간이었고, 그 기간동안 유급휴가로 처리하기로 한다. 이때부터 직원들의 문희주 찾기 여정이 시작된다.

몇 명은 어이없는 상황에 일주일간 편하게 쉬겠다며 빠졌고 우희철, 박상익, 이재유, 임정연 이 네 사람은 문희주를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나게 된다. 문희주의 카카오톡 프로필에 있는 자전거와 배경을 보고 국토 종주 자전거길을 떠났다고 예상하면서 그들도 자전거길에 합류하게 된다.

자전거 여행을 떠나게 되면서 다채로운 일이 벌어지고 여행이 진행되면 될 수록 다음엔 무슨일이 벌어질지 호기심이 생겼다. 매번 새로운 사건들이 생기니 눈을 뗄 수 없었다. 앙숙이었던 우희철과 이재유의 금방이라도 싸움이나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날이 선 대화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조마해하며 지켜 보게 되었다. 또 한가지 재미는 문희주를 찾기 위한 국토 종주 자전거길에서 그 지역에 들러 먹게 된 음식을 알아가는 재미도 솔솔 했다.

책 마지막쯤엔 내가 살고 있는 대구 지역의 명칭이 언급되고 방문했던 식당과 음식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땐 너무 익숙한 장소라 반가웠고 친근한 느낌마저 들었다. 방문한 지역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떠올릴 수 있어서 더욱 생생하게 그려낼 수 있었던 것 같다.

평소 국토종주 자전거길 여행을 해본 사람이라면 정말 많은 공감을 하며 볼 수 있는 책이라고 자부한다. 과거의 기억을 새록새록 소환시켜줄 책이다.

어쩜 말이 안되는 자전거 여행길을 시작하게 된 ‘여산정공’ 직원들. 박상익, 우희철, 이재유, 임정연 네 사람의 여정을 그린 소설인데… 그들은 자전거 여행 중에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 해보거나 실제로 여행길에서 자신의 길을 깨닫게 되어 그 길을 찾아 가는 사람도 볼 수 있었다.

여행 중 쉬어가는 자리에서 각자의 인생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에 대해 자세히 알아가는 시간도 갖게 된다. 직장 관계로 지냈다면 결코 알 수 없었던 그들만의 이야기로 서로를 더욱 깊게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실제 존재할 법한 인물들이라 그들이 하는 행동과 고민에 많은 공감을 할 수 있었는데, 박상익이 삶에 대해 생각했던 고민들에 나 역시도 삶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함께 가져 보기도 했다.

서울(정서진)을 시작으로 부산(낙동강하굿둑)까지 떠나는 국토종주 길에서 그들과 함께 자전거 여행을 떠나고 있는 일행이 된 기분이었는데 언젠가 국토 자전거 여행을 떠나 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그 길에서 답을 찾은 이재유처럼 나도 답을 찾아갈 수 있는 용기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각 인물들의 진정성 있는 대화를 통해서 오히려 더 깊은 공감과 울림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 시간을 이 소설을 통해 제공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인디캣'을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제 자전거를 타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살아 있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참 좋은 거라고. 아름다운 거라고. 특별한 이유나 논리는 없어요. 그냥 그런 생각이 저절로 들었어요."
"맞아. 살아 있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참 좋은 거야. 아름답고."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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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제가 가득한 챗GPT 프롬프트 길라잡이 - 한 권으로 끝내는 ChatGPT 입문!
이승우 지음 / 정보문화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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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초기 텍스트 인공지능으로 시작해서 현재는 이미지 생성과 동영상 생성형 모델인 소라(sora)의 출시까지 이르고 있다. 실제 업무에 사용될 만큼 빠르게 흡수되어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앞으로 해당 기술이 더욱 발전하게 된다면 일상 생활이나 업무에 더 깊숙이 관여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트렌드에 맞춰 사용자들이 뒤처지 않도록, 제대로 된 사용법을 몰라 헤매고 있거나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생활과 업무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330개의 다양한 프롬프트를 제공하여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 준다. 해당 책은 다양한 AI를 다루는 책이 아니라 단순하지만 명료하게 OpenAI사의 챗GPT만을 활용한 프롬프트 적용 사례만을 담았다.

챗GPT의 사용은 불가피하고 관심없던 사람들도 이제는 익혀할 기본값이 되어버린 것 같다.

업무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향상 시키기 위해서는 챗GPT의 도움이 필요하다.

변화하는 세상에 뒤처지지 않고 트렌드에 맞춰가기 위해서 챗GPT의 깊숙한 이해를 돕도록 책을 썼다고 하니 도움을 받아 불안감을 해소시켜 보자.

챗GPT 사용의 안내서 역할을 하는 책으로 실제 실무에 적용하기 좋은 책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책에 담고 있는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와 같다.

- 330개 이상은 바로 쓸 수 있는 프롬프트 예시문 제공

- 프롬프트를 쉽게 작성할 수 있는 프롬프트 공식 제공

- 프롬프트를 재사용할 수 있는 프롬프트 템플릿 제공

- 최신 GPT4의 기능(달리, 브라우징)을 반영한 프롬프트의 활용

- 커스텀화 된 GPTs의 활용과 유용한 GPTs

- 챗GTP 모바일 앱의 활용

- 프롬프트 활용에 대한 유튜브 영상 제공

PART1과 PART2는 챗GPT의 기초적인 이론 및 프롬프트의 일반적인 개념과 기능 등의 이론적인 설명을 담고 있어서 이해만 하고 넘어가면 될 것 같다.

PART3에서부터 프로프트 작성 기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있다. 예시문을 활용해서 설명하고 있어 독자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PART4는 ‘정보검색’, ‘창의적 콘텐츠’, ‘지식 습득’, ‘대화형 상호작용’을 위한 프롬프트를 제공하고,

PART5는 이 책의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으로 실무나 생활에서 바로 적용하여 생산성을 올릴 수 있는 프롬프트를 제공한다. 프롬프트만 300개 이상, 유튜브 영상은 40개 이상으로 이해가 안되는 부분은 해당 자료를 이용하여 도움을 받으면 된다.

'북뉴스'를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요약할 내용이 파일 형식으로 되어 있는 경우에는 메시지창에 ‘클립‘ 모양의 버튼을 클릭해 파일을 직접 첨부할 수 있다. 파일을 첨부한 경우 챗GPT가 스스로 파일이 첨부되었음을 인지하고 파일 내용을 원본으로 해서 요약 작업을 실행한다. 단, 파일 첨부 기능은 GPT4 유료 사용자에 한정된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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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도 이뤄냈으니까
허우령 지음 / 부크럼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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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에 하루 아침에 시각 장애인이 된 ‘허우령’ 저자의 실제 이야기를 담아 낸 에세이다.

어느 날 자고 일어났는데 눈 앞이 보이지 않는다면?

눈 앞이 안개가 낀 상황처럼 보이지 않는 상황을 하루 아침에 경험한다면 어떤 심정일 것 같은가?

생각만해도 막막하고 절망적인 기분이 들 것 같다.

평범한 6학년의 어린아이가 감당해야 하는 할 일 치곤 너무 수위가 높았다. 성인인 내가 경험하더라도 감당하기 힘든 일인 건 분명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그저 반복되는 치료에 지쳐 있었을 때쯤 원인을 조금이라도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은 순간이 왔을 때 희망을 생각했을 어린 우령을 생각했다.

힘들고 고된 행보를 끝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답답하고 막막한 상황에서 벗어나 좋아하는 것들을 실제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기쁠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과 친구들 평범한 일상. 모든 것을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하지 않았을까?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았다. 수술을 시행 했으나 결국 시력을 찾진 못했다. 시각 장애로 판명되어 장애인라는 이름으로 살아가야하는 순간이었다.

장애가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사람들은 불쌍하게 여기거나 일반적인 사람과 다르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남들과 다르게 보는 시선과 말에 더욱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수동적인 존재로 남기 싫었고 삶을 스스로 살아내기 위해 작은 것부터 혼자 해결해보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스스로 무언가를 해낼 수 있다는 사람임을 증명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고, 실제로 많은 부분을 이뤄냈다.

사람들이 너무나 쉽게 행하는 것들을 하나하나까지도 노력이 들어가지 않은 것이 없었다. 어려움을 이뤄내야 했던 저자의 의지와 노력에 오히려 큰 사람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지하철, 버스타기, 먹고 싶은 음식 먹으러 가기, 음식점 화장실 찾아 가기 등 사람들은 너무나 쉽게 행하는 일조차 미션 같이 느껴지는 삶을 살고 있었다. 우리는 이런 사소하고 쉽게 해낼 수 있는 행동에 대해 크게 생각하거나 스트레스며 살고 있진 않는다. 일과 먹고 사는 문제, 미래에 대한 고민.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같이 큰 문제들을 생각하며 살아 간다. 저자는 이와 같은 큰 고민은 물론이고 사소한 일상 행동까지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몇배는 더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 와중에 유튜브를 통해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사실을 알려 주고, 장애인이 살아가기 힘든 환경의 변화를 위해, 일상 모습의 공유를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차이를 좁히려고 노력하고, 장애인 아나운서라는 직업에 도전하여 이뤄내는 모습을 보여 주며 그녀가 삶을 대하는 자세와 의지 등에 대해 배울점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삶의 태도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싶다.

갖춰진 조건이 더 좋은 상태에서 과연 나는 나의 삶을 어떤식으로 살아내고 있는가?

허우령 저자의 삶을 통해 내 삶을 한번 더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인생은 단 한번 뿐인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암울하게 살 것인가? 극복해내어 행복한 삶을 살 것인가? 결국 선택은 본인에게 달려있다.

이 책은 3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고,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글을 제외한 37개의 글을 담고 있다.

시각 장애인이 된 어린 시절의 경험부터 성인이 되어 현재를 살아 가고 있는 저자의 모습을 통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배울 수 있는 점이 분명히 있을거라 생각한다.



'부크럼' 출판사에서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세렌디피티 : ‘우연한 기회를 잡아서 나만의 행운으로 만든다.’
행운은 형태도 없고 막연하기에 간절하면서도 때론 야속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운이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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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월의 환희
김은정 지음 / SISO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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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국어, 문학 시간에 접하던 시를 나이를 먹고 나서 접하게 되니 새로운 느낌이 든다.

학창시절에 접한 시가 인생의 마지막 시가 될 줄 알았다. 나이를 먹고 시를 다시 접하니 마음이 조금 몽글몽글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시에 적힌 글귀가 공감이 가서 그런걸까? 시를 읽는 것이 소설책이나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와는 다른 섬세하게 감정을 터치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

김은정 시인님이 쓴 ‘13월의 환호’라는 시집에 담긴 글은 주로 그리움 혹은 절망,고독에 대한 독백, 그리고 희망과 위로의 감정 등 다채로운 감정을 느끼게 해주었다. 시를 읽다 보니 어떤 풍경들이 머릿속에 시각화되어 떠오르기도 했는데, 자연 속에 우드 느낌의 집 안에서 창밖이 잘 보이는 창가 자리에 테이블이 놓여져 있고, 그곳에 혼자 앉아 쏟아지는 비와 빗소리를 들으면서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어떤 이의 모습이 떠오르게 한다던지…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맑은 날 자연과 함께하는 사람의 모습이 그려지기도 하고, 절망스럽고 외로운 감정을 타인에게 말하지 못하고 꾹꾹 눌러 담으며 슬픔을 삼키는 아무개의 모습도 그려졌다.

시집에 있는 구절을 곱씹을 때마다 함축적인 표현에서 더 큰 감정을 느끼게 되거나,

머릿속에 시각화되는 경험도 하게 됐는데 아마 이것이 시가 주는 선물이 아닐까 싶다.

요즘은 유튜브, 인스타 등 소셜미디어가 부흥하는 시기라 정적인 것보다 동적인 것을 선호하고 짧고 빠르게 정보를 볼 수 있는 매체를 선호한다. 사유할 수 있는 시간은 줄어 들고, 제공되어지는 정보를 생각없이 보고 끝내는 경우가 많아진 것 같다. 책에서는 상상하는 힘이나 창의적인 사고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는데 현실은 스마트폰을 손에 놓지 않고 릴스나 유튜브를 보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소셜미디어를 통해서 좋은 정보를 얻고, 실제로 현실에 적용하면서 지내는 사람도 있겠지만 평균적으로 재미와 흥미 위주로 단순히 스트레스를 풀거나 취미 위주로 보는 것 같다.

그 행위에는 창의적인 생각에 상상력을 더하거나 사유하는 힘은 부족한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시집은 여유로운 시간 속에서 무언가를 사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상상하고 생각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 준다. 나도 모르게 머릿속에 특정 장면이 연출되고 자연스럽게 상상력을 동원하게 된다. 함축적인 표현이나 새로운 표현에서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준다.

시를 읽다 보면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단어를 색다르게 표현한 부분들이 눈에 띄는 경우가 있다.

그런 표현들이 주는 재미가 있는 것 같고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시에서만 온전히 느낄 수 있는 매력이랄까?

예를 들어, <촉촉한 언어(비)>라는 시에서 하늘에서 내리는 빗줄기를 ‘빗줄기 그물’이라고 표현한 부분이나 <만추>라는 시에서 ’낙엽‘을 ’겸손볼모의 포로인 듯‘이라고 표현한 것 등 예상하지 못했던 표현으로 인해 새로운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해야할까? 갇혀 있는 생각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그런 시의 세계에 잠시 한번 빠져 보시기를 바란다.


본문 내용 중 좋았던 내용 일부를 발췌 하였다.

촉촉한 언어(비)

P16

새벽을 지나는

새하얀

빗줄기 그물

‘또닥또닥’

그들만의

다정한 언어로

‘타닥타닥’

초록 잎새 위에

음표를 매달은 듯

은밀히 습기 머금어

잔잔하게 스며드는 그리움

‘두근두근’

보고픔 먼 사람아

‘자작자작’

내 창가에 단비로 다가와

시린 이내 마음도

‘촉촉’ 부드럽게

흠뻑 적시어주오

가을 단상

P20

나의 밤은

무너짐으로 가득 차

발 디딜 틈조차

보이질 않는다

흘려보낸

배재된 시간들

진실 밖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그에 말미암을 뿐이지라

자조로운 위로에

더 이상

마음을 부리는 건

절망보다 더 지독한 사치

뒤 놓아

텅 빈 마음으로

주륵

비가 내린다

나는 다시

구멍 난 우산을 쓴다

더 이상

절망하지 않기 위해

차라리

희망이라 믿었던

소중한 시간들을 위해

가을…

소리 없이

바래져 간다.

만추

P28

어느새 바래져

길게 드리운 초침의 그림자

감나무 끝에 매달려

‘대롱대롱’

선홍빛으로 나부낀다

무단

획으로 날아드는

날카로운 한 줄 바람에도

‘사그락’

휘몰아 처연스레 구르는 낙엽

그 스산함마저도

더없이

쓸쓸한 고독

의미 부여치 않은

겸손볼모의

포로인 듯

저마다의 몸짓으로

더 깊게

짙어가는 가을은

다 내어준

느긋함을 품고

쌉싸래한 갈빛으로

숙연하게 물들어간다.

용서라는 이름으로

P56

이 소치를

용서하시오

아니,

용서치 마시오

나의 부덕을…

세상의

어느 한 모퉁이에

서 있는지도 모르는

그저

바람이 이끄는 대로

빛바랜 꽃잎으로

훌훌 떨어지면

그뿐인 내가

감히

무엇을 탓할 것이며

그 무엇의 허물을 책망하리오

그건 결국

스스로를 향한

질책이었는지 모를 일이오

용서하시오

마음속 앙금에

지우개를 대어주시오

점차

약해져 갈 나의 기억은

수용의 깊이와

어긋난 믿음

그 옹이진 기억으로

살아질 것이리니…

혹여,

지나는 나의 바람에라도

생채기로 남겨진 마음

용서라는

속죄의 이름을 빌어

조용히

면죄부를 청하여 보는 밤

낡은 별이고픈

내 소박함은

왠지 모를 눈물이 되어

두 뺨으로 흐르고

오늘 달빛은

유난히 밝기도 하구려

마치

번뇌의 구름을 벗어난 듯하니…

한낱

p60

바람

바람일 뿐인 게지

그저

바람일 뿐일 게야

이 모든 것이…

한낱,

스쳐 지나가는 바람처럼

스쳐 지나치는 세월 입고

무딘 듯

이냥

또 그렇게 가보는 게지

여백의 향기

p64

들꽃처럼

살아져도 좋으리라

화려하지 않아도 좋으리라

소박한 들꽃으로도

무겁지 않은 향기

충분하리니

그리 살아져도

나쁘지 않으리라

들꽃으로 살아간다는 건

열어놓은

마음의 자유

혹여,

비바람에 남루할지라도

변함없는 자리

홀씨로 남아

그만의 향기

여전할 터이니

너른 들판 여백의

넉넉한 마음으로

본연 그대로의

자유로움을 즐기리라

꽃 진 자리

p66

그대

꽃 진 자리 서글퍼 마오

꽃잎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려오는 것이라오

그대

꽃잎 내려온다 서글퍼 마오

화려했던 꽃

저마다의 향기 다하여

열매에게

꽃 진 그 자리

기꺼이

내어주는 것이라오

그대

꽃잎 떨구는 향기 서글퍼 마오

꽃 진 그 자리

부푼 열매의 꿈

넘실

춤을 추듯

흥에 겨워 내려오는

기쁨의

가벼운 날갯짓이라오

목마른 희망

p82

깨어있어도

잠들지 않는 흐린 불빛

가슴을 짓누르는

저 무수히 갇힌

희망의 조각들

쉬지 않고

소리 없이 흘러넘쳐

잿빛 하늘 향해

울부짖는다

더 이상 갈 곳 잃은

이 벼랑 끝에서

찢어지듯 절규하는

가련한 희망이여

바람이거나

구름이거나

크게 품어

활짝 열어 제끼거라

삶의 더 이상

정처 모를

이방인의 것이 아니리니

끝끝내

살아 숨 쉬어

시퍼런 환희의

새벽을 맞이하리라

목마른 희망의

환한 웃음을…


'컬처블룸'을 통해 도서 협찬을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깨어있어도

잠들지 않는 흐린 불빛



가슴을 짓누르는



저 무수히 갇힌

희망의 조각들



쉬지 않고

소리 없이 흘러넘쳐



잿빛 하늘 향해

울부짖는다



더 이상 갈 곳 잃은

이 벼랑 끝에서



찢어지듯 절규하는

가련한 희망이여



바람이거나

구름이거나



크게 품어

활짝 열어 제끼거라



삶의 더 이상



정처 모를

이방인의 것이 아니리니



끝끝내

살아 숨 쉬어



시퍼런 환희의

새벽을 맞이하리라



목마른 희망의

환한 웃음을…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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