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계급의 경제학 - 무자식자 전성시대의 새로운 균형을 위하여 청년지성 총서 1
우석훈 지음 / 한울(한울아카데미)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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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만원 세대로 유명한 우석훈이 그보다 날카로운 필치로 청년 경제와 관련한 책을 냈다고 해서 집어 들었다. 이 책의 제목은 ‘솔로계급의 경제학’. 여기서 계급이라는 말은 아마도 마르크스가 이야기한 ‘프롤레타리아’의 노동자 ‘계급’과 집단 혹은 지위 등을 뜻하는 ‘클래스’를 모두 염두에 둔 중의적인 표현으로 보인다. 저자는 처음부터 후자를 의미, 다시 말해 청년집단의 경제학을 말하고 싶어 제목을 이렇게 붙였다고 한다. 그러나 책을 끝까지 읽다보면, 저자 역시 이 두 가지 모두를 표현하기 위해서 ‘솔로계급’이란 말을 쓴 것이 명백해 보인다. 그들은 청년이라는 집단으로 묶일 수 있지만, 대부분 가난한 것이다!

 

간단한 요약

이 책은 크게 두 챕터로 나뉜다. 첫 번째는 솔로 경제의 대두하게 된 지금의 현상과 그 원인들에게 대해 분석한다. 두 번째 는 안타까운 이 현상을 위한 대안에 대하여 논한다. 그리고 어울리지는 않지만, 대안도 있고, 조언도 해주고 싶지만, 지금의 (빈곤)솔로계급이 넘쳐나는 세상은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다는 솔직한 푸념을 털어 놓는다.

 

간단한 평

저자는 책을 마지막 부분에서 진심을 다해, 하지만 누구나 알면서도 별로 그렇게 하고 있지 않은 중요한 조언을 한다. 비록 환경이 어렵지만, 조금씩 버는 돈의 일부라도 꾸준히 저축하라고. 누구나 다 가는 유럽여행. 묵직한 카메라.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 명품 가방. 정말 그게 아니면 죽을 것 같으면 그러한 것들을 위해 돈을 써야겠지만, 그런게 아니라면 조금 참고 저축하라고. 그리고 이렇게 책을 마무리 한다. “새계명을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무 솔직한 얘기다. 그만큼 답이 없다는 얘기겠지. 입시 지옥을 뚫고 대학에 갔지만 당장 마주치는 엄청난 등록금, 치열한 취업 준비, 그렇게 치열하게 준비해서 남들에게 명함이라도 보여 줄만한 회사를 갈 수 있는 사람은 열 명 중에 두 세 명은 될까? 결국 청년들은 비정규직의 굴레 속으로 들어가 헤어 나올 수 없는 빈곤의 쳇바퀴를 굴려야 하는 세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애를 ‘썸’타는 것으로 대신하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것도 이상할 것이 없다.

 

안타까운 것은 상황이 이러한데, 청년들을 위하는 어른들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부에서 쏟아지는 정책들을 뜯어보면 청년들에 대한 이야기는 하는 것 같지만 결국 어른들. 50대 이상의 장년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형편이다. 하다못해 일본이나 유럽 등지에서 농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하여 청년들에게 투자하는 귀농 직불금의 경우에도 우리나라는 그 대상이 결코 2-30대 청년들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수십조에 해당하는 돈을 토건에 쏟아 부을 수는 있지만 청년들에게 쓸 수 있는 돈은 별로 없는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들을 구체적으로 풀어 놓는다. 그러다보니 우울하다. 청년들이 솔로로 남을 수밖에 없는 이유가 정말 오만가지는 되는 것 같다. 물론 (빈곤)솔로계급들이 늘어나는 현상을 조금이라도 완만하게 만들기 위하여 여러 대안들을 내어 놓는다. 결국 청년들에게 돈을 쏟아 부어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이러한 일들은 적어도 몇 년 사이에는 일어날 것 같지 않다고 저자 스스로 탄식한다.

 

청년들이 처한 경제적 현실, 특히 그들이 혼자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을 꼬집는 책이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고, 읽다보면 우울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청년들을 사랑하고, 밥을 한 번 사더라도 그들을 공감해주며 사주고 싶은 사람들은 이 책을 꼭 한 번 읽어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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